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우의 집 - 개정판
권여선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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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학상, 한국일보 문학상 등을 수상작가 권여선의 세번째 장편소설. 큰 길 곁으로 골목마다 채국채국 집을 지어 머리를 치켜든 다족류 벌레처럼 보이는 삼벌레고개. 그곳은 사람이 토우가 되고, 토우가 사람의 집에 들어가 살다가, 캄캄한 무덤이 되어버린 '토우(土偶)의 집'이다.

소설 <토우의 집>의 주 배경인 '삼벌레고개'는 삼악산의 남쪽을 복개하면서 산복도로를 만들고, 그 시멘트도로 주변으로 지어진 마을과 그 골목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제집 사는 사람, 전세 사는 사람, 월세 사는 사람'들이 모인 마을, 주인공 '안 원'에게는 언니 '영'과 동생 '희'가 있다.

이 세 자매는 주인집에 세들어 살고 있으며, 주인집 아들 '은철'이와 마을의 비밀을 조사하는 스파이가 되기로 한다. 하지만 원이의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사라지고 '감옥에 갇혔다는' 소문이 무성히 돌았으며, 아버지는 세 아이들의 이름처럼 영원히 돌아오지 않았다. '인혁당 사건'을 연상케 하는 이 소설은 '토우가 되어 묻힌' 사람들의 자리, '토우의 집'이다.

(출판사 책소개중)

삼악산 삼벌레고개에서도 계층이 달리 살았고 그 계층내에서도 서로간의 이익과 입맛에 따라 파벌이 조성되는 광경을 본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고 오늘의 동지가 내일의 적이 되는 그렇고도 그런 평범한 사람들 속에서 국가 또한 자기식구들을 위해 적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소설속에서 은철과 새로 이사 온 원은 스파이놀이를 하며 이름을 물어보고서는 그 이름에 주술의 힘을 빌어 저주를 내린다. 이름을 모르면 모르는데로 별명을 붙혀 그에게 저주를 내리는 아이들.

그러다가 원에게 새로 생긴 인형인 희를 동생이라 지칭하며 잘못을 한 원에게 아버지의 벌을 받던중 마음속 분노로 아버지에게 저주를 내린다. 안덕규 도둑깽이..그놈에게 독약을 먹일 테다....

소설속에서 경락침과 마사지를 하던 원의 아버지는 가족이 소풍을 가려던 날 잡혀가더니 죽은채로 돌아온다.

평범했던 한가족과 아이에게 그저 한 글자인 편안할 安자라는 漢子마저도 편하지 못했고, 자신의 저주로 일상이 깨졌다는 생각에 괴로워한다.

30-50대의 평범한 가장이였던 인혁당 재건위 사건에서 8명이 모두 사형을 당하고 32년후 재심을 통해 2007년 1월23일에 그들의 무죄가 선고되었다.

국가의 공권력이라는 폭력에 이일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건들에 사형과 고문,그리고 긴 장기수감으로 인해 고통받는 자와 그의 가족들의 사람다운 삶은 결박당하고 결국 토우처럼 묻혀버리고 옛이야기의 슬픈 인형이 되어버린 존재가 되어버리고 만다. 하지만 토우가 되어버린 그들의 아픔을 누가, 어떻게 달래줘야 하는 가는 이런 이야기들을 통해 잊지 않고 기억을 하며 다시는 그런 토우가 나오지 않도록 우리가 항상 기억하고 그들과 연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 두번째인 권여선작가님의 작품을 항상 한번 더 읽게 하는 힘이 있다.

그리고 늘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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