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테스크
기리노 나쓰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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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기리노 나쓰오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두말 않고 고를 수 있었던 그로테스크. 일본 미스터리 카페에서 뚜벅이님이 올려주신 글을 보니까 이 책은 기리노 나쓰오의 책중에서 가장 육중한 무게를 자랑하는 책이었다. 저번에 잔학기를 읽었을 때에도 실제 있었던 사건을 참고로 했다고 책 표지에 쓰여져 있었는데, 이 책은 아이 작가님이 '동경전력 여사원 매춘부 살인 사건'을 소설화 했다고 밝혔다.
이 책은 주로 세 여성의 시점으로 나눠져서 서술되고 있는데, 유리코와 가즈에 둘다 죽였는지 아니면 유리코만 죽였는지 소설 끝까지 확실한 결말을 주지 않는 장제중 시점에서의 글도 포함 되어 있다. 이렇게 작가가 한가지 사건, 한사람에 대해서 여러 사람의 시점에서 씌어짐으로써 어느게 진정한 사실이고 거짓인지 모르게 되어 독자로 하여금 소설의 재미를 더욱더 느끼게 해주고 있다. 만일 남성 독자가 봤다면 장제중의 진술서가 더 가슴에 와닿을 수 도 있다. 하지만 난 여성 독자이므로 여성의 시점에 더 동감이 가긴 하지만,  자신에게 일어난 모든 나쁜 일들을 유리코와 가즈에의 탓으로 돌리는 화자인 '나'에게는 영 정이 안간다. 어찌그리 불만이 많은지, 세상에 모든 것이 다 불만으로 투덜투덜 거린다.Q여고에 다닐때 자신보다 잘 사는 아이가 아니거나, 자신보다 무언가 떨어지는 아이가 있다면, 사람을 아래로 보고 깔보는 태도를 갖고 있는 화자인 '나'가 아직도 살아 있는 것이 신기했다. 오히려 이 삐뚤어진 성격을 가진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더 빨리 죽었어야 햇을 텐데 소설 마지막에 유리오와 함께 매춘을 시작하긴 하지만 오히려 유리오를 만나서 삶의 활력소를 찾은듯 전보다 더 팔팔히 살아 있으니...
 나에게는 화자인'나'의 성격도 그렇고 이야기도 마음에 안 들었지만 유리코의 수기는 마음에 들었다. 유리코는 무엇이 그렇게 모자랐기에 SEX를 통해서 안정을 찾아야 했었을까?안쓰러운 마음이 들 뿐이다. 소설속에 나와 있는 것처럼 그렇게 예쁘다면 미모로 Q여고로 들어갔을 때 기지마의 아들에게 넘어가지 말고 좀더 제대로 학교 생활을 했으면 참 좋은 생활을 가질 수 있었을텐데 유리코를 창녀로 내본 환경이 내가 못내 아쉬었다. 무언가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는 유리코의 가족들, 유리코가 죽어도 슬퍼하지 않고 오히려 질투하며 죽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진 화자'나'를 언니로 가지고, 해외로 이주했으면 적응해야하는데 적응할 생각을 갖지 않고 항상 아버지에게 기가 죽어서 사는 '어머니' 그리고 구두쇠에 바람을 피운 외국인'아버지'를 두고나서 정상적으로 자라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유리코는 이런 좋지 못한 환경에서 '나'와 는 달리 단지 외적으로 분출했던 것이고 '나'는 계속 내적으로 쌓아놓고 불만을 터트리다가, 유리오와 만나면서 드디어 분출하는 것 이 아닐까.
 유리코의 아름다운 외모는 그렇게 질투했으면서 유리코의 아들의 아름다움에는 왜 그리 넘어가는지 이해 못하겠는 '나'. 성이 다르기 때문에 좀더 관대한 시선으로 볼 수 있었던 것일까?
 가즈에는 계속해서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의 신념아래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안쓰러워 보이고 화자인 '나'가 눈치 없고 노력하는 가즈에를 가지고 놀 때마다 가즈에게 소리치고 싶었다. 이제 그만 눈치채 라고! 이 소설을 일본 드라마 '식탐정' 과 같이 보았는데 식탐정 에서는 계속해서 노력하면 어떻게든 된다 라는 대사가 계속 나온다. 가즈에가 명문대를 졸업해서 일류기업에 부실장이라는 지위까지 올라서 억대 연봉을 받는 겉으로 보면 어떻게든 된 것 같지만, 내적으로는 어떻게도 되지 않은 가즈에를 보면서 드라마와 소설 사이의 모순에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기분을 느꼈다.
