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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고 싶을 때, 나는 읽는다
박준 지음 / 어바웃어북 / 2016년 2월
평점 :
<떠나고 싶을 때, 나는 읽는다>라는 책 제목을 봤을 때, 저자는 어떤 책들을 읽었을지 궁금했다. 내 경우에도 여행을 가고 싶을 때면 여행 관련 서적에 손이 가곤 했기 때문이다.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곳들을 언젠가는 여행갈 여행지 중 하나로 적어두기도 한다. 아무런 정보도 없는 곳으로 떠나보는 것도 좋지만, 이왕이면 책에서 등장했던 장소 혹은 영화나 드라마 속에 등장했던 곳으로 여행을 떠나보는 것이 내게 더 즐거움을 주는 것 같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다. 먼저 여행을 갔다오고 나서 내가 여행 갔던 곳을 책이나 영화를 통해 발견하게 되면 여행갔을 때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기 때문이다.
<떠나고 싶을 때, 나는 읽는다>는 여행에 관한 책을 읽은 저자의 서평록이기보다는 저자가 책을 통해 알게 된 곳으로 여행을 떠났던 이야기가 중심이었다. 저자가 책으로 인해 알게 된 곳으로 떠났다가 고생한 이야기는 웃음을 자아냈다.
예를 들면, '딸 그리고 함께 오르는 산'을 통해 전문등산가가 아니어도 6,959m의 아콩카과 산을 오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도전했다가 힘들었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산이 거기 있기 때문에' 산에 오른다는 등산가 조지 리 맬러리의 말처럼, 멋진 풍경 속으로 찾아가는 일은 매우 낭만적인 것 같지만, 현실적으로는 결코 낭만적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생하기 위해 집을 떠나 여행을 떠난다. 여행을 떠났다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활력을 제공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산티아고 가는 길 - 느긋하게 걸어라'는 나도 읽었던 책이고 꼭 가보고 싶은 여행지 중 하나가 산티아고 가는 길이었기에 저자의 짧은 서평과 여행기는 더욱 재미있었다. 이 책을 읽은 친구에게 우리도 나이가 들면 한번 가보자라고 했었는데, 현실적으로 부딪히게 될 열악한 순례자 숙소에 대한 경험을 들어보니 좀 고민이 되었다. 물론 당장 여행을 갈 것은 아니기에 미리 걱정하고 고민할 필요는 없긴 하지만 말이다.
한편, 저자처럼 내가 읽은 책 속 여행지로 여행을 떠나게 되면 저자처럼 책까지는 아니어도 여행기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떠오르는 책들로는 소설 '리스본행 야간열차', 여행기 '와일드', 여행에세이 '그림 속 풍경이 여기에 있네'라는 책이 있다. '와일드'는 저자가 절망의 나락에 빠져 자포자기하며 살다가 새롭게 시작하게 위해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CT)' 종주했던 경험기 였는데, 리즈 위더스푼이 주연으로 해서 영화화되었던 책이다. PCT를 걷는 길은 아콩카과 산을 오른 경험이나 산티아고 길을 걸은 것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거대하고 험난한 길이기에 실제로 갈 일은 없을 것 같긴 하다. 소설 '리스본행 야간 열차'도 영화화 되어 책도 보고 영화도 봤기에 가보고 싶은 여행지 중 하나가 되었다. 영화 속에서 야간열차를 타고 리스본을 찾아간다는 발상이 너무 낭만적으로 보였었는데, <떠나고 싶을 떄, 나는 읽는다>의 저자가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탔었던 1주일간의 경험을 읽어보니 쉽지는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일단 도전해볼 만한 여행지로 남겨 두련다.
저자가 세번째 인도 여행에 앞서 강석경의 '인도기행'을 읽은 이야기를 보며, 류시화의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이 떠올랐다. 솔직히 내 경우엔 이 책을 읽고 인도는 절대로 여행가지 말아야겠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책을 통해 알게 된 인도는 여행을 가기엔 너무 힘들어보였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독특한 풍경과 문화, 사람들을 알게 되는 즐거움이 있기에 가보고 싶은 생각도 든다. 강석경의 '인도기행'을 꼭 읽어봐야겠다.
<떠나고 싶을 때, 나는 읽는다> 덕분에 새로운 책들과 새로운 여행지들에 대해 알게 되어서 즐거웠다. 누군가의 여행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흥미진진하다. 그리고 그곳으로 떠나는 꿈을 꾸게 해주어서 행복하다. 실제로 가본다면 더 즐거울 것이다. 먼저 저자가 읽은 책들을 읽어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