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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방석 사계절 아동문고 71
박효미 지음, 오승민 그림 / 사계절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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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와 지명이의 이야기는 다름아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이야기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로서 이 작품은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켰다. 무엇보다 한 인간이 짧은 생이나마 이 땅에 살다 가는 동안 너무나도 유약하고 상처투성이로 살다 갈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인간이 바로 내 자식일 수 있다는 것, 같은 시대를 살면서 아무 도움을 주지 못한 채 그 인간이 눈을 감는 걸 지켜봐야 한다는 것. 마음이 아프다. 지은이처럼 살 수 있구나, 싶어 혀를 내두르다가도 나 역시 아이를 이렇게 키우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 슬그머니 뒤를 돌아보게 되는 이야기.....오랜만에 동화를 읽으면서 눈물을 흘린 것은 작위적이고 억지스러운 이야기가 아닌 바로 내 주변의 이야기라서 더욱 아픔이 절절하게 다가온 듯 싶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란 질문을 곱씹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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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바꿀 수 있어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75
프리드리히 카를 베히터 글.그림, 김경연 옮김 / 보림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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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아이의 입장을 생각한다 하면서도 아이의 시간과 놀이, 옷 등 모든 것을 내 맘대로 결정하고 만다. 물론 아이가 아직 말을 능숙하게 하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들려주는 말은 다 알아듣는 편이라 나름 일부러 많은 질문을 해대지만, 아직 소통이 많이 불편하다.

이 책은 엄마인 내가 많이 반성하게 만드는 책이다. 아이의 무료함, 심심함, 놀고 싶은 마음, 친구가 필요한 상황 들을 이해하기보다는 엄마 아빠가 이것저것을 다 해주지 않냐고 우선 둘러대고 마마는 내 모습을 보게 만든다. 난 늘 노력하는 엄마이고 네가 느끼는 그런 불편들은 환경적으로 어찌할 수 없는 문제라고 둘러대기 바쁜 엄마 말이다.

아이는 아이를 알아보고, 아이들은 아이들을 좋아하는 법이라고 늘상 말은 하면서도 정작 나는 친구를 만들고 친구가 되는 법을 알려주기보다는, 재미난 장난감과 화려한 옷과 풍성한 먹을거리로 좋은 엄마 아빠가 되고 있음을 인식한다. 하랄트 부모처럼, 잉게 부모처럼......

하지만 아이의 성장은 부모를 통해서가 아니라 이웃과 친구를 통해서다. 환경에 적응하고 환경을 즐길 줄 아는 능력을 통해서다. 이 책은 그것을 정확히 알려준다. 책을 읽으면서 몇십 년 전 이런 놀라운 책을 쓴 작가의 역량에 놀란다. 아이의 마음이란 동서고금을 넘어 늘 매한가지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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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희의 그림책 보림 창작 그림책
배봉기 지음, 오승민 그림 / 보림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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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울었다. 보고 울었다. 책장을 덮고 나서 가슴이 먹먹해 하늘을 올려봤다. 대한민국의 많은 엄마 아빠, 엄마 아빠가 될 사람들이 반드시 읽고 보아야 할 책이다. 실제의 명희는 책 속의 명희보다 더 앞날이 암울할 것이고 한결 더 외로울 것이다.

