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괴담 - 기괴하고도 불길한 일본 실화 100
마츠바라 타니시 지음, 김지혜 옮김 / 시원북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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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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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성장에도 일정한 패턴이 있는 모양인지, 어릴 적 무서운 이야기 시리즈들을 한참 좋아하던 시절이 있었다.

읽고 나면 밤에 잠까지 설치던 주제에 왜 그리도 열심히 읽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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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흘러 이제는 이런 이야기를 들어도 딱히 기억에도 남지 않는 무뚝뚝한 중년 남성이 되어가고 있는데, 수다가 나날이 늘어가는 딸아이가 언제부턴가 이런 이야기를 너무 좋아하게 되었다.

자기 전에 딸과 함께 잠깐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지는데, 이때 그다지 할 얘기가 없으면 아이가 무서운 이야기를 해달라고 한다.

그때마다 딱히 떠오르는 이야기가 없어 고민하던 차에 재미있어 보이는 책이 나와서 재미 삼아 읽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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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도 뭔가 기괴하지만, 속지의 테두리 부분도 검게 칠해서 어두운 느낌을 풀풀 풍긴다.

저자가 일본의 코미디언인 점이 재미있다.

특이하게도 사건 사고가 있었던 건물을 임대해 일정 기간 거주하는데, 이때 자신이 겪은 기이한 일들로 썰을 푸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모양이다.

그러면서 수집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묶어 펴낸 괴담집이라 보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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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이라는 이야기의 특성상 믿기 어려운 이야기들이 가득 수록되어 있다.

저자도 그 점을 의식한 모양인지 사진 자료도 꽤 많이 수록되어 있다.

아무래도 글만 있는 것보다는 기이한 현장의 사진이 포함되면 공포감이 더 올라가기 마련이니 좋은 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pg 3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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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사람들에게서 나온 이야기들인지라 괴담의 형태도 제각기 다른데, 이를 나름대로 카테고리로 묶어 보니 재미있었다.

보통 괴담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이 상식에 어긋난 무언가(주로 하얀 의상을 입은 여성으로 묘사되는)를 목격한 것일 텐데 이 범주에도 혼자 있을 때 보았을 경우, 일행이 있을 때 자기 눈에만 보였을 경우, 일행이 있을 때 일행만 보였을 경우, 일행이 있을 때 일행 모두가 보였을 경우로 나눠볼 수 있다.

읽기 전에는 아무래도 혼자 있을 때 더 공포감을 느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읽다 보니 일행이 있는데 내 눈에만 보이는 경우가 훨씬 더 무서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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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런 이야기를 그렇게까지 진지하게 읽는 편은 아니라서 읽는 과정이 아주 흥미로웠다고는 하지 못하겠다.

그래서 귀신같은 것을 보았다는 썰보다는 아래와 같이 순수한 인간의 악의(?)가 엿보이는 에피소드들이 오히려 더 기억에 남을 것 같다.

(pg 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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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평소 아빠 책이라고 하면 거들떠도 보지 않던 딸이 이 책은 자기가 먼저 읽었을 정도로 딸아이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와, 진짜 무섭다." 소리를 연발하면서도 손에서 책을 떼지 못하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가벼운 글이지만 그래도 꽤 긴 편인데도 페이지가 술술 넘어가는 것을 보니 이런 감성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즐거운 시간을 선물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름이 다 지나서 더위를 피할 목적에는 부합하지 않겠지만, 이런 유의 심심풀이 이야기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가볍게 읽어봄직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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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롭게 읽는 양자 세계 : 상 - 게임처럼 생각하면 양자역학이 쉬워진다 ㅣ 흥미롭게 읽는 양자 세계
아부다수 지음, 정주은 옮김 / 미디어숲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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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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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적인 머리는 없어도 여러 과학 커뮤니케이터들의 책을 통해 이제는 양자역학의 여러 개념들이 아주 낯설지는 않은 정도가 되었지만, 그럼에도 장님 코끼리 만지듯 이해한 부분이 얼마나 되는지는 아직 확신이 서지 않는다.

