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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어떻게 삶을 바꾸는가 - 불평등과 고립을 넘어서는 연결망의 힘
에릭 클라이넨버그 지음, 서종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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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여름, 높은 온도와 습기를 동반한 열대기단으로 인해 시카코에 발생한 사망자의 다양한 요인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도시의 인프라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미국 사회학교수인 에릭 클라이넨버그가 쓴 <도시는 어떻게 삶을 바꾸는가>는 연결망의 기능을 가진 도시가 자연재난의 사태에서 큰 힘을 발휘 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흥미로웠던 점 중 하나는 책의 서문에 등장한 미국사회의 변화가 우리사회의 변화와 비슷하다는 점이었다. 인터넷이 문화적 다양성과 민주적 소통보다는 사람들이 이미 믿는 것만 보고 듣는 반향실(echo chamber)로 전락했다는 점이었다. 또한 사람들과 같이 운동을 하거나 교류하는 지역사회생활보다는 대부분 저녁마다 각자 자기 핸드폰이나 컴퓨터에 몰두하는 것이 전형적인 풍경이 되었다고 한다.
마침, 2020 트렌드에 대한 강연이 있어서 듣고 왔는데, SNS 빅데이터에 기반한 키워드 분석을 통해 얻어낸 2020 트렌드는 '혼자만의 시공간'이라고 한다. 1가구 1TV 시절에서 스마트폰이 일상화된 이래로 1인 1개 이상의 디바이스가 차지함에 따라 같이 TV를 보기보다는 저마다 보고 싶은 컨텐츠를 찾아 소비하고 있다고 한다. 2013년 혼밥이 등장한 이래 2018년에는 혼술, 혼코너 등 혼이 들어간 키워드가 39개가 등장했다고 한다. 내가 즐기고 하고 싶은 것을 혼자하기를 원하며, 과거 동호회와 달리 관심사로 모이는 '크루'가 오늘날 관계의 특징 중 하나라고 한다. 예를 들어 러닝크루는 러닝코스 정보와 모이는 시간만 공지하며 정해진 시간에 마라톤 연습이 끝나면 동호회처럼 뒷풀이를 하지 않으며 각자 귀가한다고 한다. 과거의 비슷하면서도 달라진 트렌드를 엿볼 수 있었다.
개인화된 성향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과의 교류가 없을 뿐만 아니라, 도시구조가 교류하기 보다는 단절된공간으로 변화하고 발달되어감에 따라 우리 삶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도시는 어떻게 삶을 바꾸는가>를 통해 도서관, 공공주택단지, 학교, 공원, 야외놀이터 등과 같은 사회인프라를 통해 지역주민간의 교류가 활성화 될 수 있어야 함을 엿볼 수 있었다. 오늘날, 우리사회가 당면한 1인 가구의 증가과 평균수명 증가에 따른 고령 인구의 증가는 사회적 재난이든 자연재해든 위기상황에 직면했을 때 그 난관을 극복해나가기에는 취약할 수 밖에 없기에 지역 공동체가 활성화 될 수 있는 지역인프라의 건설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