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화를 자주 내요 - 번아웃(Burn-out)된 여자들의 감정 읽기
이모은.신호진.장성미 지음 / 프로방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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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이가 들어 지금의 삶을 돌아보면 미래의 나는 지금의 나를 어떻게 말하고 있을까요.

궁금증이 생긴 것은 지금 보니 결혼 전 출산 전후 나의 모습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남편은 13살 아들에게 말합니다.

예전의 엄마는 정말 이해심이 많고 아빠의 이야기를 잘경청해줬는데 너무 변해버렸다고.

속으로 웃습니다. 

'내가 변하고 싶어서 변한게 아니라 변하지 않으면 살 수가 없어서 그렇지.'

언제부터 변하기 시작했을까.

책의 제목처럼 내가 화를 자주낸 건 언제부터였을까?

아픈 엄마의 딸노릇, 시부모님에게 좋은 며느리노릇, 남편 정신적,신체적 힘듬을 받아주는 아내노릇, 일에서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직장인노릇, 그리고 마지막으로 엄마노릇.

40초반이 될 때 쯤 나는 모든 에너지 소갈로 몸과 마음이 노릇노릇해져버렸다.

일하고 나오면서 운전을 하고 집으로 향하다가 길가에 차를 세워놓고 펑펑울고 말았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행복한가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과 잘하는 일은 무엇일까

내가 가고 있는 길이 맞는 길인가?

어릴때 해결하지 못하고 그저 시간에 맡겨 지내왔던 나의 존재감에 대한 질문을 다시 마흔줄에 다시 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제도교육속의 병폐인가 아니면 나의 주도적이지 못한 삶의 자세 문제인가

시험이 없어지고 이 다음에 45살을 넘기려면 이런 준비와 이런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는 틀이 있다면 해나갈 것 같은데 온통 모든 인생의 살아감이 내 손에 달린 것이 버거웠다.

내 삶도 버거운데 역할을 해내야 하는 노릇들이 사방에 널려 있는 것이다.

그 때부터 나 찾기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같다.

시공이 허락하는 한 배울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배워 나갔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찾고 싶어서.

내가 가질 수 있는 모든 언어를 입으로 쏟아내기 위해 친구와 등산을 했다. 불만을 다 털어내고 나면 긍정샘물이 쏫아날 것 같아서.

이제까지 괜찮아, 다 이해해, 나 아프지 않고 건강해, 너에게 더 큰 힘이 되어 줄께라고 말해주던  남편에게 반대로 말한다. 

그렇게 말하고 행동하면 난 괜찮지 않아. 나는 당신의 엄마가 아니다. 나는 당신의 나쁜 감정을 담는 쓰레기통이 아니다. 너의 모든 것을 담기 위해 난 지금 화산처럼 속에서 화가나서 언제 터질지 몰라. 많이 아파.마음이.

내가 힘들다고 말하면 너가 더 힘들어할까봐 차마 맽지 못했어. 더 힘들어 할까봐. 그런데 아니야 나도 지칠 때 위로받고 싶고 기대고 싶다고 말했다.

달라진 나를 남편을 적응하지 못했다. 그저 큰 그릇처럼 담아주던 아내가 눈이 가재미가 되고 입에선 탄산수처럼 톡톡 거친말들이 튀어나오니 당연한 것이다.

올바른 노릇을 하기 위한 배움이 부족한 것이었다는 것을  시간이 지나면서 배우게 된다.

아..이것도 연습이 필요하고 함께 성장하기 위해서 그리고 건강한 가족을 위해선 노력이 필요하구나라는 것을 아이를 기르면서 배워나가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나는 육아를 하면서 어른이 되고 진정한 나를 찾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30년을 산 것보다 아이를 기르면서 다시 성장하면서 내가 몰랐던 나를 하나하나 끄집어 내서 재정립해나가고 있다는 것을 아는 순간 감사함을 느낀다. 아~ 내 속에 이런 내가 있었구나.

제대로 개지 않고 장농에 짚어넣은 옷을 모두 다시 꺼내서 다시 정리하듯이 내 감정과 행동을 조금씩 정리하기 시작했다. 버릴 것은 버리고 제대로 개기도 하고 구겨진 것은 다림질하고 옷걸이에 걸 만한 자존심을 지키는 감정은 우선적으로 걸어두고 계절별 옷정리처럼 내 감정들을 때에 맞춰서 크기에 맞춰서  하나하나를 정리해 나갔다. 

그 과정에서 느낀 것은 꺼내 놓은 내 감정들을 자세히 들여다 보는 것이었다.

사연있는 옷을 보며 웃기도 하고 펑펑 울기도 하면서 나를 알아가는 시간들여서 소중했다.

지금은 그나마 잘 정리가 되어서 평탄하지만 힘들때면 다시 더러워진 옷장을 쳐다보듯이 내 마음을 본다.

또 맘대로 살고 있군.

하지만 처음보다 달라진 건 감정을 정리하는 습관에 요령이 생기고 훨씬 더 능숙하게 다룰 줄 안다는 것이다.

예상치 못한 일들을 만나면 정리 달인과 같은 좋은 책들과 사람들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아내가 화를 자주내요를 읽으면서 좋은 시간을 가지게 된다.

마지막 장에서 맘큐처럼 내 마음 속에 감정의 메시지를 읽고, 감정을 관찰하고 이해하고 좋은 감정을 습관화하는 생활을 해나간다면 내가 행복하고 가족이 행복하고 사회가 건강해지는 부메랑같은 효과가 있을 것같다.

좋은 책 덕분에 나를 정리할 수 있는 좋은 계기를 갖게 되어서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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