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는 거짓말 - 한국 공직사회는 왜 그토록 무능해졌는가
노한동 지음 / 사이드웨이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업에 근무하다 보면 가끔 대관 업무(정부 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일종의 로비 활동)를 할 경우가 있습니다. 행정부처일수도 있고 산하 기관 혹은 협회 등일 수도 있습니다. 해외 사업을 할 때는 KOTRA 혹은 해당 지역 영사관 등과 미팅을 하고 이런저런 협업(?)을 수행할 경우도 생깁니다. 그런 경험을 할 때마다 해당 기관 소속의 담당자들이 무척 고생한다는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다들 똑똑한 분들이고 열심히 정진해 어려운 시험을 보고 좋은 조직에 들어왔는데...막상 얼토당토 않는 일을 하거나 조금은 무능해 보이는 행태를 보이곤 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행정고시에 합격해 중앙부처에서 5급 사무관으로 10년을 보내고 4급 서기관이 되고 나서 퇴직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입니다. 적지 않은 시간을 중앙부처에서 보냈기에 나름 그 조직의 생리와 생존 방식에 익숙해졌을 것이라 생각되는 시점에 퇴직이라니...그래도 여러 번 퇴직해본 경험이 있기에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는 충분히 이해가 갔습니다. 그런 심정으로 집어든 책에는...기대보다 더 큰 이야기가 숨어 있었습니다. 
 
저자는 충분한 지식과 경험으로 대한민국 공직 사회의 문제를 지적합니다. 거기서 발생하는 폐단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그러나 심원한 국가적 피해를 지적합니다. 게다가 경험과 현장에 기반한 현실적 개선 방안을 제시합니다. 현장을 경험한 사람만이 제시할 수 있는 방안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이 책 속에서 더 근본적인 대한민국의 단층을 발견했습니다. 지금까지 #자살하는대한민국 등 최근 고령화, 인구감소, 지방소멸 등을 주제로 대한민국의 문제점과 미래를 분석하는 책들을 다수 읽었는데 그 모든 분석의 끝은, 이 책도 마찬가지이지만 한 곳을 가리키는 것 같습니다. 그것은 바로 그간 대한민국은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근본적인 시스템 개편을 했어야 했는데 하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그 핵심에는 법과 법에 근거한 공과 사의 적절한 권한과 책임의 배분이었다는 것입니다. 
 
자율과 협상. 이게 키워드일 것 같습니다. 1960년대 군사독재정권에서 출발한 이후 여전히 한국 사회의 많은 부분은 상향식(Bottom-up) 의사 결정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현장의 의견은 매번 무시되고 기획통 혹은 재무통들이 그것도 아니면 높은 지급자 보좌 그룹이 의사결정을 하고 지시를 하달합니다. 결국 저출산도, 산업 개혁도, 국토 균형 개발도, 심지어 신규 핵폐기물 매립지나 쓰레기 소각장도 몇 년째 진척되지 않고 지리멸렬한 결과를 내고 있습니다.  
 
이제 또 국가 주도로 AI 정책 부서를 신설하고 콘트롤 타워를 설립한다고 합니다. 저자의 표현을 빌린다면 새로운 '헛짓거리'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그럴 시간에 붕괴된 기초 학문 R&D 예산에 대한 복원 및 중장기 계획을 보다 현실적으로 세우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니, 이 책을 공무원 필독서로 해서 근본적인 공직 사회 개혁이 시작되었으면 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생성형 AI 산업별 활용 트렌드 - 기술에서 비즈니스로 좋은 습관 시리즈 44
이호수 지음 / 좋은습관연구소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제부터인가 AI(인공지능)란 단어가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사용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한 단어가 삶의 언어에 녹아든다는 것은 그 대상이 실제 삶에 스며들어 다수의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빅데이터, 데이터 마이닝, 사물 인터넷 등 대규모, 다양한, 정형과 비정형 특성을 가리지 않고 컴퓨팅 기술이 진보하여 스스로 학습하고 발전된 답안을 내놓는 인공지능은 아마도 2016년 이세돌과 딥 마인드의 알파고 대국을 통해 한국 사회에 존재감을 강하게 각인시켰다고 생각합니다.

그로부터 6년이 흘러 2022년 오픈AI사가 ChatGPT를 출시했습니다. 사실 이전에도 AI는 여러 Version으로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고 있었지만, ChatGPT는 전혀 다른 차원을 제공했습니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일상적인 단어와 표현으로, 손쉽게 대화하듯이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제 사람들은 디지털 디바이스를 통해 막강한 슈퍼 컴퓨팅을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이 책은 기존 AI에서 한 단계 나아가 스스로 학습하고 질문에 답하고 요청하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생성형 AI'에 대한 산업 보고서입니다. 가장 최근의 기술들이 무엇이고 어떤 산업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으며 그러한 기술적 진보가 미래에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 설명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생성형 AI 기술 로드맵같습니다. 

