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에는 육개장이 없어서
전성진 지음 / 안온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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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나스를 내 첫 번째 책의 주인공으로 정했다. 긍정적이고 다정했던 플랫메이트, 커피와 아침 식사를 챙겨주는 일이 삶의 기쁨이라고 말했던 친구, 치가 떨릴 정도로 자주 노크를 해댔던 귀찮은 인간, 종종 인종차별적이고 흉보기를 좋아했던 사람, 죽음과 가장 가까우면서도 항상 현재에 집중했던 요나스. 


작가가 묘사하는 요나스의 첫인상은 약간 변태가 아닐까 싶었다. 왜냐하면 동양인 좋아한다고 하지? 여성 플랫 메이트가 좋다고 하지? 티셔츠에 삼각팬티만 입고 다니지. 읽어가면서 오해는 풀렸고, 다정하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주고 아이들을 사랑하는 요나스에게 점점 빠지게 되었다.

현재의 인생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기 위해 요나스의 집을 나올 땐 내가 떠나는 것 같아 섭섭하고 아쉬웠다. 작가님이 다른 집으로 이사를 하고 나서도 요나스는 종종 작가님에게 메일을 보낸다. 답장을 못해도 괜찮다는, 전시회에 못 와도 어쩔 수 없다는 메일에서 숨길 수 없는 섭섭함이 뚝뚝 떨어지는 것 같아 답장을 못하는 작가님이 잠깐 밉기까지 했다. (물론 바빠서였지만) 요나스의 집을 나오고 1년 후에 요나스를 만났을 때의 묘사 때부터 마음이 아팠고, 마지막엔 펑펑 울 수밖에 없었다.

소설이 아닌 산문집에서 이렇게 등장인물과 정이 많이 든 책은 처음이었다. 그것도 외국인 아저씨와.


피곤한 날 노크를 할 땐 세상 꼴 보기 싫고, 곰팡이 쓴 음식을 그냥 먹고, 청소도 안 하고 가끔은 다투기도 했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그가, 아이들을 너무 좋아해 매년 산타 할아버지를 자처하는 그가, 고민이 있을 땐 로테 그뤼체를 먹으면 행복해질 거라는 그 말이, 그가 만들어준 다정한 요리가 많이 그리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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