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 요아소비 소설집
시마모토 리오 외 지음, 김은모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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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나루세가 없는 세상에, 인간조차 몇백, 몇천 명이 그렇게 덧없이 죽어 나가는 세상에 본래 생명도 없는 제가 존재한들 무슨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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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나루세의 목소리는 제 하드디스크에 저장돼 있습니다. 한 번 더 그 엄격한 목소리로 명령을 받고 야단도 맞고 싶은 건 대체 무슨 이름의 감정인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나만의 소유자 _ 시마모토 리오>


인간과 첫 만남을 그린 첫 소설부터 처음으로 혼자 먼 바닷가로 간 소녀의 이야기, 처음 용의자가 되어 다른 평행세계로 넘어간 나쓰호, 모든 고백을 되돌리기 위해 처음 고백한 날로 돌아가고 싶은 유마까지. 처음으로 하는 소설의 제목이 이야기하듯 각 소설이 소녀들의 처음을 이야기하고 응원한다.

제일 기대했던 소설은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이었다. 역시는 역시였다. 이런 짧은 소설에서도 진가를 발휘한다. 앞 소설의 야리야리한 느낌의 소녀들과는 다르게 역사의 현장에서 싸우는 강한 소녀를 다뤄 좋았고 추리소설뿐만 아니라 SF도 잘 쓰는구나 감탄하면서 읽었다.

제일 맘에 든 소설은 모리 에토의 빛의 씨앗.

약간 [시간을 달리는 소녀] 느낌도 나고 풋풋한 여학생의 모습에 옛날 생각도 나고, 익숙했지만 귀엽고 좋았다. 나 하이틴 로맨스 좋아했네??

이 책이 다른 책들과 다른 점은 음악이 함께한다는 점!!

한 편의 소설을 다 읽고 난 뒤에 한국어와 일본어로 쓰여있는 가사와 음악을 함께 들으면 비로소 이야기가 완성된다.

풋풋한 소녀들을 떠올리며 요아소비가 부르는 노래를 듣고 있으면 소설 속에 들어간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내 상상 속에서 부족했던 아련함까지 채워진다.

추운 겨울, 크리스마스, 연말 분위기에 너무 잘 어울리는 책이었다.


😀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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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억만장자의 신화 - 배신과 구원으로 얼룩진
벤 메즈리치 지음, 황윤명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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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은 변덕스럽죠. 비트코인을 사는 건 도박과 같아요. 누구나 알듯이 도박사가 된다고 해서 정말로 부자가 되는 건 아닙니다."

아자르는 웃으면서 계속 말을 이어갔다.

"당신은 진짜 부자가 될 수 있어요. 당신이 도박장이 된다면 말이죠."


​돈에 워낙 문외한이라 비트코인도 말로만 들었지 비트코인이 뭔지도 몰랐다.

나 같은 사람을 위해 비트코인이 뭔지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 비유해서 설명해 주는 점도 마음에 들었고, 초기 암호화폐 시대에서부터 시작해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이 책을 읽고 난 지금도 비트코인에 대해서 그다지 잘 모르겠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게 소설을 읽는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다. (형제의 노력이 있었지만 비트코인이 뭔지도 몰랐던 사람 들이 억만장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실제로 소설 같기도 했다.)

이 책 덕분에 비트코인에 조금이나마 관심이 생겼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이런 가상화폐들이 사람들의 삶을 진짜 바꿀 수 있을지, 버의 말대로 정말 인터넷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발명품이 될지, 미래가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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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자비들
데니스 루헤인 지음, 서효령 옮김 / 황금가지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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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패트는 차에 앉아 갑자기 자신에 대한 새로운 공포를 느낀다. 딸이 죽고, 어기 윌리엄슨이 죽고, 그날 밤 승강장에 있던 10대 몇 명의 삶이 엉망이 됐는데, 그녀의 마음은 여전히 추잡하게도 자기가 저들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고 싶어 아등바등하고 있다.

누군가에게 우월감은 느끼려고. 그게 누구에게든 말이다.


소설 초반부터 매리 페트와 사람들은 버싱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하며 부자들과 정치가들은 버싱이 적용되지 않는 지역에 살고 있고, 서민들만 피해를 봐야 하는 상황을 이야기하며 인종 차별뿐만 아니라 가난한 자들에 대한 차별도 강조했고,

공동체를 지킨다며 사람들에게 보호세를 요구하면서도 지키긴커녕 마약을 유통하고 백인 학교에 총격 사건을 일으키라며 흑인들에게 총도 넘기는 인간들의 권력에 의한 차별도 보여준다.

소설 속 매리 페트는 다른 이야기들 속에서 연약하게 그려지는 백인 엄마와는 다르게 세다. 싸움을 잘 한다. “아돈도후유아 벗아이킬유”를 조근조근 얘기하던 리암 니슨처럼 세다. 줄스를 그렇게 만든 패거리들에게서 진실을 알아내기 위해 폭력, 칼, 총까지 사용하길 서슴지 않아 속이 시원해진다.