AI 출현 이후 찬반이 팽팽합니다. 이로 인해 일자리 감소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보다 더 효율적인 방식으로 인간의 노동을 돕기에 인간은 보다 더 핵심적인 부분에 집중할 수 있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는 아마도 AI가 그 어떤 기술보다 빠른 속도로 진보하고 있으며 심지어 이를 개발하는 연구자들조차 그 한계를 예측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생성형 AI는 아마 점점 더 각 산업 분야에, 연구&개발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직무에 활용될 것입니다. 이는 피할 수 없는 흐름입니다.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생성형 AI가 학습하기 위해 수집한 데이터는 합법적인 것인지, 그 데이터의 소유권은 누구의 것인지. 사실 생성형 AI가 다양한 영역에 사용되면서 학습 데이터 뿐만 아니라 생성된 결과물의 저작권 이슈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논문 베껴쓰기 정도의 문제가 아닙니다. 저자 역시 이 외에 여러 가지 생성형 AI로 야기될 수 있는 문제들과 활용 가이드, 전망 등을 마지막에 제시하며 보다 인간을 도울 수 있는, 긍정적 방향을 모샙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과거에는 연말에 다음 해의 새로운 사회문화 트렌드 서적만을 읽었는데 이번에는 기술 트렌드를 읽었습니다. 아직 많이 사용해보지 않았고 조심스러워 하는 생성형 AI에 대해서 좀 더 폭넓은 지식과 관점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분들에게는, 혹은 생성형 AI와 협업을 고려하는 분들에게는 좋은 참고서가 될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독사 워크숍 오늘의 젊은 작가 36
박지영 지음 / 민음사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독사(孤獨死). 혼자 사는 사람이 돌발적인 질병 등으로 사망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현대화, 과학의 발전을 통해 의학이 발전하고 사회 보건 시스템이 개선되면서 평균수명이 길어졌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입니다. 결국 가족 및 친지와의 연결 관계가 끊기고 주거 환경이 일인 체제 혹은 공동체 환경의 소멸로 인한 개인화, 원자화된 형태에서 나타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사회병리적 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는 고독사에 대해 놀랍도록 창조적인 상상력을 보여줍니다. 마치 오징어게임 속 게임 참여 권유처럼 인터넷이란 익명성과 브이로그란 형태로 불특정 다수, 하지만 실제 삶에서는 서로 연결된 인간들의 고독사를 준비하는 모습을 생생하면서도 다소 전위적인 형태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워크숍은 사실 죽음을 준비하는 것 같지 않습니다. 어찌보면 삶이란 시공간 속에서 누구나 경험하게 되는 무의미하고 비어 있는 듯한 느낌, 즉 고독에 내성을 갖고 코어를 강화하고 훈련을 통해 견디는 이야기를 전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까지 생각해보니 고독보다 외로움에 더 가까운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잘 짜여진 스릴러 같기도 하고 놀라운 CG 하나 없는 SF 장르물 같기도 합니다. 11편의 에피소드가 마치 최근에 유행하는 OTT의 오리지널 작품 같기도 합니다. 때론 소설이 아니라 마치 여러 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영상물을 보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역시 이런 매력 때문에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찾는 것 같습니다.

저출산, 고령화, 일인가족 등의 사회적 흐름은 끝에 가서 고독사의 증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 소설 속 인물들처럼 우리 모두 고독을 견딜 수 있는 코어를 강화하고 무의미함에 대한 면역력을 높여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도 아니면 고독하지 않을 수 있도록 자신만의 워크숍을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책읽기 #독서기록 #독서노트 #문학 #한국문학 #한국소설 #고독사워크숍 #박지영 #민음사 #오늘의젊은작가 #고독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위임의 기술 - 믿고 맡기는 리더의 습관 좋은 습관 시리즈 45
김진영 지음 / 좋은습관연구소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직장에서 혹은 어떤 조직이나 단체에서 일을 하면 협업은 필수입니다. 혼자 하는 일이 아니라면 대부분은 함께 일합니다. 여럿이 일을 하게 되면 위계 질서에 따른 역할 분담이 발생합니다. 원래 회사 혹 조직, 단체는 그렇게 일을 합니다.

여럿이 일하다 보면 일이 자꾸 위로 몰리게 됩니다. 실무자들이 의사결정을 요청하다 보니 자꾸 일이 위로 가는 것입니다. 게다가 한국의 기업 문화는 관리자들이 자신들의 의사결정 권한을 권력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좋은 회사는 최대한 권한을 현장으로 보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원래 회사의 모태인 군대가 그렇습니다. 최전방에서 싸우는 현장 지휘관들이 전장에서 즉시 판단하고 결정해서 실행할 수 있어야 전투에서, 그리고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습니다. 기업도 그렇습니다.

