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 사이언스 - 프랑켄슈타인에서 AI까지, 과학과 대중문화의 매혹적 만남 서가명강 시리즈 2
홍성욱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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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영화나 소설을 좋아하기에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궁금해지곤 한다. 예를 들면, 영화 <마션>을 보며 화성에서 감자 농사를 지을 수 있을지, 화성을 출발한 우주선이 동료의 생존사실을 알고 구출하기 위해 돌아가는 것보다 지구로 귀환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에 대해 논의했던 과정에서 등장하는 이론들이 정말 존재하는 이론인지 등이 궁금했다. 흔히 SF 영화가 많은 이들의 관심과 지지를 받으면 이에 대해 과학자들은 영화 속에 나타난 과학적 오류들에 대해 이야기 하곤 한다. 하지만, 과학적 오류들이 있을지라도 과학적으로 보여지게 포장했다는 점에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크로스 사이언스>는 저자가 과학과 대중문화에 관해 강의한 수업내용을 저술한 책으로, 프랑켄슈타인, 1984, 멋진 신세계와 같은 소설과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메트로폴리스, 엑스마키나, 블레이드 러더 같은 영화, 공각기동대와 같은 애니메이션, 대중 과학책인 코스모스 등에 대해 논하고 있다. 제일 먼저 등장한 소설 프랑켄슈타인과 저자 메리 셜리에 관한 이야기는 흥미진진했는데, 작년에 저자 메리 셜리에 관한 영화가 개봉했기 때문에 더 흥미로웠다. 비록 허구의 소설일지라도 당시의 시대상에 대한 이해가 필요함을 새롭게 알게 되었는데, 메리 셜리가 소설에 대한 아이디어를 당시 유행하던 과학연구 주제라 할 수 있는 '갈바니즘(동물의 몸에서 발생하는 전기를 연구하던 과학 분야)'에서 나왔다는 것이였다. 소설이 현실에서 얻은 소재를 바탕으로 재가공되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으며, 또한 소설이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할 뿐 아니라 시사하는 바에 대해서도 새롭게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멋진 이상향이 구현되는가 하면, 통제불능으로 인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음을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책에서 소개된 소설 '1984' 속 빅브라더가 오늘날 개인이메일 감청 기술이나 SNS나 CCTV 등과 같은 기술로 구현되었으며, 개인사생활을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나 장치 등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생각해볼 수 있었다. 이 부분을 읽으며 영화 '이글 아이'가 생각이 났다. 이 영화에서 인공지능이 자신만의 생각과 가치판단을 가지게 되어 이에 동조하지 않은 과학자를 살해하고 자신의 존재에 위협이 될 만한 요소를 없애기 위해 CCTV와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사람들을 통제하고 움직이게 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영화를 관람했을 때만해도 뛰어난 인공지능의 존재는 한참 후의 일이라고 생각이 들었지만, 최근 인공지능과 관련된 기사를 접할 때마다 조만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소설 '멋진 신세계'처럼 유전자를 조작하여 계층별로 적합한 사람들을 만들어내는 이야기나 영화 '가타카'처럼 유전자가 운명을 결정하는 이야기는 더이상 허구로만 바라볼 수 없는 것 같다. '유전자 가위'나 '유전자 시퀀스'와 같은 기술의 등장으로 좋은 유전자만으로 결합하거나 혹은 안좋은 유전자를 제거하는 작업이 가능하지만 자칫 유전자로 모든 것을 결정하려는 맹신론은 견제해야 함을 엿볼 수 있었다.


새로운 기술들이 등장하여 보급화될 때 우리가 이러한 기술들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에 대한 가치판단력을 대중문화를 통해 키워볼 수 있음을 <크로스 사이언스> 덕분에 새롭게 알게 되었다. 흥미위주의 이야기 같지만,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를 찾아보고 이에 대해 생각해봄으로써 새롭고 뛰어난 기술들이 반드시 우리에게 좋은 것인지에 대한 판단력을 지속적으로 키워나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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