그래서 양자역학을 쉽게 설명한다는 책이 나오면 일단 흥미가 가는데, 이 책은 특이하게도 양자역학을 게임에 빗대어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 읽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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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특이하게도 물리학 전공자가 아닌 게임 개발자 출신의 과학 커뮤니케이터다.

양자역학이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이 바로 우리가 사는 거시적인 세계의 직관과 맞지 않는 부분들 때문일 텐데, 저자는 이 세상이 아닌 게임 속 세상이라면 양자역학을 이해하는 것이 훨씬 쉽다는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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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어본 느낌은 매우 놀랍고 신선하다.

단순히 전자나 원자가 입자인지 파동인지부터 설명하는 여타의 교양서들과는 달리 이 책에서는 입자를 어떤 트리거가 작동되었을 때 생성되는 아이템과 비교하는 등 게임 속 세계로 설명하고 있다.

(하기의 예시는 이해한 바를 토대로 간단하게 재구성한 것으로 저자의 예시는 훨씬 세부적이며 설명하는 개념에 맞게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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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면, 게임을 할 때 보통은 사냥을 하면 수많은 아이템 중 하나가 랜덤으로 떨어진다.

즉 몬스터를 잡기 전까지는 어떤 아이템이 떨어질지 절대 알 수 없다.

오직 잡는 순간에 아이템 별 확률을 계산하여 아이템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게임에 따라 특정 몬스터를 잡으면 무조건 특정 아이템이 나오도록 고정되어 있는 경우도 있는데, 이러한 방식은 결정론적인 고전물리학 방식에 빗대어 이해하면 된다. 단 이렇게 설계하면 아이템과 몬스터를 일대일로 매칭해야 하므로 아이템과 몬스터의 종류가 많아지면 필요한 컴퓨팅 리소스도 급격히 증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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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막타를 치기 전까지 그 몬스터에게서 나올 수 있는 모든 아이템은 중첩 상태라고 볼 수 있다. (해당 몬스터가 전설의 검을 쥐고 있다가 떨구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즉, 그 몬스터에게 부여된 아이템 떨굼 확률이 곧 파동함수에 대응될 수 있으며 막타라는 트리거가 곧 '관측'에 대응하여 트리거가 작동되면 파동함수가 붕괴되면서 전설의 검이라는 상태로 고정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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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방식의 이해가 곧 양자로 본 우리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라 보면 되겠다.

즉 게임에서 우리가 잡기 전까지 몬스터가 아이템을 쥐고 있는 것이 아니듯이 이 세계 역시 우리가 관측하기 전에는 그저 파동함수라는 형태로만 존재하고 관측이 일어나는 순간 하나의 상태로 고정된다.

다시 말해, 우주는 사실 우리가 '관측'해서 움직이는 것이다.

우리가 관측할 때마다 우리가 관측한 우주의 일부가 그때마다 연산 결과를 출력한다.

다시 말해, 지난번 관측 이후 지금까지의 역사를 한꺼번에 계산해 내는 것이다.

우리가 우주를 계속 관측하면 우주도 계속 결과를 출력하고,

우리가 관측을 멈추면 우주는 대기 상태로 들어간다.

(pg 82)

저자는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이중 슬릿 실험에서 출발해 양자의 불연속성과 불확실성, 양자 중첩, 양자 얽힘, 기본 입자인 보손과 페르미온까지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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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동일 입자' 개념을 설명하는 부분도 재미있는데, 양자 세계에서 성질이 같은 입자는 완전히 동일한 것으로 취급한다. (즉, 쌍둥이여도 개별 자아가 있어서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바뀌어도 무방하게 똑같은 1인이 두 개체 존재하는 것과 같다고 본다는 의미다.)

게임에서도 보통 금화라는 개념은 개체마다 차이가 없다.

현실에서야 아버지에게 받은 돈과 어머니에게 받은 돈을 구분해서 보관할 수 있지만, 게임에서의 금화는 몬스터를 잡아서 얻은 것인지 장비를 팔아서 얻은 것인지 구분할 수 없다.

양의 증감만 있을 뿐이지 각각의 금화가 완전히 동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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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세상이 왜 이런 모습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책에서 설명하는 바에 따르면 이 세계 역시 컴퓨팅 리소스의 절약을 위해 관측이라는 것이 일어나기 전에는 그저 파동함수로만 존재하고 관측 즉시 가능한 결과값을 계산하는 방식과 유사하게 작동한다.

