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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트, 그 삶과 음악 ㅣ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가 시리즈 15
말콤 헤이스 지음, 김형수 옮김 / 포노(PHONO) / 2015년 6월
평점 :
리스트 하면 화려한 기교를 지닌 뛰너난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라는 점과 대표작으로는 '사랑의 꿈(Liebestraum)'과 헝가리안 광시곡, 순례의 해, 초철기교 연습곡 정도 알고 있었다. 인간적으로는 말년에 종교에 귀의 했다는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리스트가 어떤 시대에 태어나 어떻게 음악가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 그가 살었던 시대에 어떤 음악가들이 있었는지 등은 알지 못했다. <리스트, 그 삶과 음악>은 리스트에 대해 알지 못했던 음악가로서의 삶과 사랑, 음악세계 등을 새롭게 알게 해 주었다.
예를 들면, 베토벤의 제자 체르니에게 피아노 교습을 받았었고, 베토벤 앞에서도 연주를 했었던 일화와 함께 살리에르에게서 음악이론을 배웠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음악적쇼팽, 베를리오즈 등 동시대의 작곡가들과 친분과 우정을 쌓았으며, 핵심 멜로디를 기반으로 증흥연주의 대가였다는 점 등을 알게 되었었다. 또한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로서의 기량을 자신만을 위해 사용한 것이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은 동료 음악가의 음악을 알리기 위해 피아노버전으로 편곡하여 자신의 연주회에서 소개했었다는 일화는 인상적이었다. 또한 기존 연주회 관행과 달리 여러 작곡가의 곡을 혼자서 연주하는 연주 프로그램을 가지고 연주하는 독주회를 처음으로 고안해내었다고 한다. 유명 오페라들의 핵심 멜로디를 중심으로 피아노 곡으로 편곡한 여러 패러프레이즈곡들을 소개했었으며, 상트 페테르 부르크에서 3천명의 관객들에게 둘러쌓여 피아노 두 대를 번갈아 하며 연주했었다는 일화도 놀라웠다.
리스트와 마리 다구 백작부인과의 사이에 세 자녀가 있었는데, 첫째 블랑딘과 아들 다니엘을 잃었고, 둘째딸 코지마 리스트는 명 지휘자 한스 폰 뷜로와 결혼했다가 이혼 후 아버지의 친구인 리하르트 바그너와 결혼했다는 이야기는 흥미진진했다. 13년간 연인으로 지냈던 카롤린 비트겐슈타인과 결혼할 뻔 했으나 카롤린의 혼인무효소송과 이혼문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카롤린의 남편의 사망으로 인해 당사자들이 마음만 먹으면 결혼할 수있었지만 결혼하지 않았었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카톨릭 교육을 받았고, 신앙을 가지고 있었기에 종교적 색채가 있는 곡에서부터 다양한 합창곡, 오르간곡, 미사곡 등 교회음악을 많이 작곡했던 점도 새롭게 알게 되었고 부록CD 덕분에 처음으로 들어볼 수 있었다.
4장에서 리스트의 작품세계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고 있어 좋았는데, 자신의 장기인 피아노곡을 많이 작곡함과 더불어 미술과 문학에서 영감을 받는 관현악곡들도 많이 썼지만 지나치게 길고 장황한 작법으로 인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작곡가들마다 특정 악기 혹은 특정 음악스타일에 강점이 있기 마련인데, 리스트는 역시 피아노 음악을 작곡하고 편곡함에 있어서 탁월했던 작곡가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19세기 초 중반에 그려진 젊은 날의 리스트를 그린 그림에서부터 19세기 후반의 사진기술로 인해 노년의 리스트 모습과 리스트와 교류했던 음악가들과 함께 찍은 사진들로 인해 날카롭고 지적인 젊은 날의 리스트에서부터 종교에 귀의해서인지 온화한 미소를 띈 노년의 리스트에 이르기까지의 모습을 책 속에서 발견할 수 있다보니 리스트가 꼭 동시대 작곡가같은 기분이 들게 만들었다. 피아니스트로서 순회연주회를 다니며 수많은 일화를 남겼던 리스트가 오늘날 살아있어 그의 연주를 듣거나 인터넷을 통해 연주모습을 볼 수 있었다면 대범함과 자유로움이 느껴지면서 화려한 피아노 연주모습을 보여주면서도 피아니스트로서의 기교를 마음껏 발휘하는 세계적인 인기 피아니스트인 랑랑과 비슷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어 랑랑이 연주하는 리스트 음악을 들으며 책을 통해 알게 된 리스트의 삶과 음악세계를 되돌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