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와 초승달, 천년의 공존 - 그리스도교와 이슬람의 극적인 초기 교류사
리처드 플레처 지음, 박흥식 외 옮김 / 21세기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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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역사적인 측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두 문화권인 기독교 문화권과 이슬람 문화권에 대한 이해는 해외영업이나 해외교류와 관련된 실무를 하는 이들에게 꼭 필요할 것이며, 언어나 역사 등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도 필요할 것이다. 또한 두 문화에 대한 이해와 교양지식을 얻고 싶어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다양한 사람들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책이 바로 <십자가와 초승달, 천년의 공존>이다.  내 경우 역시 두 문화에 대한 이해와 교양지식을 얻고 싶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중세사를 연구한 리처드 플레처 교수가 마지막으로 남긴 저술인 <십지가와 초승달, 천년의 공존>을 통해 기독교 문화권과 이슬람 문화권이 동일한 신을 믿고 구약성서 속 인물들을 경외하고, 이슬람의 경전인 코란에서도 성서를 인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기본이 되는 신에 대한 교리에서 차이가 남에 따라 종교적 대립이 형성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정치적 쿠데타에 의해 생성된 압바스 왕조에 의해 762년 이슬람교의 중심지가 다마스쿠스에서 바그다드로 바뀌게 되었다는 것과 1258년 몽골족에 의해 압바스 왕조가 멸망되었다는 것도 흥미로웠다. 기독교 뿐 아니라 서양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십자군 원정이 이슬람에서는 주목할 만한 역사가 아니었다는 점도 신기했다.  영화 <킹덤 오브 헤븐>에서 십자군들이 예루살렘을 지키기 위해 고전했고, 이 곳을 점령하기 위해 수많은 이슬람군이 진군했던 장면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영화는 영화일 뿐이겠지만, 어느 정도의 역사적 사실에 기반했기에 이슬람 역사에서도 다루어졌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십자군 원정이라는 역사적인 사건에도 불구하고 두 문화권간 지적교류가 활발하였고, 고대 그리스 무학과 철학, 이슬람의 의학과 과학, 숫자체계등 서로의 지식을 번역하여 중요한 문화적 발전을 이루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안타깝게도 14~15세기 이슬람의 폐쇄적인 분위기로 인해 기독교 세계와의 교류가 이루어지지 않음에 따라 흑사병로 유럽인의 1/3 이 사망했을 때 그 원인을 이슬람첩자에게로 돌렸던 것처럼 서유럽을 중심으로 한 기독교 세계에서 생겨한 이슬람에 대한 편견을 낳았고 이로 인해 불행한 역사가 오늘날까지도 이어지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오늘날까지도 이루어지는 갈등은 결국 서로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개방된 교류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다가 인도 영화 <내 이름은 칸>에서 911테러와 무관한 인도인임에도 불구하고 테러리스트로 오해받았을 미국 내 인도인슬과 이슬람교도인들이 생각이 났고, 저자가 인용했던 문헌 중, 동양인들에 대한 서양의 시각을 비판한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을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세사를 연구한 교수의 저서이다보니 다양한 문헌들이 인용되어 있어, 중세 유럽사, 십자군원정, 이슬람과 오스만 제국의 역사에 대한 배경 지식이 있었다면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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