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질 때마다 이기는 법을 배웠다 - 퇴진 요정 김민식 피디의 웃음 터지는 싸움 노하우
김민식 지음 / 푸른숲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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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러분은 언론인이 될 거에요,

용역깡패가 될거에요?"​

돈 받고 힘센 자의 뒤를 봐주고, 돈 받고 약한 자를 괴롭히는 사람은 용역 깡패와 다를 게 없다.

정권의 하수인이 되어 권력의 눈치를 보고 재벌 대기업에 돈 받아 서민들을 속이는 사람,비리 공범이자 용역 깡패.



돈 한푼 안 받아도 좋으니, 옳은 일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어야 좋은 기자가 된다. 월급 받으러 MBC에 다니는 게 아니라 재미난 프로그램 만드는 보람에 다녀야 좋은 피디가 되고,돈보다 일을 더 사랑하는 사람이 진짜 언론인이다 방송인이다.



결국 인생의 모든 문제는 하나로 귀착된다.

'어떻게 살 것인가?'



인생에서 돈보다 재미가 더 소중하다.

누구나 부러워하는 최고의 언론사에 다니고 싶지,모두가 정권의 부역자라고

손가락질하는 회사를 다니고 싶지는 않다.

차라리 돈없이 즐겁게 사는 편을 택하지,

도덕적으로 타락하고 부패한 조직의 일원이 되고 싶지는 않다.



딴따라가 왜 싸움을 택했냐고?



일하는 용역깡패로 사느니 싸우는 언론인이 되는게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였으니까.

본책 79쪽



한국외대 통역대학원을 졸업하고,1996년 MBC공채로 예능피디로 입사후 뉴논스톱과 내조의 여왕등을 연출하다가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2012년 무려170여일간의 MBC노조부위원장을 맡으며 대기발령과 정직6개월의 징계로 속되게 권력의 용역직원이된 수뇌부들과의 피할수 없는 싸움을 시작하면서 그의 주특기인 '웃음 터지는 싸움'을 작당하면서 날마다 쓴 글을 모아 베스트셀러작가가 된다.

'어차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대라면,그냥 이렇게 살아도 되지 않을까?'

양심도 사역동물이다.

끊임없이 단련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편안함을 갈구하고 무기력하게 늘어진다.파업은,늘어진 말을 일으켜 세우는 채찍질이다.때로는 싸움을 통해 잠든 양심을 깨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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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방식으로 싸움을 진행한다.

"MB낙하산 김재철은 퇴진하라'는 구호가 적힌 조끼를 입고 꼴찌를 목표로 시작하는 마라톤을 뛴다.가장 빨리 뛰다가 꼴찌가 되어 그 구호를 최대한 많이 노출한다는 전략이다.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한 싸움도 있으니깐.

대선직후 바뀌는게 너무 무서웠을 동료들과 국민들의 태도를 보면서 레미제라블을 본다.

"똥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한이 있어도 반드시 살아남아야 한다.살아서 이 깜깜한 수로의 끝까지 가본 사람만이 빛을 만날테니까"127

내일이 오면 세상이 바뀔까?

중요한 건 일단 내일까지 살고 볼 일이라는 것이다.



나와 선배들이 궁금했던 내용이 있었다.

왜 공동체가 파멸하고 개인주의화되면서 가기검열을 하는 시대를 호흡하는 답답함은 어디에서 기원할까?

책속에서 답을 찾는다.

2008년 세계 경제위기이후 기업과 정부가 확산시킨 파괴의 경제학이라고 이름 붙힌 정책이다. 민주적 책임의식을 저버린 엘리트들이 주도하는 체제로 입으로는 성장과 일자리를 떠들어대면서도, 부도덕한 테크노크라틀들과 폭력적인 권력가들의 보호하에 공공 영역에서 피를 빤것이다.



그때의 숨막히는 이유를 알게되지만 한번 고장난 시계에 엉클어진 우리들은 다시 돌려놓기위해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는것들이 많다는 생각에 버거워진다.



하지만 김민식피디는 생각이 다르다.

"공공재를 지켜야 한다.

돈없고 힘없는 사람들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가 공공재여야 한다.

지금 이 순간에고,무너진 공영방송을 살리기 위해 힘쓰는 모든 사람을 응원한다."



비록 가는 길이 고통스럽지만

그의 다짐에 든든해진다.



"불의를 피해 달아난다면,훗날 스스로를 마주할 수 없을 것이다."

"수많은 '을'들이 행복한 세상을 꿈꾼다. 그런 세상을 위해 내가 싸움의 과정에서 배운 것을 나누고 싶다."



군부나 독재자 같은 악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 시대이다.

싸우기 힘든 시대,기왕에 싸운다면 재미있어야 한다.

이때 핵심은 '싸움'이 아니라 '재미'다.

평소에 재미나게 사는 연습이 필요하다.

대의명분에 매몰되어 거룩한 의미만 쫓기보다 소소한 재미를 챙겨야 한다.

즐겁게 일하는 사람이 싸울 때도 즐겁데 싸울 수 있다.



운동이란 결국 나를 확장해 더 나은 세계로 나아가는 일이다.

나의 신념을 어떻게 확장할 것인가,

관건은 내가 하는 일이 재미있어야 다른 사람고 보고 함께한다는 것이다.236쪽



그는 똑똑하고 즐겁고 무모하게 보이지만 감정적이고 합리적이며 심장이 뜨거운 사람임이 틀림없다. 대나무같다고 해야할것같다.

아마 김민식피디의 적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보면 화가 나는데 웃음이 터질것같다.



책을 읽는데 가슴까지 시원한 탄산수를 마신 느낌이다.

하지만 코끝을 톡건드리는 곳에선 눈물이 난다.

이분과 함께라면 나도 신나게 싸울수 있을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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