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자고 묘하니?
주노 지음 / 모베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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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 내게 소원이 있었나?'

갑자기 머릿속이 캄캄해졌다.

나는 매일 밤, 혼자 나와 산책을 하고 간식을 먹고 가끔 집사와 놀아 주고 낮에는 주로 깊은 잠을 자며 시간을 보낸다. 그 외엔 특별히 바라는 게 없다.

그런데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난 집사가 늘 행복했으면 좋겠어."

인간들이 모두 잠든 밤, 비로소 고양이만의 세계가 열리는 시간.

집사가 잠든 밤에 밖에 나가 시간을 보내고, 그때 겪은 일들을 글로 남기는 고양이 '묭'

고양이의 존재 자체가 이미 위로지만, 묭이 늘어놓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그렇게 잘 아는지(ㅋㅋㅋ) 절로 위안이 된다.

주인님의 의식주를 위해 밖에서 사냥하는 집사의 속상한 마음도 알아주고, 맥주를 마시고 자서 한밤중에 깬 집사의 화장실 앞을 지켜주기도 하고, 고마운 사람을 위해 쥐를 물어다 주기도 하고, 집사를 위해 먼지를 치워준다며 더 어지럽히기도 했지만 아무튼!

읽다가 우리 집 고양이 생각에 몇 번을 울컥했고, 그림도 글도 귀여워 웃다가 입이 귀에 걸린 채로 책을 덮었다.


책을 읽는 내내 너무 행복했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책들이 세상에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모든 집사들에게 추천합니다. 우리 집 고양이들의 생각을 대신 들려드려요.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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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이 한눈에 보이는 책방도감 - 공간 디자인으로 동네를 바꾼 일본의 로컬 서점 40곳
건축지식 편집부 지음, 정지영 옮김 / 현익출판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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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의 얼굴인 책장부터 조명, 입구와 계산대를 어떻게 꾸밀지 서점을 만들어가는 일 부터 실질적으로 어떻게 경영해야 하는지, 서점을 운영하기위한 기초지식까지 말그대로 로컬서점 운영의 모든 것을 알려주는 책이다. 


어떤 서점을 운영할지 콘셉트를 제안하고, 그 콘셉트로 운영되고 있는 서점의 사진과 도면을 실어 누가봐도 이해하기 쉽게 정리가 되어있고, 이 서점에선 어떤 책장을 이용했고 어떤 인테리어를 해서 어떤 장점이 있는지까지 정리되어있어 좋았다. 


중간중간 Q&A에서는 서점 운영에대한 궁금증을 실제 서점을 운영하는 사람들을 인터뷰해 운영팁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 책 구성 자체가 서점을 차리고 운영하기 위한 A부터 Z가 한 눈에 들어와서 너무 보기 편했다.


죽기 전에 동네 책방을 운영하고 싶은 1인으로서 교과서로 삼아야겠다.

이 책만 가지고는 안되겠지만 서점을 차리고 운영하는 데 있어서 꽤 실질적인 도움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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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운율집
올리버 허포드 지음, 나나용 옮김 / 나나용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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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는 대로 어른이 되면 

그 누가 보기에도 크고 용맹한 사자일 거야.

예쁜 필기체로 적힌 원작이 옆에 함께 수록되어 있어 좋았고, 중간중간 나오는 아기 고양이의 삽화도 귀여웠다. 1911년에 쓰인 시와 그 당시에 그려진 삽화도 그대로라니!!

넘기기 아까운 친환경 종이의 질감과 읽을수록 귀여운 시의 만남.

별 10개를 줘도 아깝지 않은(너무 편파적일지도...) 시집이었다.

평소 시가 어려워 도망쳐 다녔는데, 이런 시라면 얼마든지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고양이 키우는 집사들에겐 무조건 추천이고, 랜선 집사들에게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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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을 때까지 기다려
오한기 외 지음 / 비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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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시작하면서부터 심심풀이로 먹고 있던 곰돌이 모양 젤리. 어떤 젤리와 눈이 마주쳤다. 젤리와 눈을 마주치다니, 이상하다고 느끼면서도 그 사람은 그렇게 생각했다. 마주친 젤리를 집어 올렸다. 스크린을 건너와 쏟아진 햇빛으로 젤리가 맑게 빛났다.

투명한 연둣빛 몸으로 젤리가 말했다.