이런 면만 보여줬어도 재밌게 읽었을 이야기인데 인종차별과 부자인 자들과 가난한 자들 사이의 차별, 권력에 의한 차별까지 확실히 보여줘 좋았다.


오로지 복수만을 내세운 오락형 범죄 스릴러물이 아니라 좋았고, 저 시대 보스턴뿐만 아니라 현재의 대한민국에까지 이어지는 사회문제들을 꼬집는 것 같아 읽고 나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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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에는 육개장이 없어서
전성진 지음 / 안온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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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나스를 내 첫 번째 책의 주인공으로 정했다. 긍정적이고 다정했던 플랫메이트, 커피와 아침 식사를 챙겨주는 일이 삶의 기쁨이라고 말했던 친구, 치가 떨릴 정도로 자주 노크를 해댔던 귀찮은 인간, 종종 인종차별적이고 흉보기를 좋아했던 사람, 죽음과 가장 가까우면서도 항상 현재에 집중했던 요나스. 


작가가 묘사하는 요나스의 첫인상은 약간 변태가 아닐까 싶었다. 왜냐하면 동양인 좋아한다고 하지? 여성 플랫 메이트가 좋다고 하지? 티셔츠에 삼각팬티만 입고 다니지. 읽어가면서 오해는 풀렸고, 다정하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주고 아이들을 사랑하는 요나스에게 점점 빠지게 되었다.

현재의 인생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기 위해 요나스의 집을 나올 땐 내가 떠나는 것 같아 섭섭하고 아쉬웠다. 작가님이 다른 집으로 이사를 하고 나서도 요나스는 종종 작가님에게 메일을 보낸다. 답장을 못해도 괜찮다는, 전시회에 못 와도 어쩔 수 없다는 메일에서 숨길 수 없는 섭섭함이 뚝뚝 떨어지는 것 같아 답장을 못하는 작가님이 잠깐 밉기까지 했다. (물론 바빠서였지만) 요나스의 집을 나오고 1년 후에 요나스를 만났을 때의 묘사 때부터 마음이 아팠고, 마지막엔 펑펑 울 수밖에 없었다.

소설이 아닌 산문집에서 이렇게 등장인물과 정이 많이 든 책은 처음이었다. 그것도 외국인 아저씨와.


피곤한 날 노크를 할 땐 세상 꼴 보기 싫고, 곰팡이 쓴 음식을 그냥 먹고, 청소도 안 하고 가끔은 다투기도 했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그가, 아이들을 너무 좋아해 매년 산타 할아버지를 자처하는 그가, 고민이 있을 땐 로테 그뤼체를 먹으면 행복해질 거라는 그 말이, 그가 만들어준 다정한 요리가 많이 그리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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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몰랐던 박람회장 1 : GA 가을 위의 산책 - 유준상의 첫 판타지 동화
유준상 지음, 이엄지 그림 / ㈜소미미디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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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는 내 지난날을 보여주었고 뮤직은 그 지점의 음악을 들려주었다. 차창 밖으로 비가 미끄러져 간다. 세월은 흔적을 남기며 사라진다. 시간이 지나면서 많아지는 흔적을 두려워하지 말아야겠다. 그 흔적은 내게 상처를 주지만 기쁨도 주기 때문에... 내 기분을 알았던 걸까! 비술 아저씨는 그날 밤 내게 많은 흔적을 남겼다. 자연과 하나가 된 그 어떠한 것도 새로운 자연이 될 수 있다. 재미있는 하루를 재미없게 보낼 수도, 재미없는 하루를 재미있게 보낼 수도 있다. 이건 모두 나의 숙제이다.


평소 배우가 쓴 책이라고 하면 보통 에세이나 소설을 연상하게 되는데 뭐? 판타지 동화?? 

배우로 일하며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구상해온 스토리라고 해 더욱더 기대가 됐다. 


처음 만난 인물은 비술 아저씨였다. 이 인물은 비를 관장하는 신 같은 존재로 비를 오게 할 수도 그치게 할 수도 있는 인물이었다. 그렇게 한 명 한 명 따라가며 만난 인물들은 모두 자연을 뜻했다. 


처음엔 두려워했으나 용기를 얻어 박람회에 들어서고, 여러 인물들의 고민과 이야기들을 들으며 왜 박람회장에 오게 됐는지도 잊은 채 그들의 고민을 해결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용기가 생겼고, 쥬네스가 하는 작은 결심들이 마음에 와닿았다. 그와 함께 신비한 자연 속을 여행한 느낌이었고, 마음대로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었다.

2권부터는 본격적인 모험이 시작되어 바다와 사막, 우주까지 간다고 하니 더욱더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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