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펠탑만큼 커다란 구름을 삼킨 소녀
로맹 퓌에르톨라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작년 이맘때 <이케아 옷장에 갇힌 인도 고행자의 신기한 여행>이란 책을 읽었다. 우연과 필연의 연속 속에 벌어지는 주인공의 황당무계한 여행에 관한 소설이었다. 작가 로맹 퓌에르톨라의 놀라운 상상력에 감탄하면서 읽었었는데, 그의 새로운 소설 <에펠탑만큼 커다란 구름을 삼킨 소녀>가 출간되어 읽게 되었다.


<에펠탑만큼 커다란 구름을 삼킨 소녀>는 하늘을 날아다닌 미녀 집배원에 관한 이야기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이야기가 시작되는 미용실에 손님으로 온 남자의 이야기 속에 등장한다. 미녀 집배원 프로비당스는 태어난지 7개월만에 첫 걸음마를 해서 부모를 놀라게 했지만, 그 이후로는 평범하게 자랐다고 한다. 미용실에 손님으로 온 오를리공항의 항공 관제사인  레오 마샹이 자신이 사는 동네의 집배원인 프로비당스가 자신의 근무처인 관제탑에 나타나 놀랐던 일에서부터 그녀가 하늘을 날 수 있도록 허락해달랬다는 놀라운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신문에 보도되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었다고 한다. 레오가 프로미당스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했던 이유는 프로비당스가 자신의 딸을 데릴러 가기 위해 도움을 요청했기 때문이었다. 이 이야기가 시작될 때, 미용사는 그 사건을 기억하며 그때 자신의 동생이 비행기 추락사고로 죽었을 때라고 한다. 당시 아이슬란스 화산재 폭발로 인해 유럽에서 비행기가 이착륙을 못했을 때 이륙했던 비행기 하나가 도착지에 거의 도착할 때쯤, 비행기 엔진에 들어간 화산재로 인해 고장나 추락했었으며 그 비행기에 미용사의 동생이 타고 있었다고 한다.


이 소설은 액자소설이라는 독특한 구조 속에 진행된다. 미용사와 레오 마샹의 이야기 속에 프로비당스의 이야기가 등장하며, 프로미당스와 딸 자헤라의 황당하면서도 흥미진진한 여행 이야기가 등장한다. 하지만, 소설 마지막 부분에서 작가는 놀라운 반전을 보여준다. 프로비당스의 놀라운 여행에 대해 이야기를 하던 레오가 밝힌 진실은 가슴아픈 사실이었다. 자신이 살아가는 이유인 사랑하는 딸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는 레오에게 미용사는 뜻밖의 이야기를 해준다. 그리고 말한다.


"제일 중요한 건 자네가 뭘 믿느냐일세. 그게 진실이든 아니든 믿음은 때로 현실보다 강한 법이지. 우린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네. 아름다움은 물론 가장 큰 결점까지도 말일세."


"죽음. 죽음도 삶의 일부이기 때문이지. 그런데 사람들은 그걸 자주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거든. 이왕 이렇게 된 거, 꿈이나 계속 꿔보세."


이 소설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책이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은 항상 함께 할 수 없다. 불의의 사고로 인해 헤어질 수도 있고, 나이가 듦에 따라 헤어질 수도 있다. 남은 자들은 먼저 세상을 떠난 이들로 인해 상실감을 느끼고 슬픔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오랫동안 마음 아파한다. 상실감과 슬픔에 빠져 있기 보다 함께해서 즐거웠던 일을 돌아보고, 함께 할 수 있었을 행복한 일을 상상해봄으로써 마음의 위로를 받을 수 있음을 로맹 퓌에르톨라는 <에펠탑만큼 커다란 구름을 삼킨 소녀>를 통해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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