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 짜다 삶을 엮다 - 2023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라가치상 논픽션 부문 멘션 선정
케이티 호우스 지음, 디나라 미르탈리포바 그림, 남은주 옮김 / 북뱅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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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우리 외갓집은 천에 먹으로 염색을 했다.

승복을 만드는 원단을 염색하는 거였다.

주로 광목에 먹으로 염색을 했는데 집안이 온통 식초 냄새가 진동을 했다.

천에 먹으로 염색을 하고 마당에는 천을 다 걸어서 말리고

그게 다 마르면 걷어서 개켜서 다듬이질을 해서 구김을 폈다.

그리고 그걸 다시 펴서 돌돌 말았다.

집 한구석에 그 돌돌 말은 원단이 쿰쿰한 냄새를 풍기며 자리하다가 떠나갔다.

그러다 그 원단이 옷모양이 되어 돌아왔다

원단과 원단 사이에 솜이 놓여 있었고 엄마는 그걸 바느질로 누볐다.

학교를 다녀오면 가방을 던져넣고 두루마리 휴지위에 빡빡하게 꽂힌 바늘에 실을 뀄다.

엄마는 그걸 하나씩 뽑아서 바느질을 했다.

실을 다 쓰면 새 실을 꺼내 양팔을 벌려 실을 감았다. 한쪽을 묶고 한쪽은 잘랐다.

신문지 위에 올려놓고 초를 칠해서 신문지를 덥고 다림질을 해 실에 초칠을 했다.

그리고 벽에 색깔별로 걸어뒀다.

나의 유년 시절은 그렇게 우리 외갓집, 우리 외할머니로 가득했다.

이 책의 소개글을 보고 뭉클했다.

할머니와 아이의 이야기라 하니... 손이 안 갈 수가 없었다.

이 책은 옷감을 짜는 이야기다. 할머니가 들려주는 오래전부터 있어 온 이야기.

이제는 조금씩 사라지지만 그걸 사랑하는 사람들로 인해 예술이라는 범주로 살아남은 이야기.

책의 이미지들이 너무 아름답다.

글이 길지 않고 노랫말 같아서 아이들과 보기에도 스스륵 보게된다.

너무 그냥 스르륵인가? 할 즈음에 빼곡하고 친철한 설명들이 적혀있다.

그 글을 선생님이나 부모님이 잘 읽고 아이들에게 알기 쉽게 중간중간 설명해 주면서 읽어주면 좋을것 같았다.

이 책의 그림은 볼 수록 아름답다.

화려한 색과 패턴이 한눈에 보여지지 않는다.

오래 두고 보면 더 아름답다.

그래서 자꾸만 펼쳐보게 된다.

* 서평이벤트에 담첨되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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