 이 책을 읽기전에 내가 잘 가는 카페의 분들이 그로테스크를 보고나면 다른 일본 미스테리 소설을 보면서 충격 받을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여성인 나의 가슴속 깊은 곳에 꿈틀대고 있는 나도 잘 모르던 욕망과 그밖에 기본적인 감정들을 세 명을 통해 아니 미쓰루까지 합해서 네명이 드러내고 있으니 소설을 읽으면서 발개벗겨진 느낌이 들었다, 이 소설이 여타 소설과는 달리 잔인한 면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더 잔인한 인간의 한면을 볼 수 있어서 카페의 회원분이 그런 말씀을 하신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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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란티스
표윤명 지음 / 북웨이브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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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란티스는 정말 여러 매체를 통해 회자되어왔다.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아틀란티스의 생활을 상상해보기도 하고, 어린이용 미스터리 책에서 아틀란티스에 관한 잡다한 것들을 알게 되기도 한다. 그런 나에게 신화소설 아틀란티스라는 책은 제목만 들어도 흥미가 갔다. 우선 신화소설이라는 접해본 적이 없는 장르도 흥미가 가고, 미스터리 한 요소를 갖고 있는 아틀란티스라는 전설적인 것도 눈길을 끌지 않는가?
우선 처음 접해 본 신화소설이라는 장르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정말이지 작가는 불모지나 마찬가지인 신화 소설이라는 곳에 발을 내딛기 위해서 정말 수고 하셨다. 아틀란티스라는 전설을 자신 나름대로 신화와 신들의 성격과 관련지어서 그리고 새로운 인물을 창조해서 작가 자신의 아틀란티스 전설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출판사가 좀 날림으로 만들지 않았나 싶다. 먼저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 소설의 내용을 시작하기 전에 우선 대략적인 그리스 로마신화의 신들을 소개해주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것이다. 신화 전문가가 아닌 이상, 제우스의 자식이 누구이고, 어떤 이는 제우스의 자식이어서 신인데 어떤 이는 자식인데도 신이 아니다. 이런 것을 상세히 알고 있지 못하다. 신화에 대해 기본적인 지식을 갖고 있지 않는데 바로 본편으로 들어가면 지루하며, 머릿속에 잘 안 들어 올수 도 있고, 중간 중간에 혼란을 주지 않기 위해서도 이 소설 속에 나오는 신만이라도 간략하게 설명을 해 놓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교정과 관련된 점이다. 178페이지에 맨 마지막 줄은 대화문으로 “표가 들어가야 하는데도 집어넣지 않았다. 그리고 288페이지 맨 마지막 줄에 아라킬리온 부분에서 안실리오네의 부분으로 넘어가는 부분은 구별하기 위해서 칸을 뛰어서 구분을 해주었어야 할 텐데 아라킬리온의 일행이 대화하는 부분에서 바로 안실리오네로 넘어가버려서 처음에 이 부분을 읽었을 때 이해가 안가서 여러 번을 다시 읽었었다. 이렇게 안실리오네와 아킬리온일행으로 나뉘어져 있어서 책에서도 구분해주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구분 못한 곳이 상당수 더 있다. 그 중 에서도 다른 한곳 300페이지 또한 안실리오네에서 구분 없이 바로 아라킬리온 일행으로 넘어가 책을 읽는 호흡을 방해했다.
예전에는 어렸을 때라 그런지 몰라도 교정 면에서 잘못된 것들을 발견하지 못한 것 같은데 요즘 들어서 많이 발견되는 것 같다. 출판사들이 교정을 하는데 성의를 덜 보이는 것일까? 이 책은 외국작가도 아니고 우리나라 작가가 쓴 책인데, 이렇게 눈에 보이는 실수가 많으니. 정말이지 실망을 하지 않을 수 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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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스타 수술 팀의 영광 가이도 다케루의 메디컬 엔터테인먼트 1
가이도 다케루 지음, 권일영 옮김 / 예담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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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의학 드라마를 좋아한다. 구명병동 24시는 1기부터 3기까지 아주 재미있게 보았고 의학드라마라고 하기는 뭐하지만 시로이카케도 눈물을 펑펑  떨그면서 보았다. 그런 나에게 바티스타 수술 팀의영광은 제목부터 나를 잡아당기고 있는데다가 좋아하는 번역가라서 손에 착 달라붙었다.