사실 기술 측면에서 보면, 이는 컴퓨팅 자원을 아끼기 위해 흔히 쓰이는

프로그래밍 기법일 뿐이다.

그리고 깊이 들여다보면 금세 알게 될 텐데, 사실 우주의 창조자는 줄곧

'최소한의 함수(코드)로 최대한의 현상'을 표현하고자 했다. - 중략 -

수많은 실험은 우주 시스템의 원칙이 '최선을 다해 아낀다'임을 줄기차게 증명했다.

관측 행위가 없으면 결코 함수를 호출해 실행하지 않는다.

설령 그 때문에 존재에 관한 온갖 논리적 역설이 발생하더라도 개의치 않는다.

(pg 249)

때문에 책을 읽다 보면 이 세계가 정말 우연에 의한 결과로 탄생한 것인지를 의심하는 순간이 온다.

저자 역시 그러한 입장에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저자가 특정한 종교나 신을 믿는 것은 아니다.

그저 게임 속을 누비는 플레이어처럼 우리 역시 누군가가 개발한 세계에서 그 작동 원리를 파헤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를 의심하고 있다고 보면 정확할 것 같다.

어쩐지 이 세상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누군가 의도적으로 만든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 중략 -

예를 들어, 만유인력 상수나 플랑크 상수 같은 물리학 상수는 왜 꼭 그 값인지,

미세 구조 상수의 의미는 또 무엇인지 우리로서는 알 길이 없다.

이런 지식은 모두 객관적 세계를 관찰하고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물이지,

수학적 논리로 도출한 결론이 아니다. - 중략 -

아무튼 이런 값이 설정된 배경이 무엇이든, 일단 우주의 바탕을 이루는 법칙에

포함되면 반드시 따라야 한다.

모든 물질과 에너지는 무조건 그 값을 지키고 그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다.

(pg 79)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양자역학을 이런 방식으로 설명하는 책은 처음 접한다.

재미도 있었지만 정말로 이해하기에도 쉬웠다. (물론 다른 양자역학 책을 읽었던 경험이 꽤 도움이 되었음은 부정하기 어려우므로 다른 사람에게도 그렇게 느껴질지는 확신할 수 없다.)

원작은 본래 상, 하로 나누어져 있지 않은 듯 여정 중간에 책이 끝나버려서 빨리 다음 책이 나오기만을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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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직관을 가차 없이 흔드는 양자역학이 일반 대중에게도 상식 수준으로 내려오게 된 것은 수식이라는 진입장벽을 제외하면서도 어떻게든 개념을 설명하려고 노력했던 수많은 과학 커뮤니케이터들의 노력 덕분일 것이다.

근래 읽었던 양자역학 관련 교양서적 중에서는 가장 추천하고 싶은 책이므로 양자역학이 궁금하다면 그 첫 시도로 이 책을 꼭 읽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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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킹 타면 과학 드립니다 ㅣ 과학 드립니다
정윤선 지음, 시미씨 그림 / 풀빛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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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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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 과학 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계속해서 발간되고 있는 시리즈다.

첫 책부터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자를 소재로 쉽게 과학 이야기를 풀어내는 접근법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는데, 좋은 책은 역시 시장도 알아주는 모양인지 계속해서 시리즈로 나와주고 있다.

이번 편도 아이들이라면 좋아할 수밖에 없는 놀이공원을 배경으로 과학 이야기를 펼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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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공원이라 하면 바로 떠오르는 롤러코스터나 바이킹, 범퍼카 등의 놀이 기구에 담긴 과학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롤러코스터가 너무 무섭거나 반대로 너무 시시하다면 어디에 타면 좋을지, 회전하는 놀이 기구를 타면 왜 내린 뒤에도 도는 느낌이 나는지, 중력의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놀이 기구를 타도 왜 우리는 떨어지지 않는지와 같이 놀이 기구 속에 담긴 여러 과학적 지식들을 알기 쉽게 전달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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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 기구뿐 아니라 놀이공원의 매력을 높이는 요소 중 하나인 동물 사파리와 각종 기념품, 달달한 간식에도 마찬가지로 과학 지식들이 숨어 있다.

