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은 절대로 안 그래? I LOVE 그림책
다비드 칼리 지음, 벵자맹 쇼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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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드 칼리가 글을 쓰고 뱅자맹 쇼가 그림을 그린 <어른들은 절대로 안 그래?>는 언행불일치 어른의 모습을 제대로 꼬집는 그림책인데, 그림과 정반대되는 글 때문에 읽는 내내 즐겁고 유쾌합니다.




어른들은 절대로 고함지르지 않아.
- 아이들 장난감을 우연히 밟았을 때 꽥! 소리가 안나올 수 있나요?




어른들은 절대로 틀리지 않아.
- 그럴리가요.네비게이션이 있어도 길을 잃기 일쑤인걸요.




어른들은 절대로 서툴지 않아.
- 오늘도 저는 아이스크림을 옷에 흘리고 먹었...는데 말이죠.




어른들은 절대로 음식물을 입에 문 채 말하지 않아.
- 제일 찔리는 부분이네요. 입에 음식물이 있는 채로 아이에게 편식하지 말라고 말하던 저의 모습 반성합니다.




어른들은 절대로 투덜거리지 않아...아침에 잠을 깨울 땐, 더더욱.
- 엄마 꼬끼오!!!라고 외치는 아이의 목소리가 전혀 반갑지 않은건 저 뿐인가요?




어른들은 항상 옳은 일만 하는 것 같지만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실수하고 또 실수하죠. 그런데 뒷면지를 보면 실수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아이들이 다 지켜보고 있었어요. 나는 지키지 못하면서 아이에게만 강요하는 예의와 규범은 그 자체로 모순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책을 덮고 그림책 앞표지를 보고 있으니, 그림책이 저에게 물어봅니다.
"어른들은 절대로 안 그래?"

이에 대한 대답은 앞면지로 대신해도 될 것 같습니다. 우스꽝스러운 명화 패러디가 어른들의 완벽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 같거든요.

산처럼 커 보이는 어른도 거미에 놀랄 수 있다는 걸 에드바르트 뭉크의 절규를 패러디하며 넌지시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던게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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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에 빠진 아이 마음별 그림책 11
미겔 탕코 지음, 김세실 옮김 / 나는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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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m and Me, Me and Mom>을 계기로 미겔 탕코라는 작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과하지 않은 깔끔한 스케치, 간단하면서도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한문장의 글...이게 저의 머리 속에 저장되어 있는 미겔 탕코가 쓰고 그린 그림책에 대한 이미지입니다.

2020년 연초에 그의 새로운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사실 작년부터 미겔 탕코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면서 신간 소식을 접했었는데 이렇게 번역본으로 만나볼 수 있게 되어 참 기쁘네요.

<수학에 빠진 아이>
작가의 인스타그램에서 봤던 영문판 제목은 <count on me>였었어요. 그래서 궁금했었죠. me가 무엇을 가르키는 것일까? 번역본 제목에 수학이 들어가는 걸 보니 아마도 수학인가봅니다. 나를 믿어봐...수학을 믿어봐...수학을 믿고 빠져 들어봐...이런 맥락이 아닌가 싶네요.



아이가 무언가에 빠져들 수 있도록, 집중하고 열중할 수 있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주인공의 부모님, 오빠는 이미 무언가에 빠져 있습니다. 각자 자신의 공간에서, 자신이 빠져있는 대상에 열정을 쏟고 있죠.



이런 모습을 보고 자랐기 때문에 주인공 여자아이도 빠져 들고싶은 대상을 열심히 찾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또한 도전과 실패의 과정 속에서 자신이 가장 즐겁게 집중할 수 있는 것을 찾게 되었죠. 학교에서 요리도 태워보고 고양이의 털이 쭈뼛쭈뼛 서도록 엉망인 노래도 불러보면서요.



아이가 주의산만하고 뭔가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양육자인 저의 모습부터 점검해봐야 하지 않을까하며...그림책에서 육아의 조언을 얻게 되네요.

이런 시행착오 끝에 수학에 빠진 아이,
이 아이를 통해 우리의 삶이 얼마나 수학과 밀접한지 알게 되는 것도 이 책의 묘미인 것 같습니다. 책의 후반부에 나오는 수학노트는 마치 그림에 숨겨놓은 보물에 대한 해설서 같은 느낌이 듭니다.

<수학에 빠진 아이>를 눈과 마음으로 읽으며 가슴에 제일 와닿았던 글을 공유합니다.

