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의 일 (양장)
이현 지음 / 창비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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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무척 궁금했다. 아몬드의 손원형작가인가?라고 혼자 생각하며 읽는다.

초반에는 외상으로 인한 정신과 상담을 받는 여고생인가하며 시큰둥하게 읽는다.

다시 책 앞표지를 보면서 #청춘 #첫사랑 # 성장 #치유라는 해시태그를 보면서 청소년의 사랑이야기인가보네하며 경솔하게 읽는다. 하지만 은기가 등장하고부터는 사건이 다른 방향으로 전개된다.

은기는 1살많은 남자아이이다. 하지만 어느날 짖궂은 남학생들이 뿌린 SN에서 그가 친부를 살해하고 가정폭력으로 인한 사망사건에 대한 최초의 정당방위 인정으로 판결이 났던 A군이였던 것이다.

이제 둘 사이에 서서히 분홍빛 사랑이 시작된 시기였다.

많은 말들이 있었다. 은기가 사라진 자리에서 기어 나오는 말들, 은기를 파먹는 말들.209

그 순간 나는 또한 알았을 것이다. 박인석인가 뭔가, 내가 은기에게 물을 수 없었던 것들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인간은 왜 어째서 모르면 좋을 것을 그냥 덮어 두지 못할까.
나는 그것을 물으면 은기가 뒷걸음치리라는 것을 알았고, 그래서 은기에게 묻지 않았다. 하지만 내 마음은 내내 묻고 있었던 것이다. .....
정말로 치명적인 것은 거대한 모습을 하고 있지 않다. 이름 모를 바이러스나 천박한 호기심 같은 것들은.나는 보기 좋게 덫에 걸렸다. 컬컥. 그리하여 은기를 물어뜯을 괴물을 상자 밖으로 풀어 주었다. 210

호정은 국가대표선수였던 아빠엄마 사이에서 우연히 생겨버린 아이였다. 그들은 어린딸을 할머니와 삼촌,고모밑에 놔두고 중국에서 사업을 실패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만두가게를 시작했다. 어린시절 너무 그리워 7살에 지하철을 타고 몰래 찾아갔던 가게에서 엄마아빠의 보살핌보다는 걱정끼치는 천덕꾸러기였고 처음으로 친구를 데려간 날에도 친구들 앞에서 자랑스러운 딸로 비춰지지 못했다. 하지만 늦둥이 여동생 진주가 태어나서는 엄마가 집에 있고, 아빠는 호정에게 손목이 나갈정도로 너를 위해 만두를 빚는 아빠라는 잔소리지만 진주에게는 다정한 아빠를 보면서 진주집은 행복한데 호정집은 편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학원은 다니지 않고 인강으로 공부를 해나가는 소녀이다.

비참하다는 말을 모른다고 해서 비참한 마음을 모르는 것 아니었다. 말보다 마음이 먼저 생겨났을 것이다. 239

엄마 아빠가 보고 싶었다. 그래도 꾹 참았다. 울어서는 안될 것 같았다. 거기에 내가 울어도 되는 자리는 없었다. 241

그런 호정에게 은기가 제일 좋아한다는 만두를 함께 먹을 만큼 용기를 내보지만 나중에 울면서 자신은 만두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그런 호정을 안타까와 하는 은기는 듬직한 사람으로 다가왔던 시기에 그 일이 벌어지자 내일부터 자전거를 두고 호정과 함께 등교하자던 은기는 자전거를 둔채 학교를 떠난다.

친구란 그런거였다. 무엇을 좋아하는 지만큼 무엇을 아파하는지도 잘 아는 사이 그러니까 치명적인 위험이 잠복해 있는 사이.253

그때부터 호정은 먹는 것도, 자는 것도 시원치가 않다. 그러다가 자전거를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에 비겁한 친구를 흠칫 때려준 후 그를 찾아나섰다가 그의 집 근처에서 잠이 들다가 발견되어진다.

사람은 어째서 자신의 마음을 모를까? 그 무엇보다 온전한 제것인데.287

그녀의 병명은 우울증 삽화였다.

우울한 기분, 거의 모든 활동에서 흥미와 즐거움의 상실, 체중변화,수면장해, 불안, 초조, 피로, 에너지상실, 죄책감을 동반하며 사회적,직업적, 또는 다른 중요한 기능 영역에서 임상적으로 심각한 고통이나 장애로 나타난다.

겉으로 아무렇지도 않아보이지만 그녀는 어릴 적부터 이런 증상들을 감추며 살아왔다가 은기라는 친구를 통해서 우울증이 발현이 되고 그녀는 치료를 받으며 회복해가려고 한다. 그렇지만 해결해 할 일있다.

은기에게 가서 사과를 하고 싶은 것이다.

은기는 엄마때문에 아들이 학업을 중단하는게 안타까워 복학을 했다가 불미의 사고로 돌아갈 곳이 없게 된다.

소년에게 돌아갈 곳이 있을까?

그가 애완동물가게에서 일한다고 간 곳에서 그들은 조우하며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준다.

마음의 상처도 눈에 보이면 좋겠다.

그러면 어디를 어떻게 다쳤는지 볼 수 있을 텐데.

곪아 가고 있다는 것도.

아물어 가고 있다는 것도.

상처는 결국 흉터가 되겠지.

이따금 흉터로 인해 상처의 기럭이 되살아나겠지만,그래도 더 이상 아프지는 않겠지.334
아이들을 다 보듬지 못한 교육자의 현실을 선생님은 카톡프사로 대신한다.

끝내하지 못한 말들과 함께 야신스꽃 사진이 있다.

히야신스의 꽃말은 미안하다라고도 하고, 사랑이라고 한단다.

결국 주인공 호정이든 ,은기든, 친구들과 선생님 그리고 그들의 부모님들이 서로에게 말하고 싶었던 것은 미안하다, 하지만 사랑한다였는지도 모른다.

중후반부가 더 가슴 아팠던 호수의 일을 읽고 나서야 작가가 쓴 손편지를 다시 보게 된다.

호수의 일은 손글싸로 쓴 이야기였고 쓰는 일은 언제나 어렵지만 그대를 위해 쓴글이라고 적고 있다.

그대에게

처음부터 호수의 일은 그대에게 쓰는 편지였는지도 모르겠네요.

어쩌면 모든 이야기는 결국 그대에게 쓰는 편지일른지도요.

캄캄한 새벽 홀로 호수를 걷고 있는 그대에게,

어둔 저편의 그대가 그대에게

우리 사이의 호수는 꼬 멀어서 서로의 얼굴을 알아보긴 어렵습니다만, 그래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대가 거기 있습니다. 우리에게 서로가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대. 거기 있어 주어서.

여기까지 읽고 나니 블러그에 표시가 뜬다.

작가는 바로 우리들의 스캔들 푸른 사자 와니니 등을 쓰며 성장하는 이들의 마음을 세밀히 살펴 온 '이현'작가입니다.

그리고 출간본의 사진이 뜬다.

이제야 그 섬세함을 이해할 수 있겠다.

첫사랑의 설렘, 가족, 친구와의 갈등과 외로움등 우리 세대와 다르지만 같은 감정을 갖고 살아가는 이 시대의 청소년들 뿐 아니라 모두가 함께 읽으면 좋을 책 [호수의 일]을 추천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서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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