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달러로 희망파트너가 되다
밥 해리스, 이종인 / 세종(세종서적) / 2014년 7월
평점 :
품절


몇 년 전부저 '공정무역', '공정커피', '공정여행'과 같은 말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저개발국가에서 생산된 제품들이 몇 배나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지만 실제적으로 저개발국가에 대해서는 경제적 헤택이 돌아가지 않다보니 최소한의 유통과정을 거쳐 생산자에게 보다 많은 이윤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등장했던 걸로 기억한다. 대표적인 공정 무역의 대상이 되었던 제품이 커피였다. '공정커피'라는 이름으로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할 수 있는데 생각보다 비싸긴 하지만 몇 배의 이윤을 남기는 대기업 커피보다는 저렴한 제품이기 때문에 몇번 구매를 했었다. 구매하기 전에 '히말라야의 선물'이라는 EBS 다큐 제작팀이 만든 책을 통해 공정커피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되어가는 전세계 공통된 경제시스템을 보완하기에는 미약하지만 점진적으로 지속될 때 분명이 의미있는 결과가 나오리라 생각한다.

이와 비슷한 접근 중의 하나가 있었는데, 바로 빈민층을 상대로 한 '소액대출'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이다.  키바(Kiva)라고 알려진 소액대출 단체의 활동에 대해 신문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었는데, <25달러로 희망파트너가 되다>의 저자 밥 해리스는 이 단체를 통해 정말 가난한 많은 사람들의 삶이 나아졌는가를 확인하는 여행을 떠났고, 그 여행의 결실이 바로 이 책인 것이다. 

프리랜서로 글을 쓰는 밥 해리스가 키바를 알기 전 전세계 최고급 호텔을 다니면서 기사를 쓰는 여행을 하면서 터무니없니 비싼 호텔의 방값, 호텔 시설 및 음식 가격 등에 대해 회의감을 느끼고 그 가격이면 얼마나 많은 선한 일을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노벨상을 받은 키바에 대한 연설을 듣고 키바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키바를 취재하고 현지 대출고객들을 방문해 인터뷰한 기사를 쓰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키바를 통해 대출받은 사람들의 사례를 알게 되면서 저자 자신도 25달러를 대출해 주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67개국 5,300여명에게 대출해주었다고 한다.

그의 책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은 거창할 필요가 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25달러, 한화로 약 3만원이면 낙후된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는 돈이며 그들의 삶이 얼마나 많이 바뀌었는가를 통해 진한 감동을 받았다. 물론 낙후된 지역에서 산다고 해서 25달러를 대출받은 사람들이 갑자기 부자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좀더 나은 삶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데 있어서 25달러라는 돈이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하는가를 목격할 수 있었다.

책에 소개된 여러 지역의 사례 중에서 6장에 소개된 보스니아 사라에보의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사라예보의 키바 현지 파트너의 말에 따르면 '돈은 종교가 없어요.'라는 말 때문이었다. 이 곳에 사는 사람들이 종교와 인종갈등으로 인한 전쟁으로 인해 고통받았다가 전쟁이 끝난 후 소액대출을 통해 재건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인종과 종교로 인한 차별은 없다고 한다. 저자는 이러한 대답에 대해 낙관적이지만 혼란스러웠음을 고백한다. 수만 명의 무고한 사람들을 죽인 전쟁이 사람들의 이기심을 계몽시킬 수 없었지만 소액대출을 통해 그럴 수 있다라는 희망을 보았다고 한다. 이처럼 작은 돈을 통해 더 나은 삶과 가치관의 변화를 통해 인종과 종교가 달라도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미래가 있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저자는 책의 말미에서 전 세계를 한바뀌 돌아 여행은 끝났지만 이야기는 아직 완성이 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세계에는 여전히 문맹이 있고 깨끗한 식용수도 부족하며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지만, 세계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선한 일을 하기 위해 힘쓰고 있는 사람들이 있기에 희망이 있으며, 여기에 독자들도 동참해 줄 것을 권한다.

작은 손길들이 모여 변화가 점진적으로 일어나 어느 순간 확 바뀐 세상을 보게되면 우리는 그때 가서 기적이라고 말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진짜 기적과 변화는 작고 사소한 도움과 배려, 관심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임을 <25달러로 희망파트너가 되다>를 통해 배울 수 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작은 도움이라도 기꺼이 베푸는 삶을 살아가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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