그런 실행력을 만들기 위해 리더들이 해야 할 업무가 위임입니다. 최고 경영자부터 중간관리자까지 지속적으로 업무를 직원들에게 위임해야 합니다. 그 업무를 실행하는 그 현장의 직원들에게 넘겨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직원들도 성장하고 리더로 나아가는 책임감을 배우게 됩니다. 리더 역시 위임을 통해 자신들에게 그리고 회사에 중요한 업무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위임은 리더와 직원 모두의 역량을 높이고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입니다.

이 책은 20년 넘게 기업 현장에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조직 관리를 전문으로 하고 있는 저자가 쓴 글을 모았습니다. 사실 위임을 하기 위해서는 누구에게, 어떻게, 언제 등 여러 기술적 요령이 필요합니다. 바로 그 기술적 요령을 저자는 그간 노하우와 경험에 근거해 세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책의 미덕은 실제와 같은 여러 상황과 시나리오를 회사에서 벌어지는 대화 형식으로 제시합니다. 누구나 한 번 겪어봤을 듯한 상황을 통해 스스로 생각하고 과거의 자신을 성찰하게 하고 미래의 내가 어떤 행동과 말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합니다.

사실 위임 업무에 대해 기대를 갖고 읽었는데 후반부는 소통과 코칭 관련 내용이 제시됩니다. 아무래도 위임을 하고자 하면 직원들과 소통을 해야 하고 그들 중 일부에겐 코칭이 필요하니까 저자로서 당연히 한 책에 담을 수 밖엔 없었을 것 같습니다. 리더라면 책장 한켠에 보관하면서 실무에서 유사한 상황에 부딪힐 때 꺼내보면서 참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책읽기 #독서노트 #독서기록 #경영경제 #처세술 #자기개발 #위임 #소통 #코칭 #위임의기술 #김진영 #좋은습관연구소 #리더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팬덤 파워 - 팬덤이 흔드는 시장과 진정성 마케팅
최원준 지음 / 파지트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팬덤(Fandom)이 문화 흐름의 변방에서 중심으로 떠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소셜 미디어와 개인 방송이라는 개인 미디어를 통해 콘텐츠 발화자가 엄청나게 늘어났고 그에 반응하는 개인들의 표현이 직접적으로 발현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즉, 기존의 미디어 환경-소수의 발신자와 다수의 수신자가 존재하며 거의 일방적으로 전달-이 다수의 발신자와 수신자간의 쌍방향적 소통으로 변화되면서 팬덤 역시 커진 것이 아닌가 합니다.

우선은 영화배우, 가수, 운동선수 등이 팬덤을 통해 성공하였습니다. 원래 이들이 속한 산업 자체가 극장, 공연장, 경기장이란 팬들의 의사 표현 가능한 플랫폼을 제공했기 때문에 소셜 미디어와 개인 방송 채널 등장 전에도 팬덤 문화가 강력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정치인, 개인 방송자, 인플루언서 등이 자신만의 콘텐츠로 강력한 팬덤 문화를 이끌고 있습니다.
이 책은 본격적인 팬덤 마케팅에 관한 책입니다. 사실 많은 산업의 영역에서 자신만의 팬을 만드는 것은 매우 큰 희망이자 때론 목적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브랜드 앰배서더니 고객 커뮤니티니 하며 다양한 시도들을 했지만 사실 그렇게 성공한 경우는 많지 않았습니다. 그보다는 과거 엘지전자 제품의 놀라운 기능을 제조사 대신 알려주던 테크 블로거들, 오뚜기의 선행을 알리고 제품을 대신 홍보해주던 네티즌들 등 기획보단 우연에 의해 발생하던 경우가 훨씬 많았습니다. 아마도 그만큼 팬을 만들고 유지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저자는 팬덤 프레임워크를 제시합니다. 이 모델을 통해 팬과 팬아이콘(팬덤의 대상)이 어떤 과정을 통해 팬덤을 만들고 어떤 심리적 관계 형성을 하며 그에 따라 실질적으로 어떤 행동을 표출하는지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후의 팬덤 마케팅은 이 프레임워크를 통해 많은 실천과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적어도 이제는 팬덤에 관한 기본적인 설명의 틀이 생겼으니까요.

저자의 실제 경험과 다수의 사례가 소개되고 있지만 아직 팬덤 마케팅의 사례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건 아무래도 팬덤이란 것이 인위적인 요소보다는 팬아이콘과 팬과의 장시간 관계 속에서 형성된 것이라 그에 대한 자료와 사례들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위의 프레임워크를 통해 다수의 사례들이 수집, 분석되다 보면 분명 보다 현실적이고 실천 가능한 팬덤 마케팅 이론과 방법이 도출되고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좋은 마중물이 될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