이 책이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을 수상했다고 하는데 내가 느끼기에는 미스터리라기보다는 엔터테이먼트 소설적인 성격이 더 강했다. 미스터리적 성격은 시라토리가 나오면서 응용심리학 어쩌구저쩌구하면서부터 시작된 것 같고, 다구치 강사를 중심으로 나왔던 앞,중간부분은 코믹적인 요소가 더 강한 것 같다. 작가가 이 글을 쓰고나서 시라토리를 시리즈로 두권을 더 냈다고 작가 소개에 나와 있는데 나에게는 다구치 강사가 더 매력적이다. 시라토리는 응용심리학 어쩌구저쩌구하면서 이해하지 못할말로 이야기하면서 재미를 반감시키고 좀 지루한면마저 느끼게 해주었다. 반면 다구치 강사는 내가 동경하는 생활 그 자체를 하고 있다. 출세에는 신경쓰지 않고 부정수호 외래를 만들어서 하루에 몇 명되지  환자와의 긴 면담을 하고 나머지 시간은 책을 읽으면서 빈둥빈둥 거리는, 만녕강사 다구치의 모습은 내가 꿈꾸는 미래의 모습이다. 시라토리는 요즘 일본 소설의 전형적인 캐릭터를 보여주는 것에 지나지 않나 싶다. 요즘 일본 소설을 읽어보면 특히 이사카 코타로에 나오는 인물들과 너무 비슷하다. 겉보기에는 멀쩡한데 남과는 좀 많이 틀린 생각을 가지고 행동을 한다. 이 인물들은 칠드런의 주인공처럼 그리고 이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의 시라토리처럼 일본의 대표적인 사회조직인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남들이 생각도 못했던 것과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던 것을 행함으로써 웃음을 준다. 앞에서도 말했다 싶이 시라토리가 알수 없는 응용심리학과 분석이론을 되면서 자신의 이론을 피력하는 지루함을 제외하고는 예측 불가능한 행동으로 인해 억지 웃음을 어느정도 짓게 해주는 것은 사실이다.

이 소설에서 인상깊게 느껴진 부분이 세 부분이 있다.

그 하나는

“선생 이름이 교이치라고 하셨죠? 어떤 유래가 있는 겁니까?”
“제 이름 말입니까...?”
“최고가 되어도 겸솜함을 잊지 말라...
대단하다. 최고가 된다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지은 이름이다. 이 부분을 보고 지금부터라도 미래의 태어날 나의 토끼같은 자식들을 위해 이런 이름을 생각해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그 두번째는
‘은근무례(慇懃無禮)’... 옛 사람들은 뭐라 딱 잘라 표현하기 어려운 것을 한마디로 드러내는 멋진 솜씨가 있다.
그렇다 나도 공감하는 바다. 옛날 사람들은 정말 머리가 좋았던 것 같다. 뭐라 설명하기 애매모호 한 것을 아주 짧은 단어로 표현해 낸다. 그건 한자권인 한국,중국,일본 뿐만 아니라. 영어권에도 속한다. 책이 보편화가 안되어 있었던 만큼 스스로 머리를 굴리는 일이 많아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 세번째는
기류는 주위에 열등감과 질투심을 불러 일으킨다. 이런 놈은 그저 멀찍이 떨어져서 바라보는 게 최고다. 가까이 잇다 보면 결점을 둘춰내고 싶어진다.찾아낼 결점이 없다는 걸 알게 되면 자신의 천박함만 느껴져 자기혐오에 빠지게 된다.
