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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 실록 - 실제 기록으로 읽는 구한말 역사
황인희 지음 / 유아이북스 / 2018년 10월
평점 :
학창시절 배운 역사는 솔직히 고리타분했다. 시험을 보기 위해 공부해야 하는 암기과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드라마나 영화 혹은 소설을 통해 알게 되는 역사적 인물이나 역사적인 사건은 매우 흥미진진하다.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났다는 짧은 문장이 아니라 한명의 인물, 하나의 사건을 심도있게 파헤쳐 가공하여 현재의 모습으로 재탄생시키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역사 왜곡과 같은 문제를 동반하기는 하지만, 관심을 가지지 못했던 인물과 사건들에 대해 궁금증을 유발하는 역할을 담당하기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 나 역시도 역사책 자체를 즐겨읽지는 않지만, 역사적인 인물이나 사건을 소재로 한 사극이나 소설을 좋아하며 그 덕분에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곤 한다.
얼마 전, 격변의 시대였던 20세초 대한제국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가 인기리에 끝났다. 그 드라마를 챙겨본 것은 아니었지만, 드라마 덕분에 암울했던 우리 역사의 한면에 대해 다시 한번 관심을 가지게 되었었고, 영화 '밀정'처럼 비슷한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나 소설을 찾아봤었다. 자연스럽게 당시의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대한제국실록'은 이러한 궁금증을 해결해 주는 책이었다. 이 책 덕분에 조선왕조실록에는 고종황제실록과 순종황제실록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과 이 두 실록이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주관하여 편찬하였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일본인들에 의해 왜곡되었을 것이기에 외면당해 온 이 기록물을 정리함으로써 어떤 부분이 왜곡되었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국사편찬위원회에서 국역한 두 실록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으며, 저자의 긍정적인 평가나 부정적인 평가는 넣지 않았다고 한다.
저자가 역사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이해하기 쉬운 문체로 씌여져 있어서 소설책을 읽듯이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역사학자였다면 첨가하였을 각주가 없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예를 들면, 책의 초반에 나오는 '고종통천융운조극돈륜정성광의...'와 같이 <고종황제실록> 총서의 첫문장은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황제의 공덕을 찬양하는 장황한 문장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이런 문장이 의미하는 바를 각주에서 설명하였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에 만약은 존재하지 않지만, 고종황제신록을 읽으며 병인양요와 병인박해가 일어나지 않고 빨리 서양문물을 받아들였더라면, 갑신정변이 성공했더라면, 아관파천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무엇보다도 고종이 강력한 황권을 성공적으로 구축할 수 있었더라면,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인재들이 많았더라면 대한제국이 단명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아쉬웠다