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디바의 마법 - 넬슨 만델라가 어린이들에게 들려주는 아프리카 옛이야기
넬슨 만델라 머리말, 린다 로드 지음, 장미란 옮김, 나탈리 힌리치센 그림 / 달리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구태의연한 구성이나 적나라한 교훈이 담긴 옛이야기를 읽다보면 금세 지루해지기 쉬운 게 사실이다. 어디선가 들은 것 같은 내용은 또 어떠한가? 그래서 대부분 입말이 재미있게 표현되어 있다거나 지방색이 강하다거나 기존의 선입견을 깨는 재구성 방식이 일색인 이야기들이 많다. 이 책 또한 옛이야기란 토를 달고 있으니 별 다를 바 없지 않을까 하고 책을 들추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내용이 무척 재미있고, 신선했다. 대개 앞쪽에 재미있는 내용이 많은데, 이 책은 뒤로 갈수록 내용이 더 풍부하고 재미있다. 이 책을 통해 아프리카 사람들이 얼마나 자연친화적인지(이야기 편편이 동물과 지구와 우주에 관한 이야기다), 얼마나 아프리카 땅이 생명력이 충만한 땅인지 새삼 발견했다. 사람 사는 곳에는 저마다 특유의 문화와 상상력이 존재한다는 걸 실감했다고나 할까. 아프리카를 기아와 황무지가 난무하는 땅으로 인식했던 내게 이 책은 부끄러움을 안겨 주었다. 이야기들이 제각각 재미있고 독특했는데, 내겐 특히 <술탄의 딸>이나 <음마디페차인><시장에 간 페시토> 이야기들이 재미있었다. 한편 한편이 다 그림책으로 들려줘도 재미난 구성이 나오겠다 싶을 정도다.

보통 작가 소개글을 다 읽지 않은 편인데, 작가 및 화가가 하도 많다고 해서 일일이 일어봤다. 경력이 죄다 화려한데다 저마다의 영역에서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아프리카 음악학자 등 토속 언어, 토속 음악 들을 연구하는 사람들과 어린이문학가들이 구전되어 오는 이야기들을 모으고 정리해 낸 책이라고 하니, 그만큼 더 믿음이 갔다. 한 명이 그 많은 이야기들을 똑같은 문체로 정리한 책보다 훨씬 더 다양함과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어 좋았고, 여러 명이 쓴 이야기 모음집이 왠지 전통과 뿌리가 있되 다양한 문화에 흡수되기도 했던 아프리카의 역사와 어느 정도 알맞다는 생각조차 든다. 이 책은 어린이들에게 주는 종합 선물 세트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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