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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네이스 ㅣ 생각하는 힘 :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4
베르길리우스 지음, 진형준 옮김 / 살림 / 2017년 9월
평점 :
트로이 전쟁과 오디세우스의 귀향 여정에 관한 이야기는 영화를 통해 많이 친숙하지만, 아이네이아스에 관한 이야기는 낯설다보니 한번 읽어보고 싶었다. 아무래도 처음 읽는 고전이기에 원전을 읽기에는 어렵게 느껴질 것 같아 선뜻 손이 안갔었는데, 마침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춘 축약본이 출간되었다고 하여 읽어보게 되었다.
이 축약버전의 '아이네이스'은 청소년들에게 진정한 독서의 길을 일러주고, 상상력과 창의성을 발휘할 토대를 만들어 주기 위해 출간된 세계문학컬렉션 시리즈 중의 하나이다보니 소설처럼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아이네이스'는 아이네이아스의 이야기라는 것에서부터, 아이네이아스가 트로이에서부터 라티움에 이르는 여정을 보여주는 지도, '아이네이스'에 등장하는 그리스와 로마신들의 이름 비교, '아이네이스'를 쓴 베르길리우스와 그에 대한 이야기, 아이네이아스가 겪는 여정의 이야기가 담긴 벽화, 조각, 그림들이 책 곳곳에 실려 있다보니 더욱 흥미로웠고, 서양미술사에서 베르길리우스가 쓴 '아이네이스'가 얼마나 많은 영감을 주어는지를 엿볼 수 있었다. 또한 책의 말미에 실린 저자의 해설 덕분에 문학사에서 '아이네이스'가 갖는 의미를 알게 되었다.
로마 건국자 하면, 늑대에 의해 키워진 로물루스 형제가 먼저 생각났었는데, 그 이전에 트로이 생존자인 아이네이아스가 신의 계시를 받아 카르타고와 시칠리아를 거쳐 라티움에 이르기까지 건국 역사가 있었고 이를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가 베르길리우스에게 서사시를 쓸 것을 권유하여 쓰여졌으며, 안타깝게도 그리스 답사여행시 걸린 열병으로 인해 베르길리우스가 완성하지 못한 서사시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이와 함께 카르타고를 세운 사람이 디도여왕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아이네이스 에서 기억에 남는 이야기 중 하나가 아이네이아스가 저승을 지나 아버지 안키세스를 만나기 위해 엘리시움으로 가는 이야기였는데, 영화 '엘리시움' 때문에 친숙한 단어였지만, '엘리시움'이 그리스 로마신화에 등장하는 이상향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아이네이스' 덕분에 아이네이아스가 멸망한 트로이 대신에 새로운 나라를 세우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쳤었는지 알게 되었지만, 이 작품이 미완성의 작품이라고 하니 아쉬웠다. 베르길리우스가 이 대서사시를 다 완성했다면 어떻게 끝났을지 궁금하고, 혹은 미완성이었기 때문에 더 유명한 작품으로 남은 것이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다음에는 축약본이 아닌 완역본을 읽어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