정말 내 마음을 돋보기로 관찰한 것만 같다. 나와 친한 사람 중에 외적인 것으로 봤을 때 나보다 잘난 사람은 없다. 일명 고등학교 때 전교1등을 놓치지 않는 아이와 친해질 계기가 몇 번 있었지만 친해지지 않았다. 아니 친해지지 못했다. 그런 아이가 나와 가까운 곳에 있으면 열등감과 질투심이 일어난다. 열등감과 질투심이 일어난다고 해서 그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내가 공부를 열심히 할 끈기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열등감과 질투심을 불태우면서 가만히 있는다. 이럴 때의 그 아이와는 들리는 소문만 듣고 그저 멀찍이 떨어져서 바라보는게 최고다. 가까이 있다보면 정말 이 책에서 말한대로 결점을 들쳐볼게 없어서 괜시리 자기만 고민하게 된다.
미스터리는 범인 찾기가 재미이다. 요즘의 미스터리는 범인을 미리 제시하고도 미스터리적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 많다. 하지만 이 책은 뭐라고 해야 할까? 미스터리상은 받았다고는 하지만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 감 보다는 현직 의사인 작가의 손에서 빚어낸 대학병원의 풍자를 미스터리 형식을 빌어 나타낸 것 같다는 느끼밍 더 강하게 든다. 의외로 두꺼운 책이었다. 시라토리의 독설이 좀 지루한면도 없지 않아 있었다. 하지만 나의 이상인물인 다구치가 맘에 들었고 곳곳에 보이는 현직 의사이기에 말할수 있는 여러 장치들이 재미를 주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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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특이한 아이, 있습니다
모리 히로시 지음, 안소현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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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 히로시의 모든 것이 F가 된다 라는 책은 나에게 큰 재미를 선사해주지 못했었다. 엄마가 딸을 죽인다는 나의 정서에 맞지 않는 내용과 트릭의 부자연스러움, 그리고 공대교수가 써서 그런지 과학이라면 치를 떠는 나에게는 어렵고 낯선 이런저런 과학관련 지식들이 나를 무척 힘들게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마저 재미없으면 모리 히로시와는 담을 쌓자는 마지막 희망을 걸고 동명작가의 조금 특이한 아이 있습니다 를 읽게 됐다.
대개 사람은 늘 어떤 역할을 연기한다. 몇 가지 역할 목록을 갖고 있고, 때와 장소에 따라 그것을 적절히 사용한다. 
이 말이 왜 나에게 이렇게 와닿는 것일까? 정말 사람은 몇 개의 역할을 연기하는 것 같다. 같은 학교 친구들에게는 친구이기는 하지만 뭔가 좀더 같이 다니기 위한, 학교에서 외톨이가 되기 싫은 것이 짙은 사귐을 위한 연기를 하고, 정말 친한 친구 앞에서는 보통 다른 사람들에게서는 보이기 힘든 나의 본모습이 조금씩 나오면서 좀더 편안한 연기를 한다. 그리고 가족과 같이 있으면 좀더, 좀더 편안한 모습으로 연기 한다. 모든 사람이 갖고 있는 어떤 역할에 대한 연기를 작가가 써놓은 4장을 보자니 공감이 가는 것과 동시에 우리가 평소에 느끼지만 글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글로 표현해 놓으니까 역시 작가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를테면 낮의 그녀가 사실은 아라키와 결혼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했다. 아라키가 내 모습을 보고 오라고 아내에게 명령한 건 아닐까?
라는 구절이 나왔을 때 나도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주인공 교수처럼 생각했기에 이 주인공 교수가 아라키를 찾는데 에 진전이 있지 않는 단서가 나오지 않을까? 라는 앞선 생각도 들었다. 그런 생각을 하던 중 이 구절이 나와서 깜짝 놀라면서  이 4장을 읽은 다른 독자는 어떻게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기도 했다. 왜 한 책을 읽고 독자들은 이 책은 최고의 책이다 라고 말하기도 하고 또 다른 독자는 쓰레기라고 말하기도 하지 않은가? 다른 독자들도 나와 같은 생각이 들게 하기 위해, 이 부분은 작가가 만들어낸 장치 일까? 아니면 우연히 이 주인공 교수와 내가 같은 생각을 하게 된 것일까?