사파리 차량의 창문은 유리인데 맹수 속으로 들어가도 안전한지, 추로스는 왜 뜨거울 때 먹어야 더 맛있는지와 같은 궁금증들이 아이들의 흥미를 잡아끈다. (특히 후자는 나 역시 매우 흥미롭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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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여러 권이 나올 정도로 인기 있는 시리즈여서 장점이 많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점은 바로 질문으로 시작한다는 점이다.

단순하게 '~ 속에 숨겨진 과학'이라는 식으로 지식을 전달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왜 이럴 때에는 이런 일이 벌어질까?'라는 식으로 질문을 통해 아이들이 당연해 보이는 현상에도 호기심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한다.

AI의 시대, 지식적인 측면은 인공지능이 꽤 많이 도와줄 수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어떤 것에 호기심을 갖고 더 알고 싶어 하는지가 지식의 전달 그 자체보다 더 중요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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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적으로도 글의 양이 적당해서 만화책에만 익숙한 딸아이에게 권해주기에도 딱 좋은 시리즈라 나오는 족족 아이에게 선물하고 있는데, 아이 역시 좋아해서 이 시리즈가 나오면 한동안 학교에 가서 읽을 책으로 이 책을 들고 간다.

아직 세상에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수많은 주제들이 있고 과학은 그 어디에나 영향을 미치고 있으니 앞으로도 흥미로운 주제로 계속해서 나와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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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가와 란포의 트릭 해부학 - 추리소설의 트릭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ㅣ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에도가와 란포 지음, 김효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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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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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셜록 홈스 같은 추리소설을 꽤 많이 읽었다가 성인이 된 후 일본 작가들을 접하게 되면서 추리소설이 더 좋아졌다.

요즘도 책이 잘 잡히지 않으면 추리, 미스터리 장르의 책을 집어 들고는 하는데 일본 추리소설의 거장이 쓴 트릭 해부학이라는 책이 나와 읽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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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자신이 읽었던 작품들과 추리소설 마니아들을 만나 소통하면서 추려낸 작품들의 트릭들을 정리해둔 책이다.

물론 저자가 옛날 사람인데다 그때까지 발매되었던 작품들 중에서도 오래된 작품들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므로 최근 작품들의 스포일러에 대한 우려는 전혀 하지 않아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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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이 책에 담긴 것처럼 여러 트릭들을 활용해서 정말 독자들과 추리로 대결을 펼치는 느낌의 작품들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물리적인 트릭이나 범인의 정체보다는 심리적 트릭이나 범행의 동기 쪽에 중점을 두는 것 같다.

따라서 이 책에 담긴 트릭들을 요즘 작품들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울 수 있는데, 생각해 보면 이런 책까지 나온 마당에 어지간한 트릭을 썼다가는 독자들에게 외면받기 딱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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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릭들만 쭉 나열되어 있다 보니 보면서 느낀 첫 감상은 인간의 창의력은 정말 무궁무진하구나 하는 점이었다.

사람을 죽이고는 싶은데, 처벌은 받고 싶지 않으니 별의별 기상천외한 방법들이 등장한다.

대략 기억나는 것만 하더라도 시체 위치에 오두막을 지어 밀실로 위장한다거나, 치과 치료를 받던 환자의 입안을 총으로 쏜 후 자살로 위장하는 방법, 심지어는 사자 입에 머리를 집어넣는 조련사를 살해하기 위해 사자의 재채기를 유발하는 방법까지 동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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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소설 속 다른 요소들을 발라낸 채 트릭만을 나열하면 허황되기도 하고 유치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저자 역시 추리소설을 굉장히 좋아했던 사람이기에 그러한 점을 잘 알기에 트릭을 구현하는 작가의 역량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탐정소설 작가는 이러한 트릭의 뼈대에 소설적 기교라는 살을 붙여

사실성을 부여해야 한다.

여기에 탐정소설의 어려움이 있다.

기교가 얼마나 뛰어나냐에 따라 이러한 트릭도 그럴듯하게 느껴지고

독자들을 놀라게 할 수 있는 것이다.

