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감옥 - 생각을 통제하는 거대한 힘
니콜라스 카 지음, 이진원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최근 10년도 안되는 사이에 우리의 삶을 급격히 변화시킨 매체가 있다면 단연 스마트폰일 것이다. 보다 길게 보면 30여년 동안 보급된 개인용 PC 그리고 20여년 동안 보급된 인터넷망의 보급으로 인해 우리 삶은 정보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방식에 있어서 급격한 변화가 있어왔으며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가까운 사람은 더 가깝게 만들고 국경없이 세계인들과 교류할 수 있는 장이 열렸다. 최근 IT업계의 화두는 사물인터넷 즉 모든 기기들간 정보교류가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해서 이 시스템을 통해 구축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스마트홈, 스마트케어, 스마트자동차 등 여러 방면으로 보다 편리한 삶을 만들기 위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대적인 흐름으로 인해 우리의 삶이 더 나아졌다고 말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직은 의문이다. 예를 들면,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인해 활성화된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의 일상화는 많은 사람들에게 집중력저하와 인간관계에 있어서 피로감 증대라는 부정적 현상을 낳고 있다. 꼭 필요한 사람과의 긴밀한 교류 뿐 아니라 방대한 사람들과의 인적 네트워크 구성이라는 긍정적인 측면과 더불어 인적 네트워크에 연결되지 않을 때의 불안감 그리고 인적 네트워크로부터의 소외감 등의 부정적인 측면으로 인해 피로감이 증대되고 있으며, 깨어있는 동안 뿐 아니라 자는 동안에도 스마트폰을 옆에 둠으로 인해 스마트폰 분리 불안을 경험하고 있는 오늘날의 모습을 통해 우리의 삶이 IT기술의 개발로 인해 더 나아졌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전작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을 통해 인터넷에 의존함으로 인해 우리의 인지능력과 기억력이 얼마나 저하되고 있는가를 경고했던 니콜라스 카가 이번에는 스마트 테크놀로지로 인한 우리의 삶이 과련 스마트해졌다고 할  수 있는 것인가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유리감옥>을 발표했다.

저자 니콜라스 카는 <유리감옥>을 통해 우리 삶을 편리하게 만들어 줄 것으로 예상되는 기술들 예를 들면 자동 조종 장치와 같은 기술들이 우리 삶을 편리하게 해주고,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며 수용하게 해 줄 것인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그 한 예로 사람들이 여가활동의 하나로 생각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자동차 운전'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직접 조작하고 움직이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경향이 있기에 자동화 기술이 무조건 사람의 삶을 윤택하고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다른 사례로써 비행기 사고를 살펴보면, 비행기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자동조정장치에 의존함에 따른 과실로 평가되고 있음을 들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2013년 7월 샌프란시스코에 추락한 아시아나 항공의 사례를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사고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으나 자동장치에 의존한 나머지 비행기 고도를 파악하고 이에 맞게 비행지를 조정하지 못했던 요인도 무시할 수 없는 것 같다.

자동차의 자동항법장치기능이라 할 수 있는 오토크루즈 기능을 실행하고 있던 렉서스 자동차가 속도감속과 브레이크기능이 작동하지 않아 발생한 자동차충돌사고로 인해 탑승하고 있었던 가족 사망 사건이으로 떠들썩한 때가 있었다. 이 사건은 충돌사고 직전 도움을 요청하는 911 전화통화내용이 공개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었으며, 무엇보다도 자동차회사에서 자동차의 자동항법장치기능의 오류를 인정하지 않아 더 많은 논란을 야기했던 사건이었다. 이것은 자동화기기를 개발한 업체가 자신들의 기술에 대한 맹신으로 인해 잘못된 판단을 내린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뒤늦게 오류를 인정하긴 했지만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피할 수 없었고 이로 인한 이미지 실추와 손실은 막대했을 것이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개발된 자동화된 기기들일지라도 오류가 어느 순간 발생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되며 자동화 기기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안됨을 보여주는 여러 사례들을 통해 완벽한 자동화기기란 있을 수 없으며, 또한 자동조정장치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순간 자동조정장치에 의한 오류를 발견하는 능력이나 수동조정장치 조절능력이 저하될 수 있음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매우 완벽해보이는 자동화된 프로그래밍일지라도 어느 순간 오류가 발생함을 윈도우와 같은 컴퓨터 OS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여러 번 경험했던 것에 비추어 보아도 기술성능의 향상은 존재할지라도 완벽한 기술이란 존재하지 않음을 잊어버리지 말아야 함을 엿볼 수 있었다..

저자 니콜라스 카는 말한다.

"모든 도구들이 인간과 잘 통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도구들은 우리가 숙련된 조치를 취하지 못하게 막는다. 자동화라는 디지털 기술들은 우리를 세상으로 초대하고, 우리가 지각 범위를 확대하고, 우리가 가진 가능성들을 놀리는 새로운 재능들을 개발할 수 있게 권장해주기보다는 종종 그와 반대의 결과를 가져온다." (327쪽)

다양한 분야에서 스마트테크놀로지 기술을 개발하고 실생활에 적용하여 삶을 편리하게 만들고자 하는 흐름은 막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실직과 같은 사회적, 경제적 문제들 뿐 아니라 개인의 행복이라는 심리적 측면에서도 문제점들이 야기될 수 있을 것임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니콜라스 카의 <유리감옥>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은 이러한 시대적인 흐름을 역행하자는 것이 아니라 예측되는 문제점들을 고려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함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점일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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