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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옷장에 갇힌 인도 고행자의 신기한 여행
로맹 퓌에르톨라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인도에서 쇠못이 박힌 침대를 구입하기 위해 프랑스 파리에 있는 이케이 매장을 찾아간 인도 고행자의
우연과 필연의 연속을 따라 이어지는 엉뚱한 여행이야기가 담긴 <이케아 옷장에 갇힌 인도 고행자의 신기한 여행>은 놀랍게도 저자 로맹 퓌에르톨라의 데뷔작이라고 한다.
인도 고행자인 주인공 아자타샤트루 라바슈 파텔가 의도치 않게 프랑스에서 영국을 거쳐 스페인 바르세로나에 잠시 머물렀다가 이탈리아와 리비아를 거쳐 다시 프랑스로 가는 과정에서 만난 택시운전사 귀스타브, 아케아에서 만난 마리, 영국화물선에서 만난 비라지와 수단 불법입국자들, 여배우 소피 모르소 등과의 에피소드들은 하나같이 기발하며 웃음을 선사하기에 저자의 이야기 솜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저자는 다양한 경험을 하며 살기를 갈망했기에 유럽을 종횡무진하며 31번이나 이사를 다녔으며, DJ, 작곡가, 어학교사, 번역가, 마술사, 청소원 등 다양한 직업을 가졌었으며, 지금은 국경담당 경찰로 일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만난 밀입국자의 이야기를 토대로 그의 소설을 썼다고 한다.
소설 초반, 이케아 매장 구조와 영업방식 그리고 제품구색에 대한 특징을 보여주는 장면은 유머가 가득하면서도 작가의 날카로운 시선을 느낄 수 있었는데, 몇 달전 국내에 개장한 이케아 매장을 구경가보지 않았다면 공감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또한 주인공이 숨어든 옷장을 옮기는 이케아 직원들의 모습들을 통해 이케아의 아이러니를 보여주는 작가의 이야기에 믿기지 않으면서도 있음직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의 인도 고행자라는 직업에 대한 묘사 장면도 재미있었는데, 고행자가 자신이 지켜야 하는 엄격한 고행을 지키지 않았을 때 받는 두 가지 처벌 중 한가지가 수염이 깎이는 것이라는 점과 영국 국경관리국의 인도출신 담당자가 주인공을 심문할 때 아직도 고행자라는 직업이 있냐고 묻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부족한 돈을 구하기 위해 프랑스 여인 마리를 상대로 벌이는 깨진 선글라스를 통해 보여주는 사기행각과 깨진 화병 기법은 작가가 서커스단 소속 마술사로 일했던 경험이 담겨있음과 동시에 마술과 사기가 동전의 양면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이처럼 소설 속 장면 하나하나가 흥미진진하면서도 현실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있음직한 이야기들이어서 작가의 상상력과 통찰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두 작가의 책이 떠올랐는데, 하나는 류시화의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과 요나스 요나손의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었다.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은 작가 류시화가 인도 여행을 하며 만났던 인도사람들의 천진난만하면서도 우리의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사기(?) 행각을 엿볼 수 있는 에세이였는데, 주인공 파텔이 지녔던 삶의 태도가 주변 사람들을 상대로 벌이는 소소한 사기행각들과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이케아 옷장에 갇힌 인도 고행자의 신기한 여행>의 주인공이 우연과 필연의 사건과 만남을 통해 세계 곳곳을 여행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전혀 다른 책이였지만,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었기에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웃으며 읽은 <이케아 옷장에 갇힌 인도 고행자의 신기한 여행>은 소설 속 주인공의 엉뚱한 여행기이기에 여름 휴가때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