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연두 특서 청소년문학 38
민경혜 지음 / 특별한서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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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착한 행동에는 '배려'나 '양보'의 의미보다는 '동정'과 '연민'의 의미가 더 많이 담긴다. 우리가 장애를 마주하는 시선을 늘 그렇다. ...사람들은 장애인을 볼때 불쌍함을 느끼는 것을 자신이 착한 마음을 가진 것이라고 착각한다.....그 '착한 마음'안에도 차별은 있다. 그렇다면 그 마음은 정말 '착한'걸까? ....그때 알았다. '착한 마음'은 어쩌면 '나쁜 마음'보다 더 무서운 것일 수도 있다고, 그 마음이 이처럼 무서운 것이라면 '진짜 착한 마음'은 아닐 거라고.

세상의 모든 연두 30~31쪽

이 책을 읽으면서 반성을 많이 하게 된다.

이제까지 난 측은지심으로 착한척을 해 온 사람이다.

그건 사회자 약자에게 하는 모든 순간들이 그래왔다.

순수한 배려를 하면 되는데 마음속에 안타깝다고 여겨온 것이 사실이다.

자폐아를 다룬 소설이나 드라마를 본 적 있다.

최근에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는 자폐아에 대한 전국민의 인식을 바꿔준 소중한 이야기다.

주인공 박은빈은 수상소감에서 이렇게 말한다.

영우를 이해해 보려는 시도가 조금이나마 자폐 스펙트럼을 알게 하는 좋은 경험이 되었기를 바라면서 여러분들이 좋은 말씀 많이 해주시고, 또 많이 관심 가져주신 만큼 무언가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겠습니다.

사실 제가 세상이 달라지는데 한몫을 하겠다는 그런 거창한 꿈은 없었지만 이 작품을 하면서 적어도 친절한 마음을 품게 할 수 있기를.. 또 전보다 각자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성들을 다름으로 인식하지 않고, 다채로움으로 인식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연기를 했었습니다.


제가 우영우를 마주하기로 마음먹기까지 시간이 꽤 필요했어요. 왜냐면 제가 배우로써 우영우를 어떻게 표현하는냐에 따라서 또 어떤 사람으로 여러분께 다가서느냐에 따라서 누군가에는 굉장히 큰 상처가 될 수 있겠구나 하고 많이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자폐인에 대한, 변호사에 대한 저를 스쳐가는 생각들이 혹시 저도 모르게 갖고 있는 편견으로 기인한 것은 아닐지 매 순간, 매시간마다 검증하는 게 꼭 필요했었는데요.

처음으로 제 스스로의 한계를 맞닥뜨릴 때가 있어서 그런 스스로의 좌절들을 딛고 마침내 끝낼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인 작품이었습니다.


[출처]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대상,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박은빈'의 수상소감


대부분 당사자와 가족들은 함께 공존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내 삶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그들만의 공간에 있어야 하고 그들의 가족은 죄를 짓지 않았어도 죄인처럼 '미안합니다'라는 말을 달고 살아야 한다. 대부분 사람들이 그러할 것이다. 다름을 인정하지만 내 삶엔 방해가 되지 말아줘라는 이기심?.


아들학교에서도 비슷한 친구가 있었다. 감정조절을 못하고 자기 위주로 뭔가 이뤄지지 않자 칼을 들고 각 기숙사방을 발칵 뒤집자 학교에 빠른 조치가 이뤄진다. 물론 이것은 그런 행위가 누구였던 간에 상호보호를 위함이였을 것이다.

주변 공부방을 진행하는 선생님에게 조금 시끄러운 아이로 인해서 공부를 못하겠다고 항의하는 아이들때문에 학부모들의 우려가 있었다. 그들이 참아보지 않는 것도 아니었고, 선생님이 노력을 하지 않는 것도 아니었지만 결국 그 아이는 그만두었다. 만약 내 아이가 그 옆에서 수업을 했다면 나도 불편할 수 있을 것이다. 학교 현장도 물론 마찬가지다. 아마도 이번 책의 주제는 모두가 공감하는 부분일 것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자폐아 연두가 아닌것 같다.

채아,우빈,채아라는 15살 아이들의 대화를 통해서 죽은 채아의 자폐아 오빠 채춘과 같은 반 자폐아 친구 연두를 비롯한 세상의 모든 연두들에게 띄우는 편지같다.


"세상에 모든 연두는 '미안한 친구'가 아니야. 우리도 연두들처럼 서로가 다른 빛깔의 사람들이야. 특별한 너가 아니라 서로 다른 우리가 함께 조화를 이루면 살자."


작가는 창작노트에 이런 말을 남깁니다.

"빛과 빛이 마주하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습니다. 빛과 빛이 서로에게 스며들어 더 환하고 따듯한, 더 커다란 빛이 되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습니다."


내가 생각하기엔 모두가 서로에게 다름이 아니라 스며드는 존재이길 바라는 마음에 이 책을 썼다고 생각한다.


특별한 서재 신간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기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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