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개의 달 시화집 겨울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윤동주 외 지음, 칼 라르손 외 그림 / 저녁달고양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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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겨울엔 눈이 한번 오면 펑펑 내리는 함박눈이어서 잠시나마 도심을 겨울왕국으로 만들었다. 눈이 펑펑 내리는 날엔 커다란 창이 있는 카페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따뜻한 차 한잔과 함께 시집을 읽고 싶은 소망이 있다. 아쉽게도 이번 겨울엔 눈이 다 평일에 내렸다보니 눈이 내리는 동안 사무실에 앉아 근무를 해야했다. 나름의 로망을 실현하지 못했지만, 아직 겨울이 다 지나 간 것은 아니기에 남은 겨울 중엔 주말에 눈이 한번 왔으면 좋겠다.

카페에 앉아 소설을 읽는 것도 좋겠지만, 시집을 읽고 싶은 이유는 가끔 창밖을 보며 구경도 하고, 짧은 시의 여운을 느껴보고 싶기 때문이다. 소설의 경우에는 장문이고 스토리의 전개가 궁금하다보니 빨리 끝까지 읽으려고 하다보니 여유를 가지고 힐링의 시간을 가질 때 어울리는 책은 시집인 것 같다. 이왕이면 계절에 어울리는 시집을 읽는다면 더 없이 좋기에 '열두 개의 달 시화집 겨울'은 이 계절에 너무나도 어울리는 시집이었다. 윤동주, 정지용, 김소월, 한용운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시인들의 시들을 만날 수 있었고, 이와 함께 일본의 하이쿠도 실려 있어 흥미로웠다.

특히 겨울과 어울리는 그림들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보니 시도 읽고 그림도 감상할 수 있어 좋은 시집이다. 또한 12월 1일부터 시작해서 2월 29일까지 각 페이지마다 날짜가 표기 되어 90여편의 시를 하루에 한편씩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카페에 앉아 차 한잔과 함께 시를 읽어보는 시간은 가져보지 못했지만, 자기 전에 음악을 들으며 시 한편을 읽어보는 시간을 통해 나를 위한 힐링의 시간을 가져볼 수 있어서 좋았다.

며칠 전 퇴근길에 달이 예쁘게 떠 있어서 기분이 좋았는데, 보름달이 뜬 날이었고 그 전날 읽은 시가 권환 시인의 '월광'이라는 시였다. 추운 겨울의 보름달에 관한 시는 아니었지만, 편집자가 보름 즈음에 읽을 수 있도록 고심하여 이 시를 1월 26일이라는 날짜에 삽입한 것은 아니었을까라는 엉뚱한 생각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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