조금이라도 생각을 하기위해 서평을 쓰다보니 책을 비판적인 관점으로 보게 된다. 그러다보니 전에는 눈치 채지 못했던 책의 오타를 발견하게 된다. 136페이지 7번째 줄에 정j해진 으로 쓰여져 있다. 이런 것을 볼 때는 실망이 크다. 맞춤법이 틀린 것도 아니고 알파벳이 들어가 있다면 교정할 때 바로 눈치챌 수  있는 것인데 말이다. 좀더 책을 교정하는데 있어서 신중을 기해주었으면 한다.
뭐 모리 히로시라는 작가에게 마지막 희망을 걸고 본 책인데 결과는 그저 그랬다. 확 끌어당기는 매력이 없는 책이었다. 작가에게는 가장 마음에 든 책이었다고 하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이제 이 자가의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야 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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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타워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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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일본 문학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 도서관에서 하느님의 보트를 읽고 난 후이다. 에쿠니 가오리님의 책 중에서 처음으로 알게 된 하느님의 보트는 나에게 충격을 주었고 일본 문학에 매력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그런 에쿠니 가오리님의 작품이라서 많은 작품 중에서 고르기가 힘들었지만 도쿄타워라는 책을 고르게 된 이유는 이렇다. 수능 이 끝나자마자 본 영화여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오카다 준이치, 마츠모토 준, 구로키 히토미 등 내가 좋아하는 배우도 나오고, 너무나도 영상미가 예뻤던, 에쿠니 가오리님의 느낌이 너무나도 잘 배어있었던 도쿄타워라는 영화가 마음속에 남아서 이 책을 다시 보게 되었다.
스물 한 살의 토오루는 평범한 대학생이지만, 비밀스런 사랑을 진행 중이다. 그의 연인은 돈 많은 남편을 둔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40대의 시후미. 3년 전, 두 사람은 처음 만났던 그 순간 사랑에 빠졌고, 그때부터 토오루에게 시후미는 삶의 전부가 되어버렸다. 라흐마니노프, 그레이엄 그린 등 시후미가 좋아하는 것들에 둘러싸여 토오루는 온종일 그녀의 전화만을 기다린다. 토오루가 사랑에 모든 것을 거는 반면, 토오루의 친구 코지는 연상의 유부녀를 즐겨 사귀는 귀여운 바람둥이이이다. 자기를 이해하지 못하는 남편과 사는 30대의 유부녀 키미코와 만나면서 마냥 재밌어 한다. 키미코 역시 진지함은 없지만, 웃음과 위안을 주는 코지와의 만남에 점점 집착하게 되고, 시간이 흐를수록 과감한 애정행각도 서슴지 않는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때로는 당황하면서도 코지는 쉽사리 그녀를 떠나지 못한다. 자신이 결혼하더라도 키미코 와의 육체관계만은 포기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던 코지는 불분명한하고 진정한 사랑이 느껴지는 그의 태도 때문에 키미코 에게도 차이고 애인인 유리에게도 차이고 만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도쿄타워는 책 곳곳에 나오고 있는데, 토오루에 대한 작가의 생각, 암시를 보여주는 것 같다.63p‘밤의 도쿄타워는 온화한 불빛으로 빙 둘러져, 그자체가 빛을 발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곧은 몸 으로,밤하늘을 향해 우뚝 서서‘ 밤하늘을 향해 우뚝 서있는 도쿄타워는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사랑을 하고 있는 토오루를 보여준다. 그런 사회 속에 살아가지만 토오루의 온화한 사랑으로 곧고 당당하게 우뚝 서있는 토오루의 모습을 보여준다.88p '한낮의 도쿄 타워는 수수하고 온화한 아저씨 같다. 초등학교를 오가는 길에 토오루는 언제나 그렇게 생각했다. 수수하고 온화한, 견실하고 마음 푸근한‘ 여기서의 도쿄타워는 토오루의 사랑에 대한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사랑하는 시후미 에게 온화하게 그리고 견실하고 성실하게 대하면서도 마음 푸근히 시후미를 생각하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125p  ’도쿄타워가 작게, 그러나 밝게 보인다‘  라는 부분에서 토오루 와 시후미의 사랑이 힘든 여건 속에 있지만 토오루의 순수한 사랑이 그들의 미래를 밝게 해준다는 것을 작가가 암시하고 있다. 205p '6시가 지나고, 바깥이 마침내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도쿄타워가 조용히 서있다.’ 시후미 와의 즐거웠어야했던 여행이 남편 아사노의  갑작스런 등장으로 인해, 자신이 시후미 곁에서 사라져야한다는 심적 상처와,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는 자신의 위치를 도쿄타워가 조용히 서있다는 것을 보여주므로써 정체되어 있는 토오루를 보여주고 있다.
