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불황의 경제학
폴 크루그먼 지음, 안진환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5년 1월
평점 :
이번에 읽은 폴 크루그먼의 <불황의 경제학>은 2009년에 출간된 책이다. 2015년 출간된 책이라 개정판인 줄 알았는데, 'copyright (c) 2009, 1999 by Paul Krugman'이라고 쓰여진 부분을 보니 개정판은 아니었다. 2008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학자가 미국 뿐 아니라 세계 주요국에서 발생한 금융위기와 그 여파로 발생한 경제불황에 대한 진단서이기에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 오늘날의 한국경제의 위기 탈출에 대한 해법 모색을 위해서 읽어볼 만한 책이었다.
경제학을 공부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최대한 쉽게 설명한 책이긴 하지만, 술술 책장을 넘겨 읽을 수 있는 수준의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알지 못했던 경제 현상들과 경제 용어들을 새롭게 배울 수 있었고, 다양한 금융위기들이 어떻게 발생했었는지에 대해 정리해볼 수 있었다. 거시경제학에 관심이 많은 정부 정책 담당자들이나 금융종사자들, 기업임원들이라면 읽어두면 좋을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초반에 폴 크루그먼은 조안과 리처드 스위니 부부가 1978년 '통화이론과 그레이트 캐피톨힐 베이비시팅 협동조합의 위기'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기사 내용을 소개하며, 경제현상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사례로 사용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서로의 어린 자녀를 위해 만든 협동조합을 사람들이 날씨 좋은 여름 날에 활용하기 위해 추운 겨울에는 서로의 자녀를 맡고 싶어하다보니 협동조합이 운영되지 않은 사례는 개인들에게 이용할 수 있는 쿠폰 발행을 늘렸더니 해소가 되었다는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한정된 재화를 절약해서 사용하려고 하는 개인들의 심리가 오히려 재화의 순환을 정체시켰고 그러다보니 거래가 거의 정지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된 이 사례는 불황의 경제학을 압축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었다. 또한 불황을 타계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서 통화발행량을 늘리고 경기 부양책을 펼치기 위해 공공사업을 펼치게 됨을 쉽게 이해시켜주었다.
물론 저자는 정부의 이러한 정책만 가지고 불황이 타계되는 것은 아님을 아르헨티나, 멕시코, 일본, 태국, 말레이시아 등에서 발생했던 다양한 금융위기 사례와 환율시장, 주식시장, 주택대출시장의 위기를 통해 보여준다. 각 나라가 처했던 경제의 흐름 속에서 문제점을 진단하고, 적기에 적소에 바른 처방을 내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며, 그 시기를 놓쳤을 때 그 파급 효과가 얼마나 컸었는가를 실감할 수 있었다. 폴 크루그먼이 불황 경제학을 타계하기 위한 명쾌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케인즈가 자신의 저서의 마지막에서 언급한 '아이디어가 중요하다'는 말을 인용하고 있다. 경제에 대한 바른 이해를 통해 답을 구해야 함을 엿볼 수 있음을 소개하고 있다. 경기가 호황이었을 때, 그 이후를 예측하고 준비하기 위해, 오늘날 미래가 보이지 않는 경제 위기속에서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결국 현재의 현상에 대한 바른 이해와 판단이 어느 때보다 필요함을 생각하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