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신문기사에 낡은 골목길이 예쁘게 단장되어 소개된 기사를 읽은 적이 있었다. 그리고 잊어버리고 있었다가 우연히 낙산공원에 가는 길에서 골목길 담벼락의 벽화 그림을 보고 잊어버리고 있었던 신문기사가 생각이 났고, 골목골목을 누비며 사진을 찍은 경험이 있다. 그 이후에 전국 곳곳에서 골목길을 예쁘게 단장한 동네들이 하나 둘씩 생겨나고 있음을 알게 되었었다.
이러한 출발은 낙후된 지역의 주민들을 위해 자원봉사자들이 자발적으로 단장을 한 것인 줄 알았다. 하지만 <공공미술, 마을이 미술이다>를 통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예술뉴딜정책의 일환으로 미술작가들에게 일자리 나눔을 지원하고자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시행한 공공미술 사업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책을 읽다가 궁금해서 검색해보니 이화 벽화마을도 2006년 '공공미술추진위원회'에서 소외된 지역의 시각적 환경을 개선하고자 70여명의 작가가 참가하여 동네 곳곳에 그림을 그리고, 조형물을 설치했던 것임을 알게 되었다.
이와 같은 공공미술정책의 결과로 매년 공공미술마을들이 생겨났고, 많은 사람들이 마을을 구경하기 위해 방문함으로써 관광자원 효과를 얻고 있다. 하지만, 소외되고 낙후된 지역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추진된 마을들의 환경이 좋아졌다고 해서 주민들의 삶이 좋아진 것이 아님도 알게 되었다. 예쁘게 조성된 길거리 벽화와 조형물들을 보기위해 사람들이 몰려오다보니 편히 쉴 수 없는 마을이 되어 어떤 곳에서는 그려진 벽화를 지워달라는 부탁이 있어 삭제되기도 했다는 기사도 발견할 수 있었다.
<공공미술, 마을이 미술이다>의 3장에 실린 서성록 안성대교수의 글을 통해 이러한 공공마을 미술은 먼저 미술을 통해 지역주민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증폭시키고 이를 통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교량 역할을 하는 것이어야 함이 우선이라는 의견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목적은 아니었을지라도 지역주민들의 공감대형성과 소속감, 자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공공마을미술 정책이 이루어져야했으며 앞으로도 일차적으로 충족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8장에 실린 마을미술프로젝트의 성공사례를 통해 공공마을미술은 예술적 가치로서의 작품성, 지역정체성으로서의 장소성, 시대성을 따르는 재료, 성숙한 공동체를 위한 소통, 지역 주민과 공유하는 예술, 문화 향수의 파급과 지역관광의 효과, 대규모 마을미술프로젝트를 위한 지자체의 의지가 있을 때 보다 성공적일 수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지자체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역자지단체장이 선거에 의해 선출되다보니 공약중심의 행정에 치우져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장기적으로 발전시켜야할 정책들이 중단되거나 예산이 축소되는 식의 상황이 발상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공마을프로젝트는 한번 벽화를 그리고 예술품을 설치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획하고 일관성있게 추진될 때 성공했다고 할 수 있음을 책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기회가 되면 책속에 소개된 공공미술마을들을 찾아다녀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될 것 같다. 단, 주민들에게 소음 등으로 인한 피해가 가지 않도록 배려하는 공공미술마을 순례 여행이 되어야 함을 잊지 말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