이 소설의 두 남자 토오루, 코우지 모두 연상의 여자를 좋아한다. 이 소설에서 연상의 여자가 가지는 의미가 무엇일까? 우선 코우지는 연상의 여자를 좋아하는 이유를 ‘연상의 여자는 천진난만 하다’라고 말한다. 코우지 라는 인물은 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이다. 여자친구인 유리를 좋아한다고 말하기는 하지만 속으로는 아마도..라고 생각하고. 코우지의 친구인 토오루도 '그녀석은 누군가를 진심으로 좋아하지 않으니까‘라고 말할 정도로 진정으로 누군가를 좋아한 적이 없는, 감정보다는 육체적인 만족이 더 우선적인 코우지에게, 자신이 부족한 천진난만함, 어찌 보면 코우지 에게는 찾아 볼 수 없는 그런 점을 연상의 여자로부터 찾고 있는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한다. 토오루에게 있어서 연상의 여자란, 무미건조한 생활에 불을 지펴주면서, 부모의 이혼으로 애정을 받지 못한 토오루에게 모성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시후미는 토오루와 만나면 육체적인 관계보다는 토오루가 이야기 하는 것을 들어주는 것을 좋아한다. 항상 바쁜 어머니와 따로 살아가는 아버지의 대화와 관심의 부족을 토오루는 누군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점과 자신을 애정으로 보살펴준다는 점에서. 대화와 관심의 부족을 충족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눈이라는 소재를 통하여 인물들의 성격을 보여주고 있다. ‘토오루는 눈을 좋아한다. 온 거리가 일시에 평소와 다른 표정이 된다. 밟아 다져진 눈을 다시 밟을 때, 신발 바닥이 뿌득뿌득 내려앉는 느낌도 좋다’  와는 반대로 시후미는 ‘ 길의 눈은 싫어. 그게 말야, 녹을 때 지저분하고 기분도 울적하지 않아? 라고 말한다. 아이들은 눈을 좋아한다. 아이들에게는 넘어져서 아프다거나 치우느라 힘들겠다 라는 그런 생각은 없다. 마냥 눈이 좋아서, 친구들과 놀고 싶을 뿐이다. 하지만 어른들에게 눈은 골치 덩어리가 된다. 잘못 디뎌서 넘어지면 허리디스크로 고생할 수 도 있고, 미끄러질까봐 속도 조심하고, 사고가 자주 일어나 길도 막힌다. 그리고 눈이 내리고 난 다음에 며칠이 지난 후 지저분함을 알정도로 인생의 쓴맛도 안다. 눈이라는 제재를 통해 새하얀 눈을 좋아하는 토오루의 아이 같은 천진난만함을 보여주면서  어른인 시후미의 이성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감정적인 토오루와 감정과 이성을 다룰 줄 아는 어른여자 시후미, 둘이서 균형을 이뤄나감으로써 이들의 사랑이 더 견고해 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빨간 피아트 팬더. 키미코와 코우지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계기가 된 것이 바로 이 빨간 자동차이다. 이 빨간 자동차는 코우지와 키미코가 처음 만난 계기를 주는 것 뿐 만 아니라, 키미코 의 성격을 말해준다. 키미코에게 이 빨간 자동차가 아닌 보통 돈 많은 아줌마들의 검은 세단 차 는 어울리지 않는다. 이 자그마하면서도 빨간 자동차가 자그마한 육체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새빨간 열정과 육체를 가진 키미코 를 그대로 상징하고 있다.
이 책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를 뽑으라면 나는 토오루 를 뽑겠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모든 것을 다 받치고 그 사랑을 위해 노력하는 토오루의 모습이 너무나도 좋다. 그리고 그런 캐릭터를 에쿠니 가오리님의 여성특유의 섬세하게 그려내어서 더욱더 가슴에 와 닿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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