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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가고 싶어졌습니다 - 애호가가 되고 싶은 당신을 위한 미술관 수업
김찬용 지음 / 땡스B / 2024년 5월
평점 :
친구나 지인과 이야기를 나눌 때, 무슨 영화를 봤다라고 이야기하는 건 쉬워도 미술전시회를 보러 갔다와다는 쉽게 이야기를 하게 되지 않는다. 미술 전공자도 아니고 미술에 대한 조예가 깊은 것도 아니다보니 미술전시회 관람을 좋아하는 이가 아니라면 이야기를 하게 되지 않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SNS 상에 올라온 미술전시회 정보나 후기를 볼 때면 깜짝 놀라곤 한다. 많은 이들이 미술전시회에 관심을 가지고 관람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술에 대한 조예가 깊지 않기 때문에 볼만한 전시회를 검색해보고 누군가의 후기를 보고 나도 한번 가볼까라는 생각을 하지만 선뜻 미술관으로 발길을 돌리기 까지는 시간이 걸리곤 한다. 그러다보니 전시회 기간이 끝나갈 무렵에야 서둘러 미술관을 찾곤 했다. 배경지식이 있어야 그림을 보더라도 좀더 잘 감상할 수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대형 전시회의 경우 도슨트 시간을 맞추어 관람하곤 하는데, 설명을 바로바로 들으며 작품을 감상하면 흥미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고 작품을 볼때 좀더 주의깊게 보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17년째 미술현장에서 활동 중인 김찬용 도슨트의 "미술관에 가고 싶어졌습니다"는 나처럼 미술에 대한 조예가 깊지 않은 이들에게 미술관과 관련한 흥미로운 이야기에서부터 좋은 전시를 고르고 관람하는 방법, 작품별 감상법, 국내외 주요 미술관에 대한 소개 등을 미술관을 가기에 앞서 자신감을 얻게해주는 좋은 미술관 지침서이다. 책을 읽으며 반가웠던 전시회가 있었는데, '인증샷 문화의 출발지'에서 소개한 "라이언 맥긴리-청춘, 그 찬란한 기록" 전시회였다. 오래 전에 관람한 전시회였기에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자유분방한 청춘의 모습을 담은 사진 전시회라서 인상적이었던 전시회였다. 저자가 기억하는 바로는 전시장 내에서 자유롭게 사진을 찍도록 허용한 국내에서의 첫 사례였다고 한다. 이 전시회 덕분에 미술관 내에서 사진을 찍는 것이 확산되었다고 하니 흥미로웠다. 이와 함께 경주미술관에서 작품 훼손 사례는 이런 문화가 유지되려면 관람객들의 관람 예절도 중요함을 보여주었다. 작품을 관람할 때 안내선을 넘지 않아야 하고, 눈으로만 작품을 감상해달라는 안내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품에 손을 대기도 하고, 작품에 따라 카메라 후레쉬의 빛으로 인해 손상될 수 있어 사진을 찍더라도 후레쉬 없이 찍도록 안내문이 게재되어 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후레쉬를 터트리며 찍는 이들이 있기에 전시회에 따라 엄격한 관람예절이 요구될 때가 있는 것 같다.
모네의 수련 연작을 만날 수 있는 '오랑주리 미술관'처럼 해외 여행을 가서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미술관들을 소개한 '해외 미술관 사용법'도 좋았지만, 가까이에서 방문할 수 있는 국내 대표적인 미술관을 소개한 '국내 미술관 사용법'은 미술관이 낯선 이들에게 어떤 곳을 방문하면 좋을지를 알게 해 주기에 좋았다. 특히 이 책의 마지막에 소개되어 있는 '국내 주요 미술관 포인트 추천'에서는 국내 곳곳에 있는 미술관과 박물관들의 특성을 일목요연하게 표로 정리하여 소개하고 있어 거주지가 아닌 지역으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면 그 지역의 미술관과 박물관 관람 일정을 여행일정에 포함시킬 때 좋은 지침이 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