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25일 9시엄마가 죽었다.하루는 소설가 아니 에르노가 써 내려간<한 여자>의 문장들을 손가락으로 되짚어봤다.아니 에르노는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이후 열달에걸쳐 자신의 어머니이자 한 시대를살다간 '한 여자'에 대해썼다.작가의 애도는 작가와같은 경험을 한 한 여자의 책을 읽는 것으로부터 시작되고 그를 통해 진정한 애도는 '기억하는 일'이란 걸 깨닫게 된다.읽음으로써,씀으로써,그렇게 기억함으로써 엄마는 작가의 곁에 존재한다고생각했다.그것이 아니 에르노와 작가가 '죽음'이라는 어머니의 부재를 받아들이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엄마는 딸많은집에 아들이길 원했다가 또 딸로 태어나고 열로 인해 한쪽 청력을 잃고 초등학교만 나온뒤 일만 죽어라 하며 외할아버지에게 온갖 멸시를 받았다.자존감이 낮았던 엄마의 유일한 탈출구였던 결혼마저도 그녀를 행복하게 만들지 못했다. 그로 인하여 엄마는 우울증을 앓게 되고 약을 복용함에도 약해져서 결국 자살을 했다.작가에게는 늘 친구가 되어주고 자존감을 잃지 않게 독려해주었던 엄마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어려워 늘 꿈에서라도 만나고픈 엄마를 기억해내기 위해 작가는 엄마를 쓴다.그리고 결코 행복하지 않았던 엄마가 그곳에선 행복하길 바라는 간절한 애모가가 글귀마다 가득하여 눈물짓게 한다.읽으면서 묘하게 공감되어진다지난주 깊은 병으로 열흘정도 집에 머물러병환을 돌보던 엄마를 보면서 내 마음속에 채근질을 했다.허망하게 보내드린 것처럼 엄마를 놓고 싶지않다. 얼른 작업을 시작해야한다.시간이 늘 주워진건 아니다.그건 엄마의 이야기를 듣고 글과 사진을 저장하는것이다.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엄마이야기를 책으로 만들어 선물하고 싶다는.그냥 엄마삶이 그렇게 헛되지 않고 참 잘살아왔다는 것을 선물로 드리고자함이다.마침 이책을 읽고서 더욱 맘이 급해지는건 왜일까엄마를 그대로 놓치고 싶지 않다.가끔 아픔으로 인해 그만 인생을 놓고싶다할때마다 늘 삶의 끈을 놓지 못하게 잡아드렸다.이번에도 그렇게 하고싶다.왜냐하면 내가 50살이 되어도 80살인 엄마가 필요하기 때문이다.그냥 엄마이니깨.엄마에게 꽃밭과 책을 선물할 수 있게 시간이 허락되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