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수학적인 머리는 없어도 여러 과학 커뮤니케이터들의 책을 통해 이제는 양자역학의 여러 개념들이 아주 낯설지는 않은 정도가 되었지만, 그럼에도 장님 코끼리 만지듯 이해한 부분이 얼마나 되는지는 아직 확신이 서지 않는다.
그래서 양자역학을 쉽게 설명한다는 책이 나오면 일단 흥미가 가는데, 이 책은 특이하게도 양자역학을 게임에 빗대어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 읽게 되었다.
저자가 특이하게도 물리학 전공자가 아닌 게임 개발자 출신의 과학 커뮤니케이터다.
양자역학이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이 바로 우리가 사는 거시적인 세계의 직관과 맞지 않는 부분들 때문일 텐데, 저자는 이 세상이 아닌 게임 속 세상이라면 양자역학을 이해하는 것이 훨씬 쉽다는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다 읽어본 느낌은 매우 놀랍고 신선하다.
단순히 전자나 원자가 입자인지 파동인지부터 설명하는 여타의 교양서들과는 달리 이 책에서는 입자를 어떤 트리거가 작동되었을 때 생성되는 아이템과 비교하는 등 게임 속 세계로 설명하고 있다.
(하기의 예시는 이해한 바를 토대로 간단하게 재구성한 것으로 저자의 예시는 훨씬 세부적이며 설명하는 개념에 맞게 달라진다.)
예를 들면, 게임을 할 때 보통은 사냥을 하면 수많은 아이템 중 하나가 랜덤으로 떨어진다.
즉 몬스터를 잡기 전까지는 어떤 아이템이 떨어질지 절대 알 수 없다.
오직 잡는 순간에 아이템 별 확률을 계산하여 아이템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게임에 따라 특정 몬스터를 잡으면 무조건 특정 아이템이 나오도록 고정되어 있는 경우도 있는데, 이러한 방식은 결정론적인 고전물리학 방식에 빗대어 이해하면 된다. 단 이렇게 설계하면 아이템과 몬스터를 일대일로 매칭해야 하므로 아이템과 몬스터의 종류가 많아지면 필요한 컴퓨팅 리소스도 급격히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막타를 치기 전까지 그 몬스터에게서 나올 수 있는 모든 아이템은 중첩 상태라고 볼 수 있다. (해당 몬스터가 전설의 검을 쥐고 있다가 떨구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즉, 그 몬스터에게 부여된 아이템 떨굼 확률이 곧 파동함수에 대응될 수 있으며 막타라는 트리거가 곧 '관측'에 대응하여 트리거가 작동되면 파동함수가 붕괴되면서 전설의 검이라는 상태로 고정되는 것이다.
이런 방식의 이해가 곧 양자로 본 우리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라 보면 되겠다.
즉 게임에서 우리가 잡기 전까지 몬스터가 아이템을 쥐고 있는 것이 아니듯이 이 세계 역시 우리가 관측하기 전에는 그저 파동함수라는 형태로만 존재하고 관측이 일어나는 순간 하나의 상태로 고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