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레시피 빈페이지 YA
소피아 리(이세리) 지음, 고수현 옮김 / 빈페이지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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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는 순간 읽지 않을 수 없었다.

[할머니의 레시피]


나의 첫사랑이자 멘토였고 어린 시절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외할머니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외할머니가 세상을 떠날을 때의 상실감은 지금도 선명하다.

엄마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던 사람. 그래서 책을 펼치기 전부터 마음이 먹먹해졌다.


할머니의 레시피는 미국으로 이민 간 한국인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엘리자는 한국어 보다 영어가 편하고 한국에 있는 가족들을 가족이라고 생각하기가 어렵다. 엄마는 집에서만큼은 한국어를 끄길 바라지만.. 

딸과 엄마 사이에는 문화와 세대의 간격만큼의 거리감이 존재한다.


그러던 어느 날. 한국에 계시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다.

장례를 치르고 돌아온 엄마는 달라져 있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말수도 줄어든다.

눈빛마저 이전과 다르다. 하지만 아빠도 엘리자도 엄마를 위로하지 못한다.

엄마만큼 슬프지 않은 자신들이 미안했고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히려 엄마를 혼자 두게 된다.


이 부분이 특히 마음에 남았다.


엄마는 자신의 엄마를 잃었다. 엄마가 엘리자와 싸우다가 말하는 장면에서 울컥했다.

"내가 원하는 것도 내 엄마 뿐이야. 근데 여기에는 내 곁에 아무도 없어. 김지어 내 가족도."p332

엄마는 함께 외할머니의 추억을 나누고, 함께 슬퍼해 줄 가족이 필요했다. 하지만 가족들은 위로하는 방법을 몰라 엄마를 홀로 두었다.

누군가를 잃은 사람 곁에 있어 주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 

좋은 말을 해야 할 것 같고, 상처를 건드릴까봐 조심하게 된다. 하지만 때로는 그저 함께 슬퍼해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데 말이다.


고3인 엘리자는 원하지 않던 요리수업을 듣게 된다.

못마땅했지만 수업 중에 열리는 요리대회에서 1등을 하게 되면 자신이 원하는 성적을 받을수 있게 되다는 소식에 엄마에게 요리를 배우게 된다.

바로 할머니의 레시피노트로.



그리고 요리교실에서 만난 웨슬리와의 로맨스도 너무 사랑스럽다. 

정반대의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면서 가까워지는 과정은 마치 하이틴 영화를 보는 듯한 즐거움을 준다.


하지만 내가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로맨스가 아니었다

얼리자가 엄마를 이해하는 과정이었다.

엘리자는 웨슬리와 함께 엄마에게 요리를 배우기 시작한다.

엄마는 요리를 만들며 자신의 엄마. 그러니까 엘리자의 할머니와의 추억을 들려준다.

그 이야기들을 들으며 엘리자는 처음으로 엄마의 슬픔을 이해하게 된다.

한 번도 깊이 생각해 본 적 없던 할머니를 그리워하게 되고 엄마가 왜 그렇게 힘들어했는지도 알게된다.


결국 엘리자는 요리대회에서 1등은 하지 못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을 얻는다.


엄마를 이해하는 마음.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

그리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


엘리자는 좋은 대학에 가기 위헤 열심히 달려온 모범생이지만, 정작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 알지 못했다. 반면 웨슬리는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알고 있었고, 결국 그 재능을 인정받는다.


책을 읽으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요리는 사랑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 아닐까.


누군가 맛있게 먹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음식을 만들고

그 사람이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며 기쁨을 느끼는 것.

할머니가 남긴 레시피에는 음식 만드는 방법만 적혀 있었던 것이 아니다.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도 함께 담겨 있었을 것이다.


할머니의 레시피는 하이틴 로맨스이면서 성장소설이고 동시에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읽은 뒤 남겨진 사람들이 어떻게 다시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지 보여주는 이야기이기

도 하다.


책을 덮고 나니 외할머니가 해주시던 음식들이 떠올랐다.

정확한 맛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 음식을 만들던 분위기는 눈을 감으면 그대로 떠오른다.


어쩌면 레시피란 음식을 만드는 방법이 아니라. 사랑했던 사람을 오래 기억하는 방법인지도 모르겠다.


#할머니의레시피 #소피아리 #빈페이지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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