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을 때까지 기다려
오한기 외 지음 / 비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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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시작하면서부터 심심풀이로 먹고 있던 곰돌이 모양 젤리. 어떤 젤리와 눈이 마주쳤다. 젤리와 눈을 마주치다니, 이상하다고 느끼면서도 그 사람은 그렇게 생각했다. 마주친 젤리를 집어 올렸다. 스크린을 건너와 쏟아진 햇빛으로 젤리가 맑게 빛났다.

투명한 연둣빛 몸으로 젤리가 말했다.

이렇게 만나게 돼서, 정말 너무 기뻐. <모든 당신의 젤리_박소희>

책을 받아 본 순간 달달한 향이 날것만 같은 표지에 또 반했다.

다섯 편의 소설을 읽고 나선 달달한 향은 어디 가고 ‘디저트는 달달하고 먹으면 행복해져’라는 나의 편견도 다 무너졌다.


특히, 첫 소설인 [민트 초코 브라우니]를 읽으면서는 도대체 내가 뭘 읽고 있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 만큼 파격적이었다. 오한기 작가님의 작품은 처음이라 다른 작품은 어떤가 궁금해졌다. 초콜릿을 먹으면서 이를 닦는 것 같은 민트 초코 브라우니지만, 뭔가 구려진 것 같기도 하고 당분간 브라우니 못 먹을듯싶다ㅠㅠ

제일 마음에 들었던 소설은 [모든 당신의 젤리] 처음부터 끝까지 다 좋았다. 죽기 전 한 아이에게 잘못한 일을 그 아이가 좋아하는 젤리로 환생해서 사과를 전하고 싶은 여자. 그를 돕는 너. 보통의 사람이면서 자신이 좋은 사람이었으면 하는 너의 모습이 나 같기도 하고, 본인의 마음이 가벼워지기 위해 남의 치부를 드러낸다거나 감히 용서까지 바라는 모습을 이야기 한 부분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디저트로 창작의 고통을, 사람과의 관계를, 용서와 화해를, 위로를 이야기했고, 서로를 모르고 살았던 엄마와 딸도 이어주었다. 글의 힘, 이야기의 힘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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