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하나씩 버리기 - 아무것도 못 버리는 여자의 365일 1일 1폐 프로젝트
선현경 지음 / 예담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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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를 가지 않고 한 곳에 오래 살다보면 각종 잡동산이들이 집안 곳곳에 쌓이게 되는 것 같다. 버려야지 하면서도 언젠가 한번은 필요할 것 같은 생각에 못버리곤 한다. 집안 어딘가에 두었는지 잊어버리다 보니 정작 필요할 때 찾지 못하고 똑같은 물건을 다시 구입해서 사용하다가 뒤늦게 발견하기도 하고, 불필요한 것들은 정리해서 버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나중에 버려야지 하고 계속 미루게 된다. 그러다보니 정리해서 버려야 할 것들이 계속 많아지고 정리할 엄두를 못내게 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그나마 좀 정리를 하게 되는 것이 환절기 때마다 바꾸어 입을 옷을 정리하는 정도이다. 옷의 경우에는 자주 입을 옷을 손쉽게 꺼내기 좋은 곳에 두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정리하게 되지만, 말이 정리이지 계절별 옷의 위치를 바꾸는 정도 밖에 못했다. 불필요한 옷들은 버려야지 하면서도 집안에서 입다가 좀더 낡아지면 버려야지 하는 마음에 옷장 안에 쌓아두고 있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 없기에 가을이 오면 대대적인 정리를 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날마다 하나씩 버리기>란 책이 눈에 들어왔다. 버리는 노하우가 있다면 배워보고 싶기도 했고, 무엇을 어떻게 잘 버렸을까라는 궁금증이 들었다. 이 책의 '프롤로그'를 통해 저자가 밝힌 사연은 이렇다.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보고 저장강박에 빠진 사람들처럼 살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6년째 살고 있는 자신의 집도 만만치 않음을 발견하였고, 이대로는 안되기에 1일 1폐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정말 공감이 갔다.

이 책은 생각과 달리 특별한 버리는 노하우가 있는 책은 아니었다. 저자가 자신의 물건들을 하나씩 정리하면서 오늘은 무엇을 버렸는지 기록한 책이다. 저자가 버린 물건들의 기록장이라고 볼 수 있는데, 저자가 그린 아기자기한 그림을 통해 얼마나 버리기 어려웠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첫번째로 양말류를 정리하고 버리는데 저자는 1주일이 넘게 걸렸다는 것이 재미있었다. 하지만 이 별 것 아닌 양말조차도 정리하고 버리는데 1주일이 걸렸다면 다른 물건들은 정리하고 버리려면 정말 시간이 많이 걸리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가를 버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자신에게 필요하지 않았던 물건이 지인에게는 필요한 물건이어서 주었다는 이야기를 통해 나에게 필요하지 않은 물건이 누군가에게 유용한 물건이라면 빨리 주는 것이 보람된 일임을 배울 수 있었다.

저자가 5월 8일에 버린 뉴스위크지, 리플릿, 브로셔 그리고 책과 상자들을 통해 내가 가진 수많은 책들과 자료들을 저자처럼 버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버리기까지 가장 망설이게 되는 이유가 바로 추억이 깃들어 있다라는 감성적인 집착과 정보성이 있는 것이기에 언젠가는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내가 모아놓은 각종 자료들과 책들이 최근 3~4년간 보지 않았다면 이제는 정리해서 버리자라는 결심을 해보았다.

저자가 매일매일 버리기를 결심하고 일기를 썼지만 실천을 하지 못하는 날도 있었다. 물론 여행을 가 있는 상황처럼 부득이한 경우이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결심을 하고 실천하는 일이 쉽지 않음을 배울 수 있었다. 하지만, 결심하고 실천하고 일기를 쓰는 일이 1년이 되었을 때 저자가 결심한 마지막 문장처럼 1년이 되었다고 끝날 일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정리하고 버려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실천해야 함을 배울 수 있었다. 나도 저자처럼 일기를 쓰면서 내가 무엇을 버렸고, 무엇을 버릴 수 있었는지 한번 기록해 보아야겠다.

'앞으로 내가 진짜 버려야 할 것, 꼭 지키고 가져야 할 것들을 생각해 본다. 그럼 날마다 하나씩 버리기, 계속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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