우리에게 누구나 어린 시절이 있다는 것만큼 다행스럽고 평등한 일이 어디 있을까.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태어난 곳이 있고 돌아갈 곳이 있다. 그러나 그 축복의 시절인 어린시절이 어둠과 불행과 슬픔으로 담겨 있다면, 먼 훗날 어른이 된 후에 힘들고 괴로운 시절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성장한 아이야말로 어른이 된 후에 겪는 모든 아픔들을 감당할 수 있지 않을까. 어린시절은 인생 후기를 살게 해 줄 에너지를 축적하는 시기다. 책 속의 명희는 본인의 의지와 달리 그 아름다운 시기를 박탈당해 버렸다. 책을 읽는 동안 딸을 두고 나간 엄마와 삶의 의지 없이 무책임하게 살아가는 아빠에 대한 분노가 들끓었다. 우리 삶을 진정 힘들게 하는 것은 경제적인 빈곤이 아니라, 의지와 책임감의 빈곤이다. 이것은 비단 내 자신만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주변인들의 삶을 황폐하게 만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른으로서 최소한의 책임이랄까 부담이랄까 편하지 않은 마음을 느꼈다. 단지 내 아이를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사회에 있는 수많은 명희를 위해서라도 올바르고 건전한 어른으로 살아야 한다는 느낌.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어른 독자에게도 삶의 많은 깨달음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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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디바의 마법 - 넬슨 만델라가 어린이들에게 들려주는 아프리카 옛이야기
넬슨 만델라 머리말, 린다 로드 지음, 장미란 옮김, 나탈리 힌리치센 그림 / 달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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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태의연한 구성이나 적나라한 교훈이 담긴 옛이야기를 읽다보면 금세 지루해지기 쉬운 게 사실이다. 어디선가 들은 것 같은 내용은 또 어떠한가? 그래서 대부분 입말이 재미있게 표현되어 있다거나 지방색이 강하다거나 기존의 선입견을 깨는 재구성 방식이 일색인 이야기들이 많다. 이 책 또한 옛이야기란 토를 달고 있으니 별 다를 바 없지 않을까 하고 책을 들추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내용이 무척 재미있고, 신선했다. 대개 앞쪽에 재미있는 내용이 많은데, 이 책은 뒤로 갈수록 내용이 더 풍부하고 재미있다. 이 책을 통해 아프리카 사람들이 얼마나 자연친화적인지(이야기 편편이 동물과 지구와 우주에 관한 이야기다), 얼마나 아프리카 땅이 생명력이 충만한 땅인지 새삼 발견했다. 사람 사는 곳에는 저마다 특유의 문화와 상상력이 존재한다는 걸 실감했다고나 할까. 아프리카를 기아와 황무지가 난무하는 땅으로 인식했던 내게 이 책은 부끄러움을 안겨 주었다. 이야기들이 제각각 재미있고 독특했는데, 내겐 특히 <술탄의 딸>이나 <음마디페차인><시장에 간 페시토> 이야기들이 재미있었다. 한편 한편이 다 그림책으로 들려줘도 재미난 구성이 나오겠다 싶을 정도다.

보통 작가 소개글을 다 읽지 않은 편인데, 작가 및 화가가 하도 많다고 해서 일일이 일어봤다. 경력이 죄다 화려한데다 저마다의 영역에서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아프리카 음악학자 등 토속 언어, 토속 음악 들을 연구하는 사람들과 어린이문학가들이 구전되어 오는 이야기들을 모으고 정리해 낸 책이라고 하니, 그만큼 더 믿음이 갔다. 한 명이 그 많은 이야기들을 똑같은 문체로 정리한 책보다 훨씬 더 다양함과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어 좋았고, 여러 명이 쓴 이야기 모음집이 왠지 전통과 뿌리가 있되 다양한 문화에 흡수되기도 했던 아프리카의 역사와 어느 정도 알맞다는 생각조차 든다. 이 책은 어린이들에게 주는 종합 선물 세트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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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나의 집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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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일이 한 편의 소설이라는 걸 실감나게 해 준다.

간혹 가슴을 파고 들어오는 문장이 있어 전철 안에서 질겅질겅 씹으며 속으로 삼켰다. 피와 살이 되어 줄 거라는 착각을 가지고.

작가의 개인적인 삶이 어떠하든, 대통령의 삶이 어떠하든 그 삶을 마치 무슨 연예인의 삶처럼 잣대를 재고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선입견이 싫었는데, 나 역시 소설을 읽으면서 작가 삶과 소설의 내용을 비유해 정말이지 책을 읽으면서 책이 아닌 내 자신을 읽는 시간을 누리고 말았다. 그래서일까, 내 자신의 선입견과 소시민적인 안목이 부끄럽고, 소설로 자신의 삶을 치유해 나가는 작가의 용기가 부럽고 멋져 보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게 있는 행복을 하나 찾은 것은, 내게도  딸이 있다는 것! 이 사실이 얼마나 큰 희망이자 위안이자 즐거움이 되었는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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