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페어 - 사법체계에 숨겨진 불평등을 범죄심리학과 신경과학으로 해부하다
애덤 벤포라도 지음, 강혜정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어제(부터 오늘 새벽까지 이어진) 인사청문회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을 뻔...'했다가 자정부터 텐션이 올라갔다.



내가 흥미롭게 본 것은 십여 시간 전 자기 발언을 뒤집는 음성파일이 나왔음에도 윤석열 후보자의 안색이나 자세가 그리 흐트러지진 않았다는 점이다.



이건 좋게 볼 수도 있고 나쁘게 볼 수 도 있는데, 어쨌든 그의 캐릭터를 잘 보여주는 장면이었던 것 같다.



그래도 윤석열 후보자는 검찰총장에 임명될 것 같다. 그 장면이 문제적이긴 한데, 결정적 한 방이라기엔 부족해 보인다. 만약 다른 건이 또 터진게 있었다면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겠지만.



그리고 안대희 이후 최고 셀럽 검사인 윤석열의 대중적 인기, 문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상 낙마 확률은 매우 낮다.



다만 중앙지검장 등 검찰 요직 인사는 애초 그림이 약간 바뀔 수도 있다고 본다.



다들 윤석열 후보자가 검찰총장이 될 것라는 전제로 '진짜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내다보는데 맞는 말이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이제 윤석열과 검찰은 세 가지 프레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1. ‘적폐청산’vs ’정치탄압‘구도

2. ‘개혁을 뒤엎으려는 검찰의 역습’vs ’살아있는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는 엄정한 수사‘ 구도

3. ‘경제 정의 실현’vs‘정권 의중에 따른 기업 손보기’ 구도



그가 중앙지검장으로 재임한 지난 2년은 1의 프레임이 대부분이었다. 돌파가 어렵지 않은 프레임이었다. 정권 초 의 사정(司正)은 인기가 있기 마련인데다가 박근혜, 이명박, 양승태라는 세 사람에 대해선 별 말을 할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형평성, 거친 수사 스타일 등이 간혹 도마에 올랐지만 대세를 흔들 정도는 아니었다. 3 역시 비슷한 이유로 지금까지는 별 문제가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 1은 꺼리가 점점 줄어들고 2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3 역시 최근 경제상황과 일본 문제가 겹쳐진다면 여론의 변화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 후보자는 인사 청문회에서 '25년 검사 인생 동안 법대로 일 했다'고 강조했다. 내가 알기로 그는 박근혜 정부(촛불 국면까지 보면) 3년 6개월 정도 고생했지만 그 시기를 제외하면 항상 잘 나가고(?) 인정 받는 검사였다.



물론 검찰총장 후보자 지명을 위한 인사검증을 수락했을땐 향후 2년에 대한 나름의 그림이 있었겠지. 그림 대로 안 되는 것이 세상사지만...건투를 빈다.」



의제와전략그룹 정책경제실장 윤태곤님의 7월9일자 sns내용이다.



검찰총장 후보자 지명을 위한 인사검증이 한창인 국회가 떠들석하다.

왜 우리는 검찰총장을 임명에 대해 혈안을 올리는가?

다른 검찰총장에 비해 법앞의 평등과 공정을 달성하기 위해 과거 그의 행적을 사람들은 높이 평가하고 그로 인해 사법제도의 개혁과 검찰의 중립성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중립성을 기대하게 될까?

그말은 거꾸로 뒤집어 보면 중립성을 기대하지 못한 일련의 사건들을 부지기수로 보아오고 거기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져 소위 말하면 국가의 기강이 무너지고 법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일종의 부정직 문화의 확산으로 국민들의 법감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현대사회를 거쳐오면서 우리는 이런 국민들의 법감정과 다른 판결들을 많이 봐왔다.

우리나라 법체계는 미국식 영미법계가 아니라 대륙법계를 따르고 있다.

하지만 책에서 나오는 불평등성은 우리에게도 드러나는 점이다.



unfair에서는 총4개의 파트로 사법체계에 숨겨진 불평등을 범죄심리학과 신경과학으로 해부하고 있다.

