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옥과 함께하는 클래식 산책 - 영혼을 울리는 클래식 명작, 그 탄생의 비하인드 스토리
최영옥 지음 / 다연 / 2014년 7월
평점 :
품절


클래식을 즐겨 듣는 편이지만 음악을 감상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다른 일을 하면서 클래식 음악을 틀어놓는 경우가 더 많다. 공연장이 아닌 이상에는 클래식 음악만 집중해서 듣는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다. 그러다보니 클래식음악의 곡명을 제대로 아는 경우도 부족하고, 음악가에 대한 이해도 부족한 경우가 많다. 대중가요나 재즈의 경우 그냥 음악을 즐기면 되지만, 클래식의 경우에는 작곡된 곡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알고 음악을 들을 때 음악이 더 친근하게 다가오고 작곡가의 삶에 대한 이해가 있을 때 그 작곡가의 음악에 대한 몰입이 남달라지며, 같은 곡이라도 어떤 연주자가 연주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는 등 말그대로 '아는 만큼 들리는 음악'이 클래식인 것 같다. 그래서 저자 최영옥이 이전에 쓴 책 제목이 <클래식, 아는 만큼 들린다>였다보다.

클래식은 들으면 들을수록 그 깊이와 폭이 엄청남을 느끼게 되고, 무지함을 깨닫게 되는 것 같다. 물론 클래식 음악을 그냥 편안하게 즐겨들어도 좋지만, 내 경우에는 클래식음악을 접하면 접할수록 음악적 배경지식을 알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에 대한 해설을 듣는 경우도 있지만, 다른 일을 하면서 듣다보면 앞뒤 맥락을 놓쳐버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온전히 나의 지식으로 되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서점에서 클래식 관련 책을 보면 눈길이 가고, 기회가 되면 읽어보려고 했는데, 이번에 <최영옥과 함께하는 클래식 산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총 59개의 프롬나드(Promenade) 즉 '산책'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 최영옥이 어느 주간지에 연재했던 글들을 모아 하나의 책으로 만들어낸 것이라고 하는데, 각 작곡가의 삶과 사랑 그리고 음악에 대해 3~4쪽 분량의글로 구성되어 있어 읽기에 부담이 없다. 바로크시대의 바흐, 헨델부터 우리의 가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클래식 음악을 소개하고 있으며 시대 순이나 주제 순으로 되어 것이 아니어서 목차를 보고 눈에 띄거나 마음에 드는 작곡가 혹은 처음 보는 곡에 관한 글을 선택하여 읽어도 좋도록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소개된 음악에 대한 명연주자의 음반에 대한 정보도 소개하고 있어 음악감상의 길잡이 역할도 하지만, 그 음반들을 다 구입해서 들을 수 없기에 소개된 음반들 중에서 하나씩 선정한 59곡들이 담긴 음반이 부록CD나 음원형태로 제공되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내가 아쉬운대로 선택한 방법은 좀 번거롭긴 해도 이 책을 읽으며 해당 음악을 인터넷에서 찾아서 들으며 읽었었다. 이렇게 책도 읽고 음악도 듣다보니 제목만 들어도 아는 곡이 있는가하면, 음악은 알지만 제목을 몰랐던 경우도 있었고, 처음 알게된 곡들도 있었다. 책을 읽으며 저자가 소개하는 곡을 처음 알게되었던 때가 기억나는 때도 있었다.

예를 들면 제일 처음 소개된 리스트의 <위안>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된 곡들 중의 하나이다. 라디오에서 나오는 걸 들었을 수도 있겠지만, 기억에는 없었던 곡이었다. 생트 뵈브의 시집 제목에서 따왔다는 이 피아노 곡은 제목처럼 마음의 위안과 편안을 주는 곡인 것 같다. 영국의 여류 첼리스트 재클린 뒤 프레가 연주한 엘가의 첼로 협주곡은 라디오에서 그녀의 삶에 대해 소개하고나서 들었던 곡이었다보니 첼로의 선율이 강렬하게 기억에 남아서 음반까지 구입했던 경험이 있다. 공연장에서 들어보기도 했었던 이 곡은 재클린 뒤 프레의 연주만큼 만족을 주지 못했었다.

이 책에는 수많은 클래식 명곡에 관한 이야기 뿐 아니라 '명태, 보리밭, 사월의 노래, 향수' 우리 가곡 4편이 소개되어 있다. 학창시절 음악시간에 배운 것을 빼고는 우리 가곡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는데, 이렇게 접하게 되니 반가웠다. 우리 가곡에 관한 글을 접하면서 처음 알게 된 곡은 '명태'라는 곡이었고, 나머지 3곡은 교과서를 통해서 접했던 곡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작곡가가 누구인지는 몰랐고, 작곡가의 삶이나 이 곡이 작곡되었을 때의 시대적인 배경도 몰랐다가 <최영옥과 함께하는 클래식 산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어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가곡이지만 우리의 가곡에 대해 관심도 부족했고, 즐겨듣지도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노래는 잘 못해도 우리의 명가곡들을 흥얼거릴 정도는 되고, 작곡가가 누구인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정도는 알아 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한권 읽었다고 해서 클래식에 대해 많이 알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만큼 클래식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니까. 하지만, 조금은 다가가게 되었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준 <최영옥과 함께하는 클래식 산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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