오늘 어떤 세상을 보셨나요?
사람들이 내가 바라보는 세상에 대한 관점을 이해하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세상을 보는 방법은...
이루 다 셀 수 없을 만큼 무한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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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멜라의 행복한 소원 비룡소의 그림동화 269
맷 데 라 페냐 지음, 크리스티안 로빈슨 그림, 김경미 옮김 / 비룡소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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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 데 라 페냐와 크리스티안 로빈슨 작가가 함께 작업한 두 번째 그림책 <카멜라의 행복한 소원>을 읽기에 앞서 <행복을 나르는 버스>를 다시 펼쳐 보았습니다.

<행복을 나르는 버스>를 처음 읽었을 때의 감동이 다시금 생각납니다. 일상에서 마주치는 상황들을 어쩌면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하는가...하며 한 문장, 한 문장을 외워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예를 들면 이런 문장들입니다.

비 때문에 옷이 다 젖어 울상인 손자가 비가 왜 이렇게 많이 오냐고 묻자 할머니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무도 목이 많이 마르거든. 저 큰 나무를 보렴. 굵은 빨대로 이 비를 쭉쭉 빨아 마시고 있잖니?"

이 동네는 왜 이렇게 늘 더럽냐고 묻는 손자에게 할머니는 이렇게 말합니다.
"아름다운 것은 어디에나 있단다. 늘 무심코 지나치다 보니 알아보지 못할 뿐이야."

이렇듯 전작에서의 감동이 컸던지라 <카멜라의 행복한 소원>에서는 어떤 아름다운 글과 그림으로 그림책이 채워져 있을지 기대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생일인 카멜라는 콘크리트 사이에서 잡초와 함께 자라고 있던 민들레 한송이를 꺾었습니다. 카멜라는 하얀 솜털 방울을 불기 전 어떤 소원을 빌면 좋을지 기분 좋은 상상을 하기 시작합니다.



카멜라의 소원을 통해 타국에서 이방인으로서 살아가는 난민들의 고단함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루 종일 호텔에서 손님들의 침대를 정리하는 엄마가 화려한 호텔 침대 위에서 잠자는 상상이라든가 아빠가 체류 허가증을 받아 마침내 집으로 오는 상상들이 그런 모습들입니다.




카멜라가 꿈꾸는 소원은 무언가 자신의 만족을 위한 것이 아닌 합법적으로 가족들이 함께 모여 사는 것, 부모님이 고된 삶을 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이게 바로 카멜라가 꿈꾸는 행복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아울러 뒷표지에 적힌 주제어를 보니 카멜라의 소원을 통해 작가는 이 책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알 수 있었습니다.

"가족을 소중히 여기기, 사회에 관심 갖기"

난민은 각자가 처한 이해관계에 따라 의견이 다양하게 나뉘는 주제라 어떻게 아이에게 설명해주는게 좋을지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카멜라의 행복한 소원> 덕분에 조금은 쉽게 설명해줄 수 있을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행복을 나르는 버스>처럼 그림책 속 문장에 대한 감동은 덜했지만 소외된 자들을 향한 희망의 메시지로 가득한 <카멜라의 행복한 소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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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ig Book : 새 아트사이언스
유발 좀머 지음, 강준오 옮김, 바버라 테일러 감수 / 보림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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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금강 철새 조망대를 다녀온 뒤로 아이들의 새에 대한 관심이 커졌어요. 그래서 자연관찰 책에서 그렇게 좋아하던 호랑이, 사자를 제치고 까치며 올빼미, 홍학...을 골라와서 읽어달라고 합니다.

이런 시점에 유발 좀머 작가의 <THE BIG BOOK 새>를 읽게 되었습니다. 보림 출판사의 다른 아트사이언스 책과 마찬가지로 알아두면 쓸데있는 다양한 정보들이 가득한 책입니다. 더불어 실사에 근접한 그림들도 매력 요소 중 하나입니다.



<THE BIG BOOK 새>에서는 숲에 사는 새, 바다에 사는 새, 물가에 사는 새, 날지 못하는 새 등 서식지별로 살아가는 모습이 각양각색인 새의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알아두면 쓸데있는 정보를 풀어볼까요?

새의 깃털은 무엇으로 만들어졌을까요?
- 사람의 머릿카락이나 손톱과 마찬가지로 케라틴이라는 물질로 만들어져 있어요.

