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식물상담소 - 식물들이 당신에게 건네는 이야기
신혜우 지음 / 브라이트(다산북스) / 2022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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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바로 작가소개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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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우.

식물을 연구하는 화가.

영국왕립원예협회의 식물세밀화 국제전시회에서 2013,2014,2018,2022년 참여하여 모두 금메달을 수상했고, 최고전시상 트로피와 심사위원스페셜 트로피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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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금매달이라니!!! 식물을 그리는 화가인데 식물 연구가라니.. 이런 욕심쟁이 작가님을 보았나! 라며.

너무너무 궁금해 견딜수가 없었습니다.



오래전 읽었던 랩걸, 아.. 또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ㅠ.ㅠ 2권짜리 이끼연구가 여성의 일생이 그려진 소설이 생각나는 책이었어요.


작가님은 식물에 대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식물상담소를 열었다고 했습니다.

상담소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이야기와 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계세요.

그리고 군데군데 작가님의 식물 세밀화가 있습니다.


사실 식물에 대해 거의 무지한.. 그치만 꽃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조금 기대가 되던 책이었어요.


어렵지는 않을까.. 잘 읽혀질까.. 요즘 너무 그림책만 봤는데.. 글자가 너무 많은데?? 라며 읽기 시작한 책은.

걱정이 무색했습니다.


책은 정말 술술~~ 누가 옆에서 조곤조곤 이야기 해주듯이 읽혀졌거든요.



기억에 남는 장면은 많아요.

그 중에도 잡초 이야기가 제일 와닿았다고 할까요.



잡초는 식물분류학적 용어가 아니다.

잡초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가꾸지 않아도 저절로 나서 자라는 여러가지 풀을 뜻하며 때와 장소에 적절하지 않은 식물을 말한다..... (중략) .. 예를 들어 서양민들레 샐러드를 만들기 위해 서양민들레를 키우면 잡초가 아니지만, 복숭아 과수원에 심지도 않은 서양민들레ㅐ가 침입해 살소 있다면 그때는 잡초다. 그래서 잡초라는 용어는 식물을 이용 가치에 따라 나눈 인간 중심적인 용어다. p 39.

미국의 시인이자 사상가 랠프 월도 에머슨은 잡초를 '그 가치가 아직 발견되지 않은 식물들'이라고했다.

실제 여러 농작물, 약용 식물, 정원 식물이 예전에는 잡초로 취급되었다. p40



데이비드 쿼먼이 쓴 Planet of Weeds 라는 글의 한 구절을 인용했다. 데이비드 쿼먼은 지구상에서 지리적으로 널리 퍼져 있고, 번식률이 높으며 자원을 확보하고 독점하는 데 능숙한 멸종시키기 어려운 잡초 같은 존재가 인간이라고 이야기 했다. 지구에서 다른 생물이 우리 인간을 바라본다면 아마도 경멸스러운 용어로 사용되는 잡초가 우리에게 딱 맞는 표현일 것이다. p42

인간이란 참.. 얼마나 유해한 존재인가. 생각했습니다.

일본영화 기생수에도 그렇게 말하고, AI 도 그렇게 말했죠.

인간이 최고의 바이러스라고...

참 씁쓸한 일이 아닌가 싶어요.



해리포터에 나왔떤 맨드레이크 이야기도 있구요,

비건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식물을 죽이는게 아닌가.. 라는 고민이야기도 있습니다. 저도 늘 생각하는 부분이라 놀랐어요.

그리고 제가 집사다보니... 품종묘를 위해 근친교배나 유전자조작은 경멸하는데요.

식물도 그런게 많대요. 식물학자 입장에서는 아름다운게 아니라 오히려 잔인하게 느껴졌다고 합니다.



식물을 사랑하려면 사랑을 줄여보라고도 합니다.

이 부분에서는 그림책 "적당한 거리"가 떠올랐어요.



아!! 그리고 환경파괴와 그린워싱에 대해서도 말합니다.

남산에... 버려진 열쇠가 엄청 많대요.

알고 계셨어요?

사랑의 자물쇠를 달고 열쇠를 산으로 버린대요.ㅜ.ㅜ


아보카도와 코코넛농장의 불편한 진실도 말씀하시고 계십니다.



그리고 마당에 동백나무가 앞에 아파트가 들어서면서부터 꽃을 피우지 않았고,, 나무가 조금이라도 해를 더 받았으면 하는 마음에 조경업체에 부탁했는데. 가지를 다 잘라버려서 너무 마음이 아팠다는 분이 계셨습니다.

그 분은 조경을 원한게 아니라.. 주어진 환경에서 식물들이 스스로 잘 적응하며 살 수 있도록 본인의 땅이. 공간이. 마당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를 알고싶어 하셨어요. 이게 바로 식물을 대하는 마음이 아닐까 합니다.



책을 덮을 즈음.

오래전 친구가 한 명 떠올랐어요.

대학시절 주말마다 산에 가는 친구가 하나 있었는데요.

산에 놀러가는게 아니라 버섯을 보러 가는거였어요.

그때는 전혀 이해하지 못했던 일을.

이 책을 덮고 나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는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을지.. 궁금해졌어요.


뒤에 부록처럼 식물상담소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대화형식으로 이어져서 좋았어요~



작가님께서 식물도해수업을 진행하신적이 있다고 하셨어요. 그때 다양한 식물에 대해 그림을 그리는걸 가르쳐주고, 역사 속 작가의 그림을ㅇ 하나씩 알려주며 작가에 대해, 그림에 대해, 그림 속 식물에 대해 알아오는 숙제를 내셨다고 해요.

이 수업... 또 안하시려나요. ㅠ.ㅠ 진짜 너무너무 듣고 싶은 수업입니다.



식물에 대해 조금 알고 싶은 식린이들, 그리고 식물 좀 아는데? 하시는 분들도, 꽃그림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산을 좋아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분들도, 아이에게 자연을 가까이 느끼게 해 주고 싶은 분들까지모두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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