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보 너머의 클래식 - 한 소절만 들어도 아는 10대 교향곡의 숨겨진 이야기
나카가와 유스케 지음, 이은정 옮김 / 현익출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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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4월에는 교향악축제가 열리다보니 클래식을 좋아하는 친구와 함께 공연일정표에 소개된 지휘자, 악단, 협연자, 연주곡 등을 살펴보고 꼭 보고 싶은 공연을 추려서 예매해서 가곤 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몇개 공연을 예매해서 다녀왔는데, 인상적이었던 연주곡은 차이코프스키가 작곡한 교향곡 4번이었다. '비창' 교향곡이 워낙 유명하다보니 4번 교향곡은 자주 안듣게 되는 곡이었는데, 공연장에서 실연으로 들어본 것이 처음이다보니 집중해서 음악감상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교향악 축제 덕분에 4월이면 평소보다 교향곡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즐겨듣게 되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한 소절만 들어도 아는 10대 교향곡의 숨겨진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악보 너머의 클래식'은 교향악 축제와 어울리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 눈길이 갔다.

저자가 서문에서 소개했듯이 10개의 교향곡이 어떻게 작곡되었는지, 명작이 탄생한 배경 등이 소개되어 있으며 이와 함께 작곡가가 살았던 시대와 작곡가의 생애, 작곡가의 다른 작품들 등에 관한 이야기들도 만날 수 있었다. 첫번째로 소개한 모차르트 교향곡 41번 '주피터'는 모차르트의 마지막 교향곡이고 모차르트 생전에 연주된 적이 없으며, 모차르트가 사망한 후에 악보로 출간된 교향곡이라고 한다. '주피터'라는 부제 는 작곡자가 아니라 공연기획자가 붙인 것이였다고 한다. 워낙 부제가 유명한 교향곡이다보니 모차르트 생전에 연주되어 명성을 가져다 준 줄 알았었다. 모차르트가 '주피터'와 함께 잘 알려진 교향곡들을 작곡하게 된 것이 하이든의 '파리세트'라 불리는 6편의 교향곡 악보를 보고 충격을 받아 작곡하게 되었다는 설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 하이든이 동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였기에 작곡활동에 대해 주시하고 있었고 신곡이 발표되었을 때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에 관한 이야기도 만날 수 있어서 반가웠는데, '비창'교향곡 외에도 오페라 '예브게니 오네긴' 등에 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도 만날 수 있었다. 이 오페라가 작곡했을 때 차이코프스키는 비참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교향곡 4번, 바이올린 협주곡을 탄생시켰었다고 하니 놀라웠다. 또한 교향곡 4번에 표제도, 애칭도 없지만 후원자였던 폰 메크 부인에게 편지에서 이 교향곡을 통해 '숙명'을 표현하고자 했었음을 암시하고 있다고 한다. 공연장에서 연주되는 이 곡을 감상하지 않았다면 눈여겨 보지 않고 그냥 흘려버렸을텐데, 이 일화는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4번을 감상할 때마다 기억하게 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소개된 작곡가와 교향곡은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5번이었는데, 이 책에서 소개된 교향곡들보다 최근에 작곡된 곡이고, 러시아 혁명 이후에 탄생된 곡이어서 그런지 즐겨듣지 않게 되는 곡중 하나이다. 쇼스타코비치가 살았던 시대에 대해 잘 알지 못했는데, 러시아 제정시대에 태어나 러시아 혁명시대에 교육을 받은 1세대였다고 한다. 피아니스트로도 뛰어났고, 러시아 영화음악을 작곡했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스탈린 시대를 살며 작곡한 곡들에 대해 비판을 받고 숙청의 위협에 시달렸음에도 서방세계로 망명하지 않고 끊임없이 작곡활동을 했었다는 것이 놀라웠다. 저자는 쇼스타코비치에 대해 '서양에서는 쇼스타코비치를 정권에 영합한 소련을 대표하는 작곡가라고 보고 있지만, 실상 그는 아슬아슬한 부분에서 정권과 대치하며 살아남았을지도 모른다. 싸우는 음악가라는 사실조차 숨기면서.'라고 평가하고 있는데, 작곡가의 삶에 대해 알고 나니 공감이 되는 문장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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