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코의 지름길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3
나가시마 유 지음, 이기웅 옮김 / 비채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골동품 가게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일상적인 이야기들.

누구나 살고 있는 소소한 일상들.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서 생기는 이야기들.

혼자인줄 알았지만, 언젠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우리"가 되어버리는 따뜻한 일상들..

 

이름을 모른채 "당신"이라고 부르며.. 친근하게 지내는 사람들.

언젠가 그 사람의 이름을 알게 되어 "아! 이름도 모르고 있었구나..."라며 멋적게 웃는 사람들.

그냥 그 사람이 중요한거지.. 이름같은건 어쩌면 아무래도 괜찮을 사람들.

 

골동품 주인과 직원과. 그 가게를 드나드는 단골과 주인의 딸들과 그 딸의 애인.

전혀 어울리지 않는 나잇대와 공감대가 없는 세대차이와 친해질것 같지 않는 사람들이지만.

그들을 하루하루 부대끼며. 서로에게 어느새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다.

 

일부러 친하려 하지 않고. 일부러 웃어주지 않고 그런척 하지 않으며. 예의상.. 이 없는 사람들이다.

만날때마다 뭐든 주고 싶어하는 미즈에씨는 줄께 없으면 비누곽이라도 주려하고..

비밀을 털어놓을만큼 특별히 친하지 않을 사이인줄 알았지만 최고의 고민을 털어놓는 유코양.

손녀들에게 늘 핀잔을 주는 듯하면서 실은 그것이  안쓰러워서인 주인 아저씨.

시니컬한듯 하면서도 못내 모든 사람들이 마음 쓰이는 주인공.

그들이 모두 만나 하루하루가 느리게 살아가진다.

 

너무나 빠른 세월.

뭐든 쉽게쉽게. 하려고 하는 사람들.

하지만 이 골동품 가게인 후라코코에서는 가게 메일 조차 너무나 길다.

"후라,코코,야,요로즈..후라코코만물 완비 했습니다."

 

이 책의 모든 내용이 다 담겨 있는 듯한 메일 주소였다.

느리지만. 모든것이 다 정확하게 들어있는 것.

너무 빨리 흘러가는 세월. 뭐든 대강대강 그냥그냥 넘어가버리는 일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뭐든 빨리빨리인 지금.

 

이 후라코코에 들리는 모든 사람들처럼, 한걸음 쳐저서 걸어보는건 어떨까?

엔티크가 아름다운건. 그 세월을 고스란히 다 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후라코코가 엔티크 가게인 것 처럼.

여기 모인 이 모든 사람은 개개인이 모두 앤티크이다.

삶의 순간순간을 놓치지 않은채.. 느리게 살고 있는.

그래서 어쩌면 더 여유로울.. 사람들이다.

 

요즘은 나도 이렇게 사고 싶다.

내 하루하루를 바느질하듯이. 한땀한땀 그렇게. 느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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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4 2010-05-11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