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 크래시 2 - 메타버스의 시대
닐 스티븐슨 지음, 남명성 옮김 / 문학세계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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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메타버스'라는 단어를 종종 보곤 했다. 기술발전과 함께 코로나 시대에 대면이 어렵다보니 더 각광을 받기 시작한 '메타버스'는 어떻게 보면 새로운 개념은 아닐 수 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인터넷이라는 가상 공간에서의 가상 캐릭터 터를 꾸며 나만의 개성을 표출하는 서비스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진정한 의미의 '메타버스'라고 볼 수는 없었지만, 원시적인 '메타버스'가 아니었나 싶다. 통신기술이 발달하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이 발달로 더 화려해지고, 더 생동감있는 진정한 의미의 '메타버스'를 표방한 서비스들이 등장할 것이고, 이 시장에서의 승자가 미래 시장의 새로운 플랫폼으로서의 위상을 갖게 되지 않을까 싶다.


30여 년 전인 1992년에 출간된 닐 스티븐슨의 SF 소설 '스노 크래시'는 새롭게 각광을 받고 있는 '메타버스'의 개념을 등장시키고 세계적인 CEO와 개발자들에게 영감을 준 기념비적인 소설이라고 해서 궁금했던 소설이었다.  


"그는 고글과 이어폰을 통해 컴퓨터가 만들어낸 전혀 다른 세계에 있다. 이런 가상의 장소를 전문용어로 '메타버스'라 부른다. 히로는 메타버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임대 창고에 사는 괴로움을 잊게 해 주기 때문이다.(1권 39쪽)"


이 문구를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오른 장면은 워쇼스키 형제가 만든 1999년 SF영화 '매트릭스' 였고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2018년작 '레디 플레이어 원'이라는 영화가 생각이 났다. 이외에도 가상 공간과 관련된 몇몇 영화들이 떠올랐다. 소설이 먼저 출간되었으니 영화에 영향을 준 여러 자료들 중 하나였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메타버스'라는 가상 공간의 개념 외에도 오늘날 사용된 기술들이 30년전의 소설에 등장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어 놀라웠다. 예를 들면,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장착된 이어폰과 헤드폰을 볼 수 있는데, 이 소설 속에서도 등장한다. 


'이어폰에는 일종의 소음 제거 장치가 내장되어 있다. 그런 장치는 규칙적인 소음에 매우 잘 작동한다. 길 하나 건넌 곳에서 대형 제트 여객기가 이륙하려 활주로를 내달릴 때도 그 소리는 별 의미없는 나지막한 웅얼거림으로 들릴 정도다.(1권 34쪽)"


30여년전 소음제거장치가 이어폰에 장착되면 좋겠다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있었을까? 좋은 음질로 음악을 감상할 수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이 일반적이지 않았을까 싶다. 이외에도 오늘날 구현된 기술들을 만날 수 있다. 예를 들면 음성으로 전화를 건다던가 로봇개의 개념, 구글 어스를 연상시키는 '지구'라 불리우는 소프트웨어, 경험에서 배우는 능력을 타고났다는 메타버스 속 도서관 사서는 인공지능과 머신 러닝 기술을 연상시켰다. 


소설 '스노 크래시'는 프리랜서 해커, 세계 최고의 검객, 중앙 정보 요원, 소프트웨어 분야 정보 전문이라는 전직 피자배달원 히로 프로타고니스트와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다니며 배달하는 일을 하는 16세 소녀 와이티가 피자배달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이야기에서 출발하여 메타버스와 현실을 오가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가상현실 속에서 시스템을 망가트리는 바이러스 '스노 크래시'가 현실에서는 마약으로 사람들에게 퍼져나가고, 이를 주도하는 비밀세력의 존재를 추적하는 과정은 흥미로웠다. 이와 함께 앞으로의 미래범죄는 이런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기술이 많은 이들에게 편리함과 즐거움을 제공하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하면 좋겠지만, 범죄에 악용된다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엿볼 수 있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수업수업과 화상모임을 가능하게 한 기술이 일상화되었던 것처럼, 현재 출시되었거나 앞으로 출시될 '메타버스'와 같은 서비스들이 우리 삶을 바꾸어 놓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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