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하룻밤에 읽는 조선사 - 위화도회군부터 을사조약까지 조선의 500년 역사 ㅣ 하룻밤 시리즈
표학렬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4월
평점 :
흥미진진한 역사 속 사건이나 인물을 소재로한 드라마나 영화, 소설을 보게 되면 몰랐던 역사적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지만, 이야기의 흥미성을 위해 가공된 부분들이 있기에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역사적 사실인지 궁금해지곤 했다.
작년의 경우, 영화 <명량> 덕분에 이순신 장군과 임진왜란에 대해 관심이 생겼었고, 올해의 경우에는
임진왜란 때의 기록을 남긴 류성룡의 징비록을 소재로 한 드라마 <징비록>, 광해군을 소재로 한 드라마 <화정>, 연산군과 그 시대의 간신이었던 임사홍, 임숭재 부자에 관한 영화 <간신> 등을 통해 이름 정도만 알고 있었던 이야기들을 새롭게 알게 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렇게 단편적으로 접하게 되는 역사적 이야기들에 대한 아쉬움을 느끼고 있었는데, <하룻밤에 읽는 조선사>는 이러한 아쉬움을 채워준 책이었다. 중고등학생 시절 이후로는 국사책이라는 걸 읽어본 적이 없었다보니 <하룻밤에 읽는 조선사> 속 역사는 정말 흥미진진했다. 무엇보다도 현직 국사교사가 조선 500년의 역사를 5개의 시대, 26명의 임금 순대로 핵심적인 사건을 중심으로 쓴 역사서이기에 술술 읽혔다. 아쉬웠던 점은 각 시대의 직책이나 제도 등에 대한 주석이 많이 생략되어 있어 그 뜻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괄호 안에 한자를 병기하였으면 뜻을 이해가 쉬웠을 것 같은 부분들이 종종 있었다.
학생시절, '태, 정, 태, 세, 문, 단, 세...' 하면서 조선의 왕 이름들을 순서대로 외웠었지만, 총 26명이라는 생각은 안해봐었는데,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또한 500년의 역사를 단순히 조선 전기, 중기, 후기로 나누어 보는 것이 아니라 건국의 시대, 사림의 시대, 붕당의 시대, 개혁의 시대, 근대로 나누어 볼 수 있음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각 시대를 대표하는 가상의 인물들인 김씨, 이씨, 최씨, 정씨 등의 일상생활을 통해 당시 시대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 국사교사인 저자의 이야기 솜씨가 인상적이었다.
유교를 중심 사상으로 삼다보니 선왕이 후계자를 선정하는 데 있어 실력보다는 장자나 적자 중심이 되다보니 왕위를 둘러싼 비극적인 사건들이 있었고 그로 인해 선왕이 이룩한 업적이 계승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음을 확인할 수 있어 안타까웠다. 또한 폭정을 앞세운 왕이든지, 개혁을 앞세운 왕이든지 간에 신하들에 의해 권좌에서 쫓겨나고 새롭게 세워진 왕이 명목상의 왕으로만 역할을 하는 상황으로 인해 또다시 역사가 후퇴하는 상황이 목격되어 안타까웠다. 또한 오늘날 정치의 모습과 겹쳐 보여서 안타까웠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는 역사학자 에드워드 카의 말이나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처럼,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가 시대가 변하는 것 같아도 변하지 않는 부분들이 존재하며, 과거 역사를 교훈 삼아 반복된 실수를 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책을 결정하는 정부나 정치인들에게 꼭 필요한 소양 중의 하나가 역사 공부라고 생각한다. 조선시대는 왕정시대였고 오늘날은 민주주의 시대이기에 상황이 맞지 않는 부분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비슷한 상황에서 장기적 비전을 가지고 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한 안목을 제공한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인들도 역사에 대한 공부를 꾸준히 하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정책이 논의되고 결정될 때 이러한 정책과 결정이 바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인지, 현재 자신에게 당장 이득이 되는 정책에 동의하기보다는 우리나라가 10년, 20년 아니 100년이 지나도 살기좋은 나라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정책이 결정되고 있는지에 대한 판단의 시각을 과거 역사 속에서 배움으로써 키워나가야 할 것 같다.
비록 하룻밤 동안 읽어내진 못했지만, 한 권으로 담기엔 힘들었을 조선 500년사의 핵심을 추려낸 저자의 노고 덕분에 조선시대를 흝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 이제는 세계사도 한번 흝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