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 밸리
샤를로테 링크 지음, 강명순 옮김 / 밝은세상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개인적으로 여름에 주로 읽게 되는 책은 국내외 여행책과 장르 소설이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을 충족시켜주기엔 여행책이 최고이고, 장르소설은 더운 날씨에 무거운 책보다는 가벼운 책의 책장이 쉽게 넘어가기 때문일 것이다. 추리소설, 범죄소설, 공포소설, 판타지 소설 등등 여러 장르의 소설들은 더운 여름밤의 열대야를 잠시 잊게 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이번에 읽은 <폭스 밸리>는 전세계 30여 개국에서 출간되었으며, 2012년 독일의 최고 베스트셀러였다고 한다. 나에게는 생소한 작가이지만, 독일 내에서만 2400만부가 팔려나갔다고 하니 독일의 국민소설이라고 볼 수도 있는 책인 것 같다.

샤를로테 링크의 장편소설 <폭스밸리>는 도서분류에서는 공포/스릴러/추리소설물에 속하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그렇게 공포스러운 책도 아니고 셜록 홈즈같은 명탐정이 등장해서 사건을 풀어나가는 소설은 아니다. 일상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건들과 그 사건에 얽힌 사람들의 모습과 우연하게 해결되는 과정을 잘 담아내고 있는 소설이다. 

이 소설에서는 4가지의 단편적인 사건들이 등장하며, 이 사건들과 연결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첫번째 사건은 한적한 국도 휴게소에서 남편이 개와 산책하는 사이에 실종된 아내의 사건이고 3년 후 한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행사건과 납치되었던 노부인이 발견되는 사건 그리고 3년전 실종사건과 동일한 형태의 실종사건이 발생하면서 범인으로 지목되는 사람에 대한 수사가 강도높게 진행된다.

<폭스 밸리>는 특이하게도 소설 첫 부분에 발생한 납치 사건의 범인이 누구인지 밝히고, 범인이 원래 악한 사람이 아니라 악랄한 사채업자의 독촉으로 궁지에 몰린 채무자가 돈을 갚기 위해 선택했던 불가피한 범죄라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3년 뒤 발생하는 폭행과 납치 사건을 저지르지는 않았지만,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며, 마지막 납치 사건의 범인은 누구일지 궁금증을 유발시키면서 소설에 몰입하게 만든다.

이 소설은 현대에서 발생하는 납치와 폭행사건들 중에서 평범한 사람들이 평범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우발적 범죄들이 있으며, 평범한 사람들의 우발적 범죄가 가져온 끔찍한 결말이 어떠한가를 보여주기에 씁쓸한 기분이 들게 한다. 행복하고 평범하게 사는 사람들도 저마다의 고민과 갈등이 있으며, 극한 상황에 몰린 사람들이 극한 범죄를 저지를 수 있음을 생생하게 보여주기에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연민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범죄에 희생된 사람들이 그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하며, 주변의 호기심 어린 관심과 조언이 얼마나 무의미하며 잔인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일깨워주는 소설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설 <폭스 밸리>는 샤를리즈 링크의 현대인들의 삶과 심리에 대한 놀라운 관찰력의 산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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