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으로 말하다
오철 지음 / 도어즈 / 201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래 전에 재미있게 봤었던 드라마 <허준>은 조선시대 대표적인 명의 '허준'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인해 당시 온 국민의 드라마였으며, 서양의학의 일상화로 인해 도외시되었던한의학에 대한 재조명을 하게 만들어주었으며, 그 결과 한의학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대단했던 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한의학 전공자가 아니기에 허준이 썼다고 하는 <동의보감>을 읽어볼 기회는 없었다. 더구나 2009년에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의학서적 그것도 한자로 가득한 의학서적이기에 읽어볼 생각을 전혀 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한의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허준의 <동의보감>을 무조건 공부하는 줄 알았는데, 한의사 오철이 쓴 <동의보감을 말하다>를 읽어보니 한의학을 공부한다고 해서 <동의보감>을 공부하는 것은 아니고 한의사들도  '400여 년전에 당시 수집된 수많은 의서와 조선의 약재를 정리한 조선의학서적'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다고 해서 놀라웠다.

저자는 <동의보감>속에 오늘날에도 적용되는 중요한 핵심들이 존재할 것이며, 아직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들에 대한 학문적 관심에서 <동의보감>을 읽기 시작하였고, TV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순순히 읽었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의 저서 <동의보감으로 말하다>는 그 동안 읽었던 동의보감을 책으로 정리해서 소개하는 것이지만, 책을 통해서는 보편적인 것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단순 정리하는 수준에서 소개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고 한다. 한의사 오철의 <동의보감으로 말하다>는  <동의보감>총 25권 중 첫머리인 '내경편' 4권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한다.

이 책에 실린 '내경편'은 우리 몸의 혈과 기, 오장육부 등을 다루고 있는데, 처음에 책을 펼쳤을 때 좀 당황스러웠다. 조선시대 쓰여진 <동의보감>이기에 한자가 가득했던 것이다. 한자 교육을 받아본 지도 오래되었고, 한자를 제대로 아는 것도 없고, 실생활에서 한자를 접하기도 쉽지 않기에 한자로 가득한 책이 낯설고 어렵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가 친절하게 한자와 한자어 그리고 그 뜻을 풀어주었고, 한의사답게 배경설명을 담은 '설(說)'과 자신의 견해를 담은 '심(心)'을 추가로 넣어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어 참을성을 가지고 조금씩 읽어나가다보면 <동의보감>에 씌여진 한의학적 지식들이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저자가 TV프로그램을 통해 <동의보감>을 읽었다라고 표현한 이유가 한자로 구성된 <동의보감>을 읽으며 한글로 정리해보는 작업을 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한글로 번역함에 그치지 않고 추가한 '설(說)'과 '심(心)' 덕분에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동의보감의 매력에 빠지고 저자의 재담에 빠지게 된다. 또 중간중간에 넣어진 [한의사 오철의 깨알톡]을 통해 '허준이 해부를 했다고?', '오행의 상생상극', '희빈 장씨의 사약재료', '죽염이란', '수면의 과정' 등등  한의학과 관련된 흥미진진한 주제들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서양의학으로 치료할 수 없는 병들에 대해서 한의학에서 답을 구하고자 노력하는 의사들도 있고, 처음부터 한의학을 통해서 치료받기를 원하는 환자들도 있다. 서양의학이든 한의학이든지 어느 순간 뚝딱 떨어져 나온 것이 아니라 과거로부터 축적된 의학지식들을 지속적으로 환자치료에 적용함으로써 효과가 있는 방법들은 계속 사용하고 그렇지 않은 방법들은 의학의 범위에서 누락시키고, 새로운 방법을 고안해서 환자 치료에 사용하는 과정이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선순환의 고리처럼 진행하면서 조금씩 발던되어 온 것이기에 과거의 지식에서 답을 구하고 응용하고 발전시켜야 할 필요가 있음을 한의사 오철의 <동의보감으로 말하다>를 통해 엿볼 수 있었다.  그동안 몰랐던 한의학적 지식을 새롭게 배울 수 있는 시간이어서 좋았다. 그동안 서양의학적 지식에만 지나치게 의존해 왔음을 되돌아 볼 수 있었다. 앞으로는 서양의학이든 한의학이든 어느 한쪽만이 병을 치료하는데 있어서 정답은 아니이며 접근 방법이나 시각의 차이가 있기에 병의 증상에 따라 근원적인 치료방법으로 보다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판단되는 방법을 선택하도록 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