이천 년 전 중국의 일상을 거닐다
카키누마 요헤이 지음, 이원천 옮김 / 사계절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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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이야 워낙 역사 분야의 서적으로 유명한 곳인데, 『아틀라스 역사』 시리즈가 중앙아시아사까지 출간되는 등 학계 뿐 아니라 대중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다. 출판사가 출판사이다보니 표지 및 구성도 꽤 예쁘리라 생각했다. 이런 출판사에다, 와세다대, 버밍엄대, 중국사회과학원 등 권위 있는 대학 및 기관에서 수학 및 연구를 했던 저자의 약력은 충분히 책을 구입하고 싶게 만들었다.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 24시간을 살아가는 내용의 역사서가 몇 권 출간되는 등, 생활사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도 잘 맞아떨어지는 책이라 생각한다.

책은 기대 이상이었다. 우선 책 표지나 본문이 산뜻하면서도 역사적 분위기를 잘 살렸다. 책 표지가 무엇을 나타낸 그림인지 독자제현들은 혹시 아는가? 후한 시대 호족의 무덤에서 출토된 저택 모양 토기이다. 아래에 사진을 첨부한다.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책의 본문을 찍어 올리는 것이 혹 저작권 침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여 설명으로 대신하고자 한다. 생활사를 표방하는해당 책은 역시 다양한 유적 및 유물 사진을 활용하는 한편, 사진 자료가 마땅치 않을 때에는 직접 그린 그림을 책에 수록하는 등의 방법으로 고대 중국인들이 눈뜰 때부터 잠잘 때까지의 삶을 살펴볼 수 있음이 장점이다.

퀴즈. 이 책은 제1장 새벽 4~5시에서 시작하여 제13장 저녁 7시경에 끝난다. 즉, 저녁 7시부터 새벽 4시까지의 공백이 있는 것이다. 단순히 잠자는 시간이라 공백이라 여기면 곤란하다. 여기에는 굉장히 당대 사회상을 잘 반영한 구성이 숨어 있다. 송나라 때 카이펑이 불야성이라 불렸던 것을 기억해보자. 그 전에는 도시 거주자들은 철저히 통행금지, 즉 통금의 제약을 받았다. 이 책이 다루는 고대 중국의 경우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또 하나의 특색이자 요약은, 이 책이 민중들의 일상사를 다루었다는 것이다. 아마도 『하버드 중국사』 시리즈의 진ㆍ한사를 보면 당시 중국인의 일상생활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가 나오는데, 아무래도 교양서적보다는 학술서적 느낌이 나는 만큼, 일정 정조는 독해 수준을 요한다. 그렇지만 이 책은 민중의 일상을 평이한 문체로 서술하였다. 예를 들어 시장에는 몇시에 나갔고, 거기서 어떤 것을 얼마만큼 구매했는지, 결제 수단은 무엇이었는지, 어떻게 사랑하고 결혼하며 출산, 양육을 하였는지 등등 고대 중국의 24시간뿐만 아니라 한 인간 및 집단의 생애 주기에 대한 파악도 가능할 수 있다.

중국사 등 동양사, 복잡한 정치사보다는 민중의 일상사, 때로는 타임워프해서 과거로 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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