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칼 호수 - 백조의 부활
김주앙 지음 / 엠지엠그룹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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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바이칼 호수>는 1920년 러시아에서 일어난 비극적 사건과 이때 사라진 금괴를 모티브로 쓴 소설이다. 이 소설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보고 몇가지 이야기가 생각이 났는데, 하나는 러시아 로마노프 왕조의 아나스타샤 공주에 관한 이야기와 다른 하나는 러시아의 어느 궁전에 있었던 '호박방'에 관한 이야기 였다. 두 이야기 모두 역사적 사건에서 소재를 얻었을 뿐 모두 허구의 이야기라는 공통점이 있다. 전자는 러시아 혁명으로 인해 사라진 왕가에 대한 이야기이고 후자는 2차 세계대전 때 있었던 이야기이다. 


'호박방'은 말 그대로 호박으로 꾸며진 방인데, 독일 나치군에 의해 약탈되어 사라져 아직까지 발견되지 못하고 있으며. 오늘날의 '호박방'은 복원한 방이며, 호박이 워낙 비싸고 조각하기 쉽지 않은 소재이다보니 방안에 아직 채우지 못한 부분이 더러 있다고 한다. 이러한 소재를 바탕으로 쓰여진 소설 '호박방'은 사라진 '호박방'의 호박을 찾는 흥미로운 소설이었기에 소설 <바이칼 호수> 역시 사라진 금괴를 찾는 흥미진진한 모험소설인 줄 알았다. 그러나 소설 <바이칼 호수>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소설이었다. 그동안 단편적으로 알고 있었던 혁명을 통해 세워진 구소련이라는 나라에서 사람들의 삶이 어떠했는지를 김주앙 작가의 놀라운 필력을 통해 생생하게 만날 수 있었는데, 작가가 이 소설을 쓰기에 앞서 구 소련의 역사와 문화, 사회, 사람들의 삶에 관한 사전조사를 얼마나 많이 했을지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소설 원작의 영화 <닥터 지바고>를 본 적은 없고 개략적인 줄거리만 아는 정도 이지만, <닥터 지바고>의 주요 인물들이 <바이칼 호수>에서 등장하여 소설이 전개되도록 구성한 작가의 발상이 놀라웠다.


소설의 출발점이 된 1920년 바이칼 호수에서 동사한 25만명의 러시아 귀족과 금괴 이야기는 결코 가볍게 여길 소재가 아니었음을 소설을 통해 알게 되었고,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에서도 비판했던, 평등한 이상사회를 주장했던 이들이 오히려 새로운 권력 집단으로 자리잡아 어떤 부귀영화를 누렸었는지, 권력의 정점에 서서 그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고 감시하고 고발하는 사회를 만들었던 아이러니한 구소련 시대에 얼마나 많은 이들의 생명이 사라지고, 고통당하였는지를 적나라하게 만날 수 있었다. 앞으로 인류역사에 이와 비슷한 일은 없었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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