1부 수사에서는 우리가 기준으로 삼는 꼬리표 피해자, 위험한 자백 형사,범죄자의 심리 피의자

2부 판결에서는 규칙을 위반하는 검사, 제눈에 안경인 배심원, 기억의 변질인 목격자,거짓말하는 방법 전문가, 심판인가. 선수인가하는 판사

3부 처벌에서는 눈에는 누,이에는 이 대중, 영원한 감금 죄수

4부 개혁에서는 우리가 극복해야 할 도전, 우리가 할 수 있는 미래를 설명하고 있다.



모든 곳에서 사람을 본다.

피해자,검사,형사, 판사,배심원,목격자 그리고 일반대중을 포함하여 우리 안의 타인을 판단하는데 얼마나 불완전한지 철저하게 깨닫게 하고 그런 무의식적인 편견과 그것이 악용되는 사법제도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한다.

저자의 광범위한 과학적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자신의 관점을 뒷받침해주는 설득력 있는 주장에 인간의 머리로 만든 사법제도가 실제 관행에 있어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통찰력있게 말해주고 있다.

책을 읽고 사법제도에 대한 이해가 바뀌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정의에 대한 생각은 더욱 확고해진다.

그렇다면 절망스럽기만 할까?

해결방법은 없을까? 꼭 부정적인것만은 아닌 듯하다.

조직원리로서 책임을 전적으로 제거하면 어떨까?

대신에 범죄를 공중위생 문제처럼 다루면 어떤가?

즉 모두가 함께 물리쳐야 하는 하나의 전염병으로 다루면 어떤가?

누가 정말로 비난을 받아 마땅한가를 가려내려고 시간을 허비하는 일을 그만 두어야 한다.

선하든 악하든 이성적인 행위자의 존재를 기정사실로 간주하는 버률,관해, 신념등이 복잡하게 뒤엉킨 지금의 현실을 똟고 나갈 빠르고 쉬운 길은 없다.

결국엔 사회 해악을 바로잡고, 범죄자들을 갱생시켜 사회복귀를 돕고, 다른 이들이 비슷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독려하고, 애초에 범죄를 야기하는 환경들을 개선하는 일에 집중할 것이다.



우리는 경찰관,판사,배심원등의 작업세 흠집을 내는 실수, 편견, 부정직한 행동가운데 우리가 밝혀낼 수 있는 비율을 아주 미미하다. 그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들 대다수는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조차 결코 알지 못할 것이다. 만약 알아낸다고 해도 문제를 바로잡을 기회는 극도로 제한되어 있다. 사람들이 자신의 권리를 알지 못하는 경우도 빈번하고, 고소와 항소를 제기해줄 유능한 대리인이 충분치 않고, 문제를 해결하도록 판사를 설득할 확고한 증거가 없는 경우도 많다.393



범죄예방으로 자원을 옮겨야 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가장 강력한 근거는 아주 단순하지만 공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작가는 마지막으로 말한다.

우리는 인간행동에 대해 선조들보다 훨씬 많은 것을 알고 있다. 문제를 추적하고 대처하고 예방할 놀라운 기술들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우리는 수백만 대중에게 영향을 미칠 행동들을 조직할 강력해진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휘어주지 않는 한 역사의 활궁은 정의를 행야 저절로 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을 읽는 것은 다행이다.

우리는 그들에게 우리가 알지 못한 법의 세계를 공권력이라는 권위를 부여해주며 세금을 내고 그들의 판단에 모든 것을 위임하며 신뢰해왔다. 하지만 그들의 권력이 선량한 국민을 향해 칼을 돌리고 무지에 대한 침묵으로 자신의 기득권을 유지하는 것을 철저히 막아야하고 주시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공부하고 늘 깨어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로 저자의 언페어는 소중한 자료가 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그의 순수한 법기능에 대한 노력들이 내부고발자형태로 사장되어 버린다면 개혁되는 세계는 몰락하고 우리는 우리의 무지가 만들어놓은 덫에 아무것도 모른채 살아갈 것일테니까.

검찰총장 후보가 이러한 점을 잘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우리는 격려와 채찍으로 응원해야 한다.

결국은 사람이 하는 일이고 충분히 극복하려는 여러 법종사자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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