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
조지 오웰 지음, 한기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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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이 전체주의를 비판한 소설 "1984"는  그의 또 다른 대표작인 "동물농장"과 함께 조지 오웰의 놀라운 통찰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소설이었다. 1945년에 발표된 '동물농장'을 읽었을 때도 감탄했었지만, 1948년에 발표된 '1984' 역시 놀라운 소설이었다. '동물농장'이 소련의 스탈린 체제를 비판한 소설이지만, 오늘날에도 시사하는 바가 큰 것처럼, 소설 '1984'는 최근 개인의 기본권과 자유 침해 논란이 있었던 '방역패스 정책'과 어느 기관에서의 '통신조회' 와 같은 논란이 된 사건을 보며 소설 '1984'속 '공공포스터'와 '텔레스크린', '헤이트 워크와 같은 사상교육영상' 처럼 발달된 정보통신 기술을 바탕으로 대중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고 통제하는 '빅브라더'와 같은 정책이나 기관이 오늘날에도 등장할 수 있고 앞으로도 등장할 수 있음을 생각해보게 해주었다.  


"층계참에 이를 때마다 엘리베이터실 맞은편 벽에서 거대한 얼굴이 빤히 응시하고 있었다. 동작하는 방향을 따라 시선이 움직이도록 고안된 그림이었다. 아래쪽에, '빅 브라더가 지켜보고 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본문 8쪽)


"동작하는 방향을 따라 시선이 움직이도록 고안된 그림" 과 비슷한 작품을 본 적이 있다. 하나는 포스코 1층 로비에 있는 고 박태준 명예회장의 '부조'이고, 다른 하나는 외국의 어느 갤러리 앞에 설치되어 있는 빈센트 반 고흐의 자화상 그림이다. 두 작품 모두 걸어가면 작품을 보면 시선이 따라온다는 공통점이 있다. 처음 봤을 때 신기해서 여러 번 봤었는데, 소설 '1984' 속의 문장으로 만나니 오히려 좀 섬찟한 느낌이 들었다. 감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빅 브라더가 지켜보고 있다'라는 문구가 쓰여있어서 그런 것 같다. 

 
"텔레스크린은 수신과 송신이 동시에 가능했다. 아주 작은 속삭임을 제외하면 윈스턴이 내는 모든 소리는 텔레스크린에 포착될 것이고, 게다가 그 금속 화면의 시야 안에 있는 한 그가 내는 소리 뿐 아니라 행동까지도 탐지될 수 있었다. 물론 자신이 어느 특정 시간에 감시받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사상경찰이 얼마나 자주 또는 어떤 체계에 따라서 개개인을 도청하는지는 그저 짐작만 가능할 뿐이다. 심지어 모든 사람을 24시간 내내 감시한다고 볼 수도 있었다."
(본문 9쪽)

 
'빅 브라더' 포스터와 함께'소설 속에 등장한 '텔레스크린'은 오늘날 'CCTV 카메라'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우선 1948년에 조지 오웰이 이 장치를 상상해 냈다는 것에 놀라웠다. 집안에 설치된 홈스크린이나 CCTV 등과 같이 편리성에 기반한 기술과 서비스들로 인해 개인의 사생활이 침해당한 사례들이 뉴스를 통해 소개되는 것을 보며 앞으로 등장하게 될 신기술이 접목된 서비스와 상품이 등장할수록, 예를 들면 빅데이터의 활용과 AI 기술이 발전될수록 '빅 브라더'가 될 수 있는 기업이나 기관이 생겨나지 않을까 라는 막연한 생각도 들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헤이트 워크'는 다같이 모여 의무적으로 시청해야하는 일종의 세뇌교육 시간이었는데, 2분에 불과한 시간이었지만 여기에 참석한 이들이 보여준 행동에 대한 조지 오웰의 묘사는 우리의 사고나 가치관, 행동이 미디어에 의해 쉽게 영향 받을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예를 들면, TV나 라디오를 통해 나오는 광고의 짧은 메시지나 음악을 무심코 반복적으로 듣다보면 어느 순간 흥얼거리고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기도 하고, 광고를 통해 접했던 기업이나 브랜드에 대해 호감이 생기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소설 '1948'를 읽으며 70여년전 발표된 소설이 20세기 최고의 소설로 평가받고 꼭 읽어야 할 도서로 추천될만한 책임을 확인할 수 있었고, '마이너리티 리포트'나 '이퀼리브리엄', '이글 아이' 등과 같은 영화가 떠올랐는데, '1984'로부터 영감을 받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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