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되기 싫은 개 - 한 소년과 특별한 개 이야기
팔리 모왓 지음, 공경희 옮김 / 소소의책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반려견을 키워본 사람이라면 반려견마다 성향과 성격이 다르다는 것과 개 나름의 취향이 있다는 걸 발견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내 경우에도 여러 반려견들을 키우면서 신기했던 점이었다.


예를 들면, 작은 요크셔테리어를 키웠을 때 한번은 창문에 올려둔 적이 있었다. 바로 옆에 내 책상이 있어서 책상에 앉아 있는 나와 시선을 맞추기도 좋고 혹시 바깥을 보는 걸 좋아할까 싶어서였다. 그 경험이 좋았는지 그 이후로 종종 창문에 올려달라고 의사표현을 해서 올려놓곤 했었다. 집이 2층이다보니 가끔 새도 날아다니 것도 보이고 이웃집 사람들이 오고가는 것도 보이다보니 창문에 앉아서 바깥을 구경하는 것이 재미가 있었던 것 같다. 이처럼 반려견을 키우면서 쌓인 즐거웠던 추억들은 소중하고 행복한 경험이기에 SNS를 통해서든지 이를 추억하고 남기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


이번에 읽은 <개가 되기 싫은 개> 역시 소설이지만, '한 소년과 특별한 개 이야기'라는 부제처럼 저자가 소년 시절 키웠던 반려견과의 경험을 바탕으로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책을 읽으며 어린 시절, 반려견과의 추억이 없었다면 만들어낼 수 없었을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다. 1929년 8월 어느 날 집으로 오리를 팔러 온 한 소년에게서 4센트를 주고 산 강아지를 키우며 겪은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전개된다. 이 어린 강아지는 종을 알 수 없기에 잡종견이란 이름 그대로 머트(Mutt)'라고 즉흥적으로 이름이 지어졌다. 종을 알 수 없는데다가 뒷다리를 포함한 후반신이 전반신보다 몇 인지 높았고, 몸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심하게 기울어져 있는 특이한 외모 뿐 아니라 밤에 어두운 부엌에서 몇 시간씩 혼자 있어도 무서워하지 않았고, 단호하고 자제력 강하며 품위있는 분위기를 풍겼고, 유순하지도 않는 등 모든 행동을 자기 고집대로 하는 특이한 성격을 보여주었다.

​머트가 잠을 자면서 코도 골고 고음으로 마구 짖는 잠꼬대를 하는 모습을 보며 내가 키웠던 반려견들의 잠꼬대 하던 모습이 생각났다. 머트를 목욕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가족들의 모습을 보며, ‘목욕하자’라는 말을 듣자마자 도망갔던 나의 반려견이 생각났다. 머트의 이야기 중에서도 여행을 다녔던 일화에서 머트에게 고글을 씌운 이야기는 정말 재미있었다. 요즘에야 반려견을 위한 다양한 소품들이 사이즈별로 나오지만, 1930년대에 개를 위한 고글이라는 개념도 없었을 시절에 머트에게 고글을 씌울 생각을 했다는 것도 재미있었고, 머트가 고글을 스스로 쓰고 올리는 걸 깨우쳤다는 것도 재미있었다.

​이 외에도 흥미진진한 머트와의 일화들은 웃음을 자아냈지만, 예기치 못한 머트와의 이별은 가슴이 아팠다. 인간보다 수명이 짧기에 언젠가는 이별하겠지만, 갑작스런 사고로 인한 이별은 더욱 깊은 슬픔으로 자리잡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하는 동안 머트가 선사한 추억이 있었기에 그를 추억하며 한권의 책이 탄생할 수 있었을 것이다. 반려 동물을 키우면서 느꼈을 행복과 반려 동물이 선사한 수많은 추억은 반려동물을 키워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것이기에 반려 동물을 키우는 이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