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파 - 조선의 마지막 소리
김해숙 지음 / 다산책방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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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판소리는 고유의 민속음악이지만 그 역사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서편제를 통해 판소리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안숙선, 송소희와 요즘 핫한 박애리님등을 통해 이어져온다.

그 분들만 있었겠는가?

금파라는 책을 통해 나는 새로운 것들을 알게 된다.

고등학교때 판소리 6마당을 정리했다고 열심히 외우기만 했던 신재효란 분이 고창에 동리정사라는 곳을 세웠다고 한다. 축적된 재산을 바탕으로 전국의소리꾼을 모으고 가르치고, 양반과 서민들의 판소리를 중개을 위해 교육하는 역할까지 수행하던 곳이라고 한다.

또한 여류명창 진채선을 발굴하고 그 다음을 이어 금파라는 여인이 바로 이 글의 주인공이다.

아무리 뒤져봐도 진채선 외에는 금파의 사진한장 남아있지 않고 출생연도와 사망연도마저도 불분명하다.



달비를 태우다.

오직 소리가 좋아 그걸 위해 김세종을 찾아간 금파는 목소리는 고왔으나 기교가 심했다. 그런 그녀는 당대 최고 여류명창이였던 진채선의 달비를 선물받으며 그녀와 같은 명창이 되기를 바라는 스승의 말에 반기를 들며 달비를 아궁이에 던져버린다.



"엄니, 내가 누군지 아시요?

"내 딸이라면서?

여기까지 왔으니 살아남아야겠지요?

죽으러 가냐?

"그래야 할 것 같아요. 죽어야 살 것 같아요."

"한 번 죽어서 오래 살 것 같으면 죽어야지."

"죽기 위해 달비를 태웠소. 나는 나요. 누구의 뒤를 밟지 않고 오롯이 나로 남을 거요."



달비를 태우는 장면대화에서 그녀의 성격을 알수있다.

고종때 협률사 공연에 참가하고 원각사 창극공연에 참가하여 춘향전에서 춘향보다는 자기 의지대로 말과 행동을 하는 월매역을 하며 무대에 올라 그녀에 대한 악의적인 소문을 좋은 공연의 소문으로 덮어버린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판소리가 아닌 신파극 을 경시총감은 부와 명예라는 이름으로 회유한다.



"15살에 관기가 되기 전부터 저는 소리로 살았습니다. 판소리는 남녀의 음역이 없습니다. 소리를 할 때면 저는 남녀를 벗어나 오롯이 한 사람이 됩니다. 죽을 때까지 소리와 함께 살다 죽고 싶습니다."



"신파극의 주인공이 된다고 해서 소리를 못하는 게 아니야. 종연이 없을 때는 판소리를 하면 되잖나?"



"판소리으 좋은 점은 대목대목을 나눠 판을 만들어 소리하는 점입니다. 한 사람이 여러 대목을 하면서 소리 그림을 만들어내지요. 춘향이 대목에서는 춘향이가 되고, 울매 대목에서는 월매다 되지요. 판이 벌어지지 않으면 소리도 무용합니다."



"형태만 바뀌는 것이네 . 소리 대신 연기를 하면 되는 거지. 아니면 중간중간 소리를 넣어도 되지. 그러면 신세가 발뀐다는데 그래도 싫은가?"



"저는 소리하는 사람들의 처지를 바꾸고 싶었습니다. 멸시와 조롱이 일상이 되는 생활에서 존경의 대상이 되고 싶었습니다. 저만 처지가 바뀌는 것은 그동안 열심히 살아온 소리꾼들의 흔적을 없애는 일입니다. 숱한 날을 같이 고생했으니 그들에게도 시회를 주셔야 합니다."



"거창한 걸 생각하는 군. 소리꾼들의 삶이 한순간에 바뀔 수는 없지. 그런데 말이야. 금파 자네의삶은 지금이라도 마음만 먹으면 바뀔 수 있네. 난 다 필요없네. 그저 인기를 끌고 돈을 벌어줄 사람이 필요하네."



"거절하겠습니다." (금파 235~236쪽)



오직 소리길만 살아온 그녀는 충분히 마음만 바꾼다면 부와 명예를 거머쥘 수 있을만큼 능력이 있다.

하지만 그녀는 처음과 끝이 같은 사람이였다. 마지막엔 홀연히 사라져 장터에서 소리꾼으로 살아간다고 설핏 나오지만 아마도 끝까지 그것을 고수하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시작한 그길에 또 다시 모든것을 버렸다.



아직도 우리 삶에서 늘 사명과 의무를 선택해야하는 길을 우리도 살아간다.

의무감에서 나온 행동은 부정적 결과에서 스스로를,오로지 스스로만을 보호하려는 행동이지만, 사명감에서 나온 행동은 자신과 타인을 드높이기 위한 자발적 행동이다.

금파는 판소리라는 것을 지키기 위해 사명감잇게 자기 길을 걸어가는 것을 보며 우리에게 사명감이 무엇인지 시사해준다.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금파라는 인물과 판소리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하고 이 작품이 드라마로 나와도 괜찮다겠다는 생각이 든다. 시대극으로 나와 다시 한번 서편제와 같은 바람을 일으키면 어떨까하고 생각해 본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제공받아 개인적 의견을 서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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