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버 (양장) - 제15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나혜림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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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당신에게 행운의 편지가 도착한다.

그냥 당신이 이 행운의 편지를 받고 행운을 받고 싶으면 '만약에'라고 상상만 하면 행운이 절로 들어온다.

간단하다. 상상해 봐라.

만약에 유수한 대학에 합격한다면,

만약에 대기업에 취직해서 고액 연봉을 받는다면,

만약에 죽었던 부모님이 살아온다면,

만약에 커다란 자동차와 멋진 집이 생긴다면,

만약에 속에는 우리가 꿈꾸고 갖고 싶어서 지금 바둥거리는 모든 것들이 한방에 해소되는 것들이 들어있다.


주인공 중학생 정인에게도 그렇다.

가난한 삶 속에서 고군부투하며 살아가다 우연히 마주한 고양이 헬렌 벤 샤하르가 등장한다.

"그래. 샛별이자, 빛을 발하는 자라는 뜻이다. 라틴어로는 '루시퍼'라고도 하지."

그는 고소하고 달큰한, 외로움의 냄새가 나면 중력의 힘을 받지 않는 것처럼 사뿐히 그림자 속으로 들어와 어둠 속에 웅크린 채 누군가 자신과 눈을 마주치길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악마의 유혹은 언제나 달콤하여 손을 내밀어 악수하고 싶은 미끼들을 던진다.


우리에게도 늘 루시퍼는 내가 만약에는 상상을 펼치며 루비콘 강을 건너길 응원한다.

"신은 명령하지만 악마는 시험에 들게 하지. 선택은 인간이 하는 거야."

"우와, 악마는 민주적이구나."

정인이 킬킬거렸다.

그게 악의 무서운 점이란다. 꼬마야.

악마는 이번에도 말을 아꼈다.

달콤함에 빠져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다가 결국 선택이 인간의 몫이라는 말에 움찔한다.

조금 살다 보면 우리는 그런 것들이 반드시 민주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법구경에 어리석은 사람은 죄를 지어도 죄의 업이 익기 전에는 그것을 꿀같이 여기다가 죄가 한창 무르익은 후에야 비로소 큰 재앙을 받는다는 뜻이다. 죄를 저지른 당장에는 아픔보다는 쾌감과 기쁨이 크지만 죄의 씨앗을 뿌려놓으면 그 죄는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운 뒤 드디어 독의 열매를 맺는 법이라고 한다.

클로버를 일다 보면 마지막엔 그런 생각이 든다.
누군가 달콤함을 얻기까지 얼마나 많은 것을 희생했을까? 그만한 대가를 치렀으리라는 생각과 과연 저 부가 궁극적으로 그에게 도움이 될까 또 다른 해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 드는 것이다.

스스로가 노력하고 희생의 대가를 통해 얻어진 것들을 우리는 모든 것들이 허기가 질때면 어김없이 마음속에 '만약에'라는 풍선을 띄운다.

요행을 바라는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잡은 날 것들이 과연 나에게 이득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든다.

수없이 많은 독의 열매로 빠져나올 수 없는 때 돌아보니 그것의 내가 뿌려놓은 루시퍼였다는 것을 알면 얼마나 허무할까 싶다.

하지만 우리의 선택이 늘 나쁘지 않아서 다행이다.

많은 루시퍼들은 많은 미끼들을 던지며 시험에 들게 하지만 잠깐의 맛을 본 우리는 결국 내 영혼까지 팔고 싶지 않은 경험을 비축하며 싸워나간다.

그래서 경험이 중요하고 나이 듦이 나쁘지 않다고도 생각한다.

경험이 많고 나이 들었다고 해서 방관할 것은 아니다.

언제든 내가 약해질 때면 조용히 다가와 '만약에'라는 주문을 걸라고 할 수 있다.

흔들림 없는 나를 위해 늘 겸허한 자세로 자신의 삶을 선택하라고 어린 정인이 우리에게 알려준다.

청소년들과 어른이 함께 읽어도 좋은 책으로 추천합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기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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