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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분쟁의 아주 짧은 역사 - 충돌하는 역사 속 진실을 찾아서
일란 파페 지음, 유강은 옮김 / 교유서가 / 2025년 7월
평점 :
최근에 『가자에 지하철이 달리는 날』을 번역하면서 느낀 것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 문제에 접근하는 것이 상상 이상으로 어렵다는 것이었다. 여기에는 복잡다단하고 편파적인 국제관계 및 보도, 홀로코스트의 ‘유일무비’한 피해자로 자리매김한 유대인에 대한 지나친 감정이입도 원인이 될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그 역사적 연원에 접근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그 점에 대해서는 이스라엘 출신 유대인 역사학자인 일란 파페에 큰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스라엘에 동조하는 수많은 이들, 심지어는 그들을 비판하는 이들마저도 ‘균형’의 논리에 따라 반유대주의와 홀로코스트를 끌어와서는 팔레스타인을 이야기한다. 다른 한편, 팔레스타인인들을 지지하는 이들은 1948년의 나크바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어느 쪽이든, 상대방을 악마화하는 쪽으로 귀결될 우려가 있다. 일란 파페는 이 거대한 분쟁의 시작을 19세기 말에서부터 써내려간다. 그것도 ‘아주 짧은 역사(A Vert Short History)’라는 부제와 함께. 책 한권에 팔레스타인 점령 문제의 모든 것을 담는 것은 불가능할지는 모르지만, 처음에 팔레스타인 문제를 접하게 될 이들이 마주하게 될 이 문제의 복잡성과 난해함은 분명 이 책을 통해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으리라고 여겨진다. 우리에게 그나마 비교적 알려진 1948년의 ‘이스라엘 건국(나크바)’, 제1·2차 인티파다, 2년 전 ‘발발’한 가자 지구에서의 전쟁 외에도, 우리에게는 19세기 말 이래의 팔레스타인 역사-즉 유대인들의 이주와 근대화 논리, 정착민 식민주의의 역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 책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유대인과 공존하던 시기는 분명히 존재했으며, 현재의 분쟁이 불가피하고 필연적인 것이 결코 아니었다는 점이다. 곧, 이 문제의 해결 가능성이 인간에 의해 해결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