(pg 144)

탐정소설의 묘미는 미스터리와 합리주의라는 두 요소가 결합하는 데 있다.

탐정소설의 범죄는 가능한 한 불가사의하고 신비롭고 초자연적인 현상으로 시작되지만,

결국에는 빈틈없는 합리적 해명으로 귀결되는 것이 정석이자 이상적인 형식이다.

(pg 237)

책을 펴자마자 만나게 되는 챕터 1은 각각의 트릭별로 어떤 작품들이 있었는지를 단순하게 나열하고 있어서 트릭을 세세하게 설명해 주는 것을 기대했다면 다소 당황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챕터 2부터 본격적인 해설이 시작되므로 초반의 정보 나열이 지겹다면 저자가 트릭을 어떤 논리로 분류했는지만 참고하고 챕터 2부터 읽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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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부에는 트릭을 정리하다 보니 저자가 느낀 새로운 트릭에 대한 부담감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트릭은 계속해서 나와줄 것이라 믿는 희망도 담겨 있다.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듯이 일본에서만 해도 매년 수많은 추리소설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그중에는 분명 저자가 생전에 보지 못했을 트릭도 담겨 있을 것이다.

기술 발전에 따라 인간의 삶은 늘 변화하고 있고, 그에 따라 인간의 의식도 변화하기 때문에 새로운 장치, 새로운 동기, 새로운 인간관계가 새로운 트릭의 끊임없는 발원지가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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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했던 것만큼 아주 체계적인 느낌을 주는 트릭 해설서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추리소설을 좀 읽는 사람들에게는 흥미를 끄는 책임에는 틀림없을 것 같다.

이제 AI의 등장으로 단순 정보의 정리는 훨씬 더 쉬워진 측면이 있으니 이 책의 저자처럼 이 장르에 애정이 넘치는 마니아가 또 나타나 최신 버전의 트릭 해부학이 나와주면 어떨까 하는 기대를 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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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를 통해 존재한다 - 만물의 평등에 관하여
카를로 로벨리 지음, 김현주 옮김 / 쌤앤파커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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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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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이라는 쉽지 않은 주제를 다루는 이론 물리학자치고는 책이 굉장히 많이 나오고 있는 저자의 신작이다.

서술이 친절해서 일반 독자들이 접근하기에 좋아서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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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인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에서 양자 중력이론에서는 사건의 선후관계와 엔트로피의 변화는 있어도 시간이라는 개념 자체는 존재하지 않는다(불필요하다)고 주장했었는데 이번 책 역시 그 이론의 연장선에 있지 않을까 싶어 읽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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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책은 저자가 철학자들과 함께 논쟁하는 과정에서 쓴 책이라고 한다.

그래서 형이상학적인 주제들이 물리학자의 시각에서 볼 때 의미가 없음을 주장하고 있는 책이기도 하다.

책의 핵심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세상에 절대적인 것은 없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GD 선생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영원한 건 절대 없어")

즉 저자는 절대적으로 옳은 지식, 절대적인 선, 절대적인 기준점 같은 것은 존재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저는 '현실 그 자체', '궁극적 존재론', '최선의 체계', '진리' 같은 말들을

세계에 관한 확실한 진술로 받아들이는 일이 별로 흥미롭지 않습니다.

이러한 말들은 심리적, 문화적 고뇌의 투영, 즉 과도하게 발달한 뇌를 가진 포유류인

우리 인간의 두려움에서 비롯된 추론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을 타당성, 즉 확률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믿습니다.

(pg 68)

물론 저자가 아무런 근거 없이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의 전문 영역인 양자 중력이론에서는 세상의 그 어느 것도 관계에서 떨어져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실험실에서 진공관에 원자를 하나 떼어냈다고 하더라도 그 원자는 진공 속에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지구의 중력에 붙잡혀 태양 주위를 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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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물이 갖는 속성은 물 분자에 있는 수소와 산소 원자의 관계에서 생겨나듯이, 원자와 원자핵, 전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물질의 특징은 다른 물질과의 관계 속에서 생겨난다.