이렇게 만나게 돼서, 정말 너무 기뻐. <모든 당신의 젤리_박소희>

책을 받아 본 순간 달달한 향이 날것만 같은 표지에 또 반했다.

다섯 편의 소설을 읽고 나선 달달한 향은 어디 가고 ‘디저트는 달달하고 먹으면 행복해져’라는 나의 편견도 다 무너졌다.


특히, 첫 소설인 [민트 초코 브라우니]를 읽으면서는 도대체 내가 뭘 읽고 있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 만큼 파격적이었다. 오한기 작가님의 작품은 처음이라 다른 작품은 어떤가 궁금해졌다. 초콜릿을 먹으면서 이를 닦는 것 같은 민트 초코 브라우니지만, 뭔가 구려진 것 같기도 하고 당분간 브라우니 못 먹을듯싶다ㅠㅠ

제일 마음에 들었던 소설은 [모든 당신의 젤리] 처음부터 끝까지 다 좋았다. 죽기 전 한 아이에게 잘못한 일을 그 아이가 좋아하는 젤리로 환생해서 사과를 전하고 싶은 여자. 그를 돕는 너. 보통의 사람이면서 자신이 좋은 사람이었으면 하는 너의 모습이 나 같기도 하고, 본인의 마음이 가벼워지기 위해 남의 치부를 드러낸다거나 감히 용서까지 바라는 모습을 이야기 한 부분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디저트로 창작의 고통을, 사람과의 관계를, 용서와 화해를, 위로를 이야기했고, 서로를 모르고 살았던 엄마와 딸도 이어주었다. 글의 힘, 이야기의 힘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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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꽃 - 무작정 꽃집에 들어선 남자의 좌충우돌 플로리스트 도전기
이윤철 지음 / 문학수첩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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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플로리스트가 되었느냐는 물음에 나는 진심을 담아 대답한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네요.”

내 본의와 달리 자칫 성의 없고 무례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테니 표정을 최대한 밝게 하고 살짝 미소도 곁들이면서. 나에게 중요했던 건 ‘플로리스트’라는 직업이 아니라, 나에 대해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깨닫고 새롭게 알게 되기까지의 시간이었다. 그 오랜 기다림을 이제 “어쩌다 보니”라는 단어로 퉁치게 된다.

돌아보면 ‘어쩌다 보니’라는 자세야말로 직업인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원대한 목표나 절대적 목적으로 우리 모두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엔 너무나 많은 제약이 뒤따른다. 꽃으로 아름다운 결과물을 만들기까지 때론 이해할 수 없는 일들과 불합리한 순간을 받아들ㅇ야 한다. 진지하고 단단한 다짐보다 어떤 상황에서든 유연하게 대처해 나갈 수 있는 태도가 직업인을 길러내는 것 같다. 사실 왜 그 선택을 했느냐가 아니라 선택한 이후 지금까지 어떤 마음과 생각으로 살아왔는지가 중요한 게 아닌가?

이 책 덕분에 플로리스트들이 꽃집을 운영하며 꽃다발을 만들어 파는 것뿐만 아니라 강의를 하거나 결혼식, 호텔, 백화점 등 공간을 꽃으로 꾸미는 일도 한다는 것이 이제서야 머릿속에 들어왔다. 그동안 여러 공간에 있는 꽃들을 보고 막연히 누가 하겠거니 했는데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는 플로리스트들이 있었다니!! 당연한 건데 새롭게 느껴졌다.

플로리스트로 살면서 겪은 일들과 자영업자로서 느끼는 애환들을 공유할 수 있어서 좋았고, 꽃을 향한 그의 다정함에 위로받는 시간이었다. 우아할 것 같은 플로리스트라는 이름의 이면에 사다리를 타고 공구를 잔뜩 사용한다거나 의외로 꽃가루 알레르기도 있고, 테니스 엘보와 골프 엘보 등 질환을 달고 사는 것을 보고 어딜 가나 사람 사는 건 다 똑같은 것 같아 반가웠다.

마음의 상처를 입고 어떻게든 꽃과 떨어져 보려고 했지만 꽃 때문에 받은 상처를 치료하는 것도 결국 꽃이었다. 언젠가 플로리스트라는 직함도 내려놓고 몸을 움직일 수 있는 한 어딘가에서 흥얼거리며 꽃을 만질 그를 상상하며 책을 덮었다.

읽고나니 어디서 꽃향기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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