왜 홍학은 분홍색일까요?(동물원에서 홍학을 보고 첫째아이가 질문했던 물음이었어요.)
- 홍학이 좋아하는 먹이가 새우와 조류인데 먹이 안에 있는 색깔이 홍학의 깃털을 분홍색으로 만들어 주지요.



흰머리수리는 정말 대머리일까요?
- 머리에 털이 없는게 아니라 털이 흰색이라고 합니다.



새알 중에는 흰색도 있고 색깔을 띤 알도 있는데 왜 그럴까요?
- 컴컴한 구멍 속에 알을 낳는 새의 알은 흰색이지만 야외에 알을 낳는 새의 새알은 위장하는 색깔을 띠고 있어요. 그래야만 포식자로부터 보호할 수 있겠죠?



공작은 하늘을 날 수 있을까요?
- 매우 큰 새이지만, 배고픈 호랑이로부터 도망칠 때는 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보림 출판사의 아트사이언스 시리즈를 읽고 나면 상식이 풍부해진 듯한 뿌듯함이 느껴져요. 남들은 모르는 뭔가를 알아낸 듯한 쾌감이랄까요? 저만 몰랐던건가 싶기도 하고요.

책을 다 읽고나서 아쉽다고 해야하나? 아니면 제안이라고 해야하나? <THE BIG BOOK 새>가 미니북으로도 있었으면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듭니다. 동물원이나 철새 도래지 등에서 발견한 새들을 책에서 그때그때 찾아보면서 어떤 특징들이 있는지 확인해 볼 수도 있고 새로운 궁금증이 생기면 메모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새 이외에도 바다동물, 야생동물도 함께 시리즈로 출간되어 있어서 미니북으로 세 권의 책이 만들어지면 무척 유용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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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은 뒤에 네가 해야 할 일들 - 엄마가 딸에게 남기는 삶의 처방전 에프 그래픽 컬렉션
수지 홉킨스 지음, 할리 베이트먼 그림, 전하림 옮김 / F(에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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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가 죽은 뒤에 네가 해야 할 일들>은 엄마가 돌아가신 후 사무치는 쓸쓸함과 그리움에 힘들어 할 딸에게 전하는 인생 지침서입니다.


책은 엄마와 딸로 관계를 설정하고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지만 아들이든 딸이든 부모님과의 이별로 실의에 빠진 모든 자녀들에게 유익한 책이 아닐까 싶네요.

표지에서부터 엄마의 빈자리가 크게 다가옵니다.
곁에 있던 엄마가 띠지를 벗기면 안계십니다. 다른 모든 것은 그대로인데 엄마만 없어요.




표지와 띠지를 보고 있으니 강경수 작가님의 그림책 <나의 엄마>가 떠오릅니다.

<내가 죽은 뒤에 네가 해야 할 일들>에는 엄마가 돌아가신 후 20,000일까지에 대한 지침이 실려 있습니다. 대략 55년 정도의 시간이지요.

내용 중에는 유독 음식 조리법에 관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지친 마음을 달래주거나 주변 사람들과 함께 먹으며 기운 차릴 수 있는 음식들입니다. 브라우니, 스튜, 피칸파이 등등...



그리고 엄마가 돌아가신 후 얼마되지 않았을 때, 딸에게 전하는 엄마의 위로에 저 또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지금이든 앞으로든, 뭐든 혼자서 이겨 내려 애쓰지 마려무나."



책을 읽다가 이런 목록을 만들어 놓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바로 덕-킷 리스트입니다. 버킷 리스트의 반대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죽는 날까지 피해야 할 목록입니다.



작가는 버킷 리스트 다 달성하면 죽어야 하냐며 약간은 냉소적인 어조로 버킷 리스트를 언급했는데 버킷 리스트보다는 덕-킷 리스트가 유용할 것 같긴 합니다.

또한 딸이 만났으면 하는 배우자의 모습에서 저는 완전 공감하며 남편에게 보여주었어요.

"특별히 부탁하지 않아도
가끔씩 집에 초콜릿을 들고 올 사람"



이런 사람을 만난다면 일상이 행복하지 않을까요?

책을 다 읽고 난 후 갑자기 생각나는 음악이 있어서 공유합니다.

혼자라 슬퍼하진 않아 
돌아가신 엄마 말 하길 
그저 살다보면 살아진다 
그말 무슨 뜻인진 몰라도 
기분이 좋아지는 주문 같아 
너도 해봐 눈을 감고 중얼거려 

그저 살다보면 살아진다 
그저 살다보면 살아진다 

- 뮤지컬 서편제 OST 중 살다보면, 차지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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