또한 우리를 비롯한 생물 역시 다른 비생물과 동일한 기본 입자로 구성되어 있으니 생물도 마찬가지고, 입자가 아닌 중력장과 같은 개념도 다른 개념과의 관계 속에서만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와 관계없이 항상 일정하게 존재하는 물질이나 법칙, 개념 등은 있을 수도 없고 세상을 기술함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입자, 장, 양자, 원자, 거시적 물체와 같이

과정을 통해 진화하는 실체들을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실체들은 정황에 따라 나타나는 속성 외에는

접근 가능한 본질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는 각 실체를 다른 실체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설명합니다.

우리는 항상 관계에 관해서만 이야기합니다.

모든 것이 우리를 관계, 과정, 관점으로 이루어진 사고방식으로 이끄는 것입니다.

(pg 198)

다시 말해 저자의 시각에서는 어떤 대상을 설명할 때 이를 추상적인 수준에서 설명하든, 원자 레벨의 미시적인 수준에서 설명하든 각기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을 뿐 무엇이 맞다, 틀리다의 개념으로 볼 수 없는 상대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그 대상의 절대적인 속성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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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나'라는 대상을 누군가는 직장인으로, 누군가는 아빠로, 누군가는 남편으로, 누군가는 아들로 정의하겠지만 모든 진술이 '나'라는 대상을 적절하게 설명하고 있고 서로 충돌하지도 않는다.

게다가 진술들이 모일수록 '나'라는 대상을 더 잘 정의할 수 있게 된다.

물론 누군가가 '나'를 할머니로 정의한다면 이는 명백하게 사실과 어긋나는 진술이므로 논쟁을 통해 해당 진술이 거짓임을 가려내면 그만이다.

우리가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은 새로운 것을 배우기 때문이고,

그렇게 변화한 지식을 바탕으로 이전의 실수를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호기심을 가지기 위해 반드시 '절대적이고 궁극적인 현실'이라는 신화를

갈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과학을 한다는 것은 최종적 진리를 갈망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단지 세상을 더 잘 이해하려는 것을 의미합니다.

(pg 185)

결국 논지의 핵심은, 우리가 세상을 기술하는 이유에 충실하도록 모든 관점들이 저마다의 쓰임이 있다는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의 관점이 더 특별하게 중요할 이유가 없다는 것으로 수렴된다.

특히 단 하나의 정답을 찾기 위한 논쟁은 소모적일 뿐이다.

그러나 이 점이 과학적인 관점은 항상 옳고 철학적인 관점이 틀렸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위에서 언급한 '나'에 대한 진술처럼 다만 그 쓰임이 다를 뿐인 것이다.

우리는 결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출발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이미 습득한 세계관 속에, 즉 우리를 둘러싼 것들에 관한 해석,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체계화된 지식 속에 놓여 있습니다.

그러한 지식이 틀리거나 불완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렀을 때

우리는 새로운 것을 배웁니다.

(pg 244)

모든 관점이 다른 관점과의 관계에서 나오고, 모든 물질도 다른 물질과의 관계에서만 의미가 있으므로 이 지점에서 저자는 우주 만물이 모두 평등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서로가 서로에게 관계되어 있으므로 상호 필요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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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해놓고 보면 저자의 논지가 굉장히 간단해 보일지 모르겠으나, 책 자체는 저자가 철학 교수들과 논쟁하면서 쓴 글이기 때문에 아주 쉽지만은 않다.

실제로 읽으면서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간 부분도 적지 않았다.

만약 이 책을 읽다가 어려움을 느낀다면, 분량이 그리 길지 않으니 조금만 인내심을 갖길 바라며 초반에 저자의 핵심 논지를 머릿속에 담아두고 읽다 보면 그나마 이해가 쉬울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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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물리학자이기 때문에 물리 이론에서 출발하지만 결국은 '세상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에 답하기 위한 책이므로 철학 책에 가깝지 않나 싶다.

과학의 근원도 따지고 보면 자연철학이므로 아주 동떨어진 주제는 아니다.

서술이 쉽다고는 하나 근본적으로 어려운 개념을 설명하는 책이라 아주 쉽지만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고 나서 